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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xR의 운명의 운명

각자의 소속사를 갖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만나 팀을 이루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모델 유리와 비보이 백진은 JxR을 운명처럼 이뤄냈다.

BYBAZAAR2019.12.23

운명의 운명

JxR이라는 이름이 다소 직관적이다.(웃음) 혹시 더 탐나는 이름이 있었나? 
진: 팀명은 일단 백진과 유리의 이니셜을 딴 것이 맞다.(웃음) ‘Jump and Rise’. 더 높은 곳과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이기도 하다. 유리: 아주 많은 이름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리백’을 둘 다 맘에 들어 했다. 영어로 썼을 때 “돌아왔다”는 뜻도 좋았고, 어감도 멋있었다. 어쨌든 결국 우리의 이름이 섞여 있었다.(웃음)
<프로듀스 X 101>에서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나? 
진: 오디션을 보러 모인 사람들 중에 모델분들이 꽤 있었다. 유리 형은 그중에서도 달랐다. 저 사람 뭐지? 무섭게 멋있다고 해야 되나? 너무 포스가 있으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말을 못 걸었다. 그러다 첫 미션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나도 낯을 가리고 유리 형도 낯을 가렸다. 잘 못 섞이고 있다가 인터뷰할 때 랜덤으로 두 명씩 가는데 형과 함께 가게 되었다. 연습실과 인터뷰실이 떨어져 있어 좁은 차에 둘이 앉아 가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유리: 진이는 되게 멋있는 모자를 쓰고 스타일리시한 안경도 끼고 있었다. 엄청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진이가 속해 있던 비보이 크루 익스프레션의 팬이었다. 연습 퍼포먼스 때도 비보잉을 잘해서 기억에 남았었고.
방송 때부터 두 사람의 조합이 돋보였다. 급격히 가까워진 순간이 있었을 거다. 
진: 나 스스로 평범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즉흥적인 면. 바다를 보고 싶으면 집에 있다가도 그냥 간다. 알고 보니 유리 형도 그랬다. 유리: 연습 끝나고 놀고 싶어서 삼겹살도 구워 먹고 그러다가 갑자기 게임에 꽂혔다. 밤 11시에 번개장터에 접속해 게임기를 찾았다. 양해를 구하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성사가 돼서 그 밤에 게임기를 사서 진이와 신나게 놀았다.
두 사람의 데뷔를 바라는 이들에게 JxR은 꿈같은 소식이었을 것 같다. 그만큼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진: 방송 중에 너무 친해져서 매일같이 데뷔하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지금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고 있다니 신기하다.(웃음) 주변에서도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니 가끔 안 믿길 때도 있고, 무조건 감사한 마음뿐이다. (인터뷰 자리에 있던 회사 관계자는 각자의 문화가 있고 스타일이 다른 두 회사가 손발을 맞춰 한 그룹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설명했다. 그러고는 둘의 케미는 “운명의 데스티니”라는 말을 남겼다.)
 
백진이 입은 재킷은 Moonsun. 가죽 팬츠는 Chancechance. 유리가 입은 수트는 Millin.

백진이 입은 재킷은 Moonsun. 가죽 팬츠는 Chancechance. 유리가 입은 수트는 Millin.

데뷔곡 ‘Element’가 나오기까지 3개월 정도 걸렸다. 
진: 유리 형이 작업실에 놀러 오고 나도 유리 형네 놀러 다니면서 이미 우리끼리 일을 벌이고 있었던 것 같다. 계속 곡 작업도 하고 춤도 같이 추고. 유리: 그래서 같이 데뷔하기로 결정 났을 때 크게 흥분하지는 않았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같이 일할 때 어떤 모습인지는 몰랐으니 서로 맞춰나가고 있다. 대부분 좋지만 안 좋을 때도 있다. 내가 안 좋으면 진이가 나에게 집중하고 신경 쓰고 진이가 안 좋으면 내가 그렇게 한다. 지난 3개월 동안 서로에게 맞추는 방법을 터득했달까.
가사를 둘이 직접 썼다. 
진: 제목을 직역하면 ‘요소’라는 뜻이다. 러브송 같은 분위기이지만 우리에게 부족한 요소를 우리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채워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유리: 둘이 만나 5분 안에 가사를 써버린다. 그러고 나서 며칠 내내 수정한다.(웃음) 내가 한국어를 잘 못하니까 진이가 많이 도와준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얘기하면 진이가 더 예쁘고 나은 말로 고쳐준다.
유리의 목소리, 백진의 춤. 각자 지닌 매력이 뚜렷하지만 JxR은 더 많은 장점을 골고루 보여준다. 
유리: 우리는 둘 다 메인 보컬, 메인 래퍼, 메인 댄서이다. 꼭 포지션을 정해놓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굳이 나누지 않고 할 수 있는 걸 같이 한다. 진: 음악적 포지션 외에 애교 담당은 형이다.(웃음) 나는 통역? 유리: 끼는 많이 부린다.(웃음) 앞으로 만약 예능에 나가게 된다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진이는 유머 담당이다. 아무 생각 없이 말하면 다 웃긴다.
 
셔츠, 팬츠는 모두 Longplayingrecord. 슈즈는 Dr. Martens.

