
Ⓒ Tyler Ash for Parfums Christian Dior

Ⓒ Parfums Christian Dior
스파클링 플로럴 향조의 매력은 대조에 있다. 생동감 넘치면서도 동시에 은근하고 부드럽다. 갓 피어난 꽃들 사이를 가르는 상쾌한 공기와 닮아 있다. 처음 마중을 나오는 건 시트러스의 싱그러움. 베르가모트 특유의 안정감 있는 에너지가 부드럽고 상쾌하게 주위를 환기한다. 뒤이어 다마스크 로즈의 은은한 스파이시함이 고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피오니가 투명한 우아함을 덧입히며 하모니가 시작된다. 비 온 뒤 흙의 향을 닮은 파촐리는 꽉 찬 화음의 완성. 부드럽고도 강한 마무리는 화이트 머스크의 몫이다. 파우더리한 향기가 코튼처럼 포근히 피부를 감싸며 마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결말이 꽉 닫힌 러브스토리다.

Ⓒ Parfums Christian Dior
향수는 눈으로 보고 코로 감각해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아름다운 보틀은 좋은 향의 시작이다.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 오 드 뚜왈렛’의 시각적 존재감은 위대한 쿠튀리에 크리스찬 디올의 철학 그대로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만든 드레스만큼이나 향수도 탁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그너처 하운즈투스 패턴이 새겨진 우아한 유리 보틀 위에 올라앉은 리본, 자카드 쿠튀르 보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리본 제작 아틀리에에서 디자인된 것으로 다양한 색의 루렉스 실을 섬세하게 직조해 수천 송이 꽃을 상징하는 ‘밀레피오리’ 디자인을 연출했다. 1864년 설립된 생테티엔 메종 포레가 나무 베틀을 사용하는 전통 방식 그대로 약 3백68개의 실을 엮어낸 덕분에 리본 1cm마다 1만2천 개의 실이 교차하는 정교함을 뽐낸다. 장인정신과 디올 하우스의 미감이 교차해 만들어낸 경이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