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듯한 백자와 보석처럼 빛나는 비누, 사물과 보는 이의 특별한 대면을 만드는 구본창의 작품은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작가의 작품 중 하나일 것이다. 내년 1월 11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는 구리와 제주도, 몽골 울란바토르와 도쿄, 페루 리마 등 지도 위 흩뿌려진 지점에서 채집한 흑백과 컬러 사진을 골고루 전시한다. 관련 없는 듯한 이미지의 흐름 안에 숨겨진 작가의 자아와 일관성을 찾아보는 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 연속성 없는 유사한 이미지들이 반복되기도 하고, 모호한 패턴과 기호를 기록한 사진들 안에서 작가는 매우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그의 사진은 사실인지 아닌지, 어디인가와 관계없이 그가 보는 세상이며, 대상을 마주 보면서 확인하는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은 결국 작가 구본창의 독백이며 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