셔츠, 팬츠는 모두 Longplayingrecord. 슈즈는 Dr. Martens.

백진의 유튜브 채널 K-POP 댄스 커버 영상을 보면 춤밖에 몰랐던 시절을 보냈을 것 같다. 
진: 중학교 때 한 살 어린 동생이 비보잉 동아리를 다니고 있었다. 같이 하고 싶었는데 너무 소심해서 동아리도 못 들고 방에서 혼자 윈드밀을 연습했다. 굉장히 어려운 동작인데 3개월 만에 완성해서 형들 앞에서 보여줬다. 다들 놀라서 칭찬하는 걸 보니 춤을 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비보잉 크루에서 활동하다 아이돌 연습생이 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테다. 
진: 춤을 시작하자마자 대형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때는 그냥 춤만 추고 싶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걸 좇다 보니 큰 기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고등학생 때 익스프레션 크루에 들어가 아시아 최초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연습생으로 23살까지 춤을 췄다. 문득 좀 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려면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져야겠다는 생각에 꿈의 노선을 바꾸게 되었다.
유리는 유년시절을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에서 보냈다. 
유리: 조용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 부모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늘 주변을 깔끔하게 했다. 책상 위에 뭐 하나를 둬도 반듯하게 놓고.(웃음) 중학생이 되자 같은 반 친구들은 착한 아이보다 조금 나쁜 아이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괴롭힘도 당하고 싸움도 많이 했다. 의사가 꿈이어서 의대에 다니다 한국에 오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연예인을 한 번도 꿈꾼 적 없는 모범생(?)이 모델을 거쳐 가수가 되었다. 
유리: 한국에 와서도 의대를 지망했는데 언어 때문에 쉽지 않았다. 일반 학과에 다니면서 생활을 하던 중에 우연히 엑소의 무대를 봤다. ‘으르렁’이었는데 정말 멋있었다. 그들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곳저곳 연예기획사 오디션을 봤는데 노래와 춤 실력이 모자랐던 때라 신체적 조건을 살려서 모델을 하는 게 어떠냐는 조언을 자주 받았다. 그래서 모델을 먼저 시작했고 연습생으로 춤과 노래를 연습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춤과 음악 빼고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인가? 
진: 요새는 자주 못 타지만 스케이트보드 타는 걸 좋아한다. 마살아츠 트릭킹처럼 대체로 몸을 쓰는 취미가 많다. 유리: 너무 많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여자친구들한테 인기 있으라고 색소폰, 플루트, 피아노를 배우게 했다.(웃음) 킥복싱, 드럼도 배웠다. 다섯 살 때는 손에 연필만 쥐어주면 몇 시간 동안 그림만 그려서 어머니가 키우기 편했다고 한 적도 있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모델 때 프로필을 직접 찍기도 했다. 나는 여러 가지를 즐기고 진이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유일하게 우리의 다른 점이다.
 
재킷은 Moonsun. 팬츠는 Chancechance.

재킷은 Moonsun. 팬츠는 Chancechance.

데뷔 무대에 선 지 일주일이 채 안 됐다. 무대에서 내려와 둘이 어떤 말을 나눴나? 
진: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때는 연습생 신분인데 이젠 가수라는 타이틀이 붙은 상태로 다른 아티스트들과 어떻게 보면 경쟁해야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리허설을 두 번이나 했는데도 떨려서 주저앉을 뻔했는데 무대 올라가기 전에 유리 형과 조용히 파이팅을 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기분이 편안해졌었다. 유리: 서로 데뷔 축하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나눴는데 둘 다 얼떨떨했다. 기쁘긴 한데 실감이 안 났달까 살짝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집에 가서도 부모님은 무척 행복해하시며 축하해주셨는데 믿기지가 않아서 멍하게 앉아 있었다. 다음 날 되니까 기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한 발짝 늦었다.
JxR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나? 
진: 뻔한 이야기지만 계속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습생에서 새로운 곡을 냈을 때 성장한 만큼, 나태해지지 않고, 지금에 안주하지 않는 그런 모습. 유리: 사람들한테 도움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 ‘JxR은 힐링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힘들거나 행복할 때 우리 노래를 듣고 좋아질 수 있도록.
서로는 서로에게 힐링인가? 
진: 연습 끝나고 유난히 힘든 날이 있으면 유리 형한테 메시지가 와 있다. 친구끼리 낯간지러울 수도 있는데 “진아 오늘 너무 고생했고 우린 잘될 거야. 걱정 마.” 이렇게 격려의 말을 해준다. 유리: 러시아에는 비슷한 또래끼리 형, 동생 구분이 없다. 진이는 내 친구이고 챙겨주고 싶다. 진이는 같이 작업할 때 내가 발음 때문에 힘들고 스트레스 받아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도와준다. 우린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다.
그렇다면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으면 어떨까? 
유리: 농담으로 비싼 시계를 서로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진: 우리만의 커플템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어서. 유리: 사실 그것보다 진이와 친구들까지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 어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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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의령
  • 사진/ 고원태
  • 스타일리스트/ 김혜진
  • 헤어 & 메이크업/ 박슬기
  • 어시스턴트/ 문혜준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