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보통 여자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몸매 가꾸기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수련을 위해 운동하는 여자들. 건강한 삶을 위해 자신의 일상에 운동을 정착시킨 여자들. 우리 주변 보통 여자들이 체험한 몸의 특별한 변화에 대하여. | 운동,건강,헬스,수련,폴댄스

 ━  KIM YOONSUN   SK건설 Hi-Tech 공사기술팀 프로 니트는 N°21. 스커트는 Maxxij. 귀고리는 Portrait Report. 팔찌는 Pandora. 슈즈는 Jimmy Choo. 내가 스노보드를 타는 이유는?  HR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직무 특성상 책상에 앉아 기획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분위기 자체도 정적이다. 그래서 반대급부로 보드를 타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이, 그저 흐름에 맡긴 채 몸을 쓰면 되는 일이니까. 운동을 좋아해서 체력이 좋은 건지 체력이 좋아서 운동을 좋아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야근과 철야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내게 있다는 거다. 스노보더를 위한 최적의 장소는?  해외 여행을 가도 일정의 절반은 현지의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즐기는 데 할애한다. 캐나다의 휘슬러나 일본의 북해도도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스위스의 장그트모리츠였다. 겨울 스포츠의 메카인데 우리나라만큼 시설을 잘 갖춰놓은 건 아니지만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야생 속에서 보드를 타는 느낌이 어찌나 짜릿하던지. 내가 스노보드를 위해 포기하는 것은?  내 경우엔 옷이나 가방을 사는 데에는 투자를 덜하는 대신 그걸로 운동 기구나 장비를 산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 투자가 크다. 장비 공부하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연습은 말할 것도 없다. 시즌권을 공동구매하고 크루로 움직이는 특성상 같이 타는 팀원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이나 하루 이틀 짬이 나면 무조건 보드를 타러 나간다. 내가 스노보드를 통해 만난 사람들은?  나 역시 여러 준거 집단에 속해 있지만 확실히 스포츠 애호 집단 특유의 건강함이 있다. 활발하고 겁 없고 때론 무모할 정도로 도전정신이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통해 얻는 건강한 에너지가 좋아서 회사의 팀원을 내가 속한 크루에 끌고 간 적도 있다. 나처럼 보수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겐 여럿이 같이 즐기는 레저 스포츠가 제격인 것 같다.       ━  JO JUNGJIN   디지털 광고대행사 엠프렌즈 대표 재킷은 Calvin Klein Jeans. 티셔츠는 Marc Jacobs. 팬츠는 Jain Song. 슈즈는 Asics. 귀고리는 Anna Flair. 내가 원스키를 위해 포기하는 것은? 다들 놀라는 부분인데, 나는 출근하기 전 아침마다 원스키를 탄다.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면 두 시간 정도 즐기고 출근할 수 있다. 하루 에너지를 아침에 미리 당겨 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다. 그 시간에 스키 타러 가면 나 같은 사업자나 직장인도 많다. 젊은 분들도 있지만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중년 기업가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몸의 변화를 체감한 순간은?  운동을 하던 사람이 안 하면 나쁜 변화가 더 크게 오는 것 같다. 내 경우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운동이 친숙했는데 사업을 처음 시작하고 2년 정도 너무 바빠서 아무런 운동도 못했다. 급격히 살이 찌고 삶에 생기가 없었다. 몸이 무거우니까 점점 움직이기 싫고, 사이즈가 안 맞다 보니 옷도 다 버려야 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니까 몸도 서서히 좋아지더라. 단순히 살이 빠지는 문제가 아니라 운동을 끝내고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 게 가장 좋았다. 내가 원스키를 타는 이유는?  비싸고 좋은 물건도 많이 사봤지만 뭔가를 소비할 때의 기분과 뭔가를 경험할 때의 기분은 확실히 다르다. 경험을 사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 어디 있나. 오히려 이런 삶을 계속 누리고 싶어서 더 열심히 일하게 됐다. 우리 회사 직원들을 보면서도 느끼는 게 운동이든 뭐든 취미 자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거다.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면 대부분 그걸 음주로 풀려고 한다. 운동을 하면 일단 활력이 생기고 건강해진다. 운동 커뮤니티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대부분 몸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들이다 보니 긍정적인 영향도 받게 되고. 원스키가 내 삶에 미친 영향은?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광고 대행 업체이다 보니 아무래도 남의 손에 키가 주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꿈은 늘 갖고 있다. 2년 전에 잡화 브랜드를 론칭했다가 별 재미를 못 봤는데 실패 요인이 무엇인지 찾다 결국 나한테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도전해야 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현재는 애슬레저 뷰티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엔 우리나라에도 레저 아웃도어에 돈과 시간을 스는 여자들이 늘어났는데 아직 애슬레저 뷰티 분야는 척박하다. 그런 여성들을 위한 아웃도어용 메이크업 픽서나 수분크림 선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또 도전하고 싶은 운동은?  진지하게 철인 3종 경기에 나가고 싶다. 일 년 정도 천천히 준비해서 출전할 생각이다. 내게는 또다른 도전이 될 것 같다.       ━  KIM SEOMJOO   하이킹 에반젤리스트 재킷, 팬츠는 모두 Club Monaco. 터틀넥은 Calvin Klein. 귀고리는 Portrait Report. 목걸이는 Vintage Hollywood. 벨트 백은 Polo Ralph Lauren. 내가 하이킹을 하는 이유는?  10년 넘게 쉬지 않고 직장생활을 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든 시기에 친구의 권유로 산행을 시작했다. 그때 친구가 한 말이, 체력도 좋아지는데 멘탈도 좋아질 거라는 거였다. 산행 하면 흔히들 어머니 아버지의 알록달록한 등산복부터 떠올리지만 실제 산행은 생각과 너무 달랐다. 체력적으로도 잘 맞았고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몸소 체험했다. 놀라웠다.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산행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퇴사를 결심했고 지금은 ‘하이킹 에반젤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산행의 즐거움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하이킹이 내 삶에 미친 영향은?  능동적인 사람이 되었다. 과거에는 내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외모만 해도 내가 사회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 한다고만 생각했다. 지금은, ‘안 예뻐’가 아니라 ‘왜 안 예뻐?’라고 물음표를 띄우게 됐다. 나의 이런 변화를 보고 주변에서 다들 신기해하고 부러워한다. 어떤 여자들에게 하이킹을 추천하나?  자아의 발견이나 자존감을 높이는 활동에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지 않나. 운동이야말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이고. 그중에서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는 사람들,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이들에겐 산행을 추천하고 싶다.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엄홍길 대장님 이미지, “어차피 내려갈 거 왜 올라가?” 같은 우스갯소리 등 미디어에서 하이킹을 너무 목표지향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편견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산행은 도전이 아니다. 집에서 출발해서 산에 오르는 여정이 다 산행이고 오히려 여행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자연경관을 마주하면서 시야가 넓어진다. 초심자에게 추천하는 하이킹 코스는?  서울 지역이라면 아차산에서 용마산, 망우산까지 세 개의 산을 이어서 오를 수 있다. 아차산이 괜찮으면 다음엔 용마산, 그 다음엔 망우산까지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차근차근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크루 활동은 권하지 않는다. 선발대에 의해서 이끌려가는 형태라면 산행을 즐길 수 없다. 마음 맞는 친구 혹은 홀로 소소하게 다녀오는 걸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운동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까?  달라진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을 하면 어쨌든 몸이 변하지 않나. 그런데 그 변화가 너무 달콤하거든. 그 달콤함을 맛본 사람들은 그 다음을 만들 수 있다. 자신만의 기준도 철학도. 그게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