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호르몬이 미치는 영향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환경호르몬에 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음식에 랩을 씌우거나 플라스틱 용기째로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안 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보디버든’ 이슈를 통해 환경호르몬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알게 됐다. | 환경 호르몬

한국에서 유통 중인 화학물질이 무려 4만여 종이고 그 가운데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은 대략 2천여 종에 달한다. 위생용품 사용이 월등히 많은 여성이 하루에 접하는 화학물질은 1백26종.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종 유해 화학물질이 한국인에게 최다 검출됐으며, 이런 화학물질은 한번 쌓이면 쉽게 배출되지 않고 몸속에 남아 자녀에게 대물림될 수 있다고. 얼마 전, 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환경호르몬의 영향력은 무시무시한데 그동안 우리가 무디게 반응하고 있었다는 것. 보디버든(Body Burden)은 인체에서 발견되는 특정 유해인자 또는 화학물질의 총량을 일컫는 용어다. 좋지 않은 특정 물질 한두 가지를 피할 수는 있지만, 우리 몸이 한 가지의 유해물질에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가정 하에 화학물질의 총량에 주목한 것. 특히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비분계에 혼란을 주는 환경호르몬은 각종 질환 및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분비에 문제가 생겨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자궁에 근육이 자라는 자궁근종, 자궁내막세포가 자궁 안팎에 달라붙어 증식하는 자궁내막증, 자궁 근육의 수축을 방해해 지혈이 되지 않고 생리혈이 많아지는 자궁선근증 등 다양한 자궁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까. 하나 더!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생리통 역시 환경호르몬이 원인일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산부인과 조현희 교수에 따르면 모든 여성 질병이 환경호르몬이 원인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둘 사이에 어느 정도 연관성을 발견했다는 것. “많은 동물실험에서 여성호르몬을 투여했을 때 월경혈을 배출하기 위한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여성호르몬이 우세하면 당연히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겠죠.”보디버든(BodyBurden)은 인체에서 발견되는 특정 유해인자 또는 화학물질의 총량을 일컫는 용어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비분계에 혼란을 주는 환경호르몬은 각종 질환 및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다.내분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은 몸속에서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하면 환경호르몬이 여성호르몬과 비슷하게 작용해 월경 현상을 자극하고, 이것이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 실제로 주변에 환경호르몬 함유가 의심되는 제품의 사용을 끊고 일회용 생리대를 면 생리대로 바꾸고 나서 생리통과 원인 모를 질환이 사라졌다는 지인들이 꽤 있다. “산부인과를 갔는데 원인은 모른 채로 계속 항생제만 처방하는 거야. 항생제를 오랫동안 먹었더니 유산균 같은 유익균까지 줄어들어서 질염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어. 일회용 라이너를 매일 사용해야 했는데 유기농 면 제품으로 바꿨더니 점점 증상이 좋아지더라? 생리통도 덜하고 염증도 사라졌어.” 그 후로 그녀는 면 생리대 예찬론자가 됐다. 나 역시 무려 20년 넘게 한결같은 생리통으로 고통 받고 있기에 보디버든 프로젝트의 결과에 혹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우리가 훨씬 더 심각하게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 있고, 그래서 실천하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그동안 유행한 노푸(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감는 것)나 면 생리대 사용 외에도 유기농 음식만 고집하는 것 등 환경에 관한 모든 것을 집약시킨 것이 바로 보디버든 프로젝트다. 일단 플라스틱 병에 든 음료와 생수, 어떤 첨가물을 넣었는지 모르는 길거리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전기밥솥의 뜨끈한 밥을 포기하고 그때 그때 압력밥솥에 밥을 하고 반찬은 플라스틱 용기에 보관하는 것을 삼가자. 환경호르몬은 채소보다는 육류에 더 많이 농축되므로 유기농으로 재배한 채소 위주로 간소하게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 채소 속 식이섬유와 식물성 지방은 화학물질을 흡수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화장품은 물론 샴푸, 비누, 클렌저, 치약, 주방세제 등 쓰고 헹궈내는 제품까지 모두 성분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믿고 쓰는 자연주의 화장품이나 더마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발림성이 좋아 세 통째 쓰고 있던 럭셔리 브랜드의 자외선차단제는 전 성분표에서 벤조페논을 확인한 뒤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으니까. 매달 쓰는 일회용 생리대, 합성섬유를 사용한 옷도 조심해야 할 항목. 면 생리대의 경우에도 환경호르몬 일부가 검출된 결과가 있지만 세탁하면 사라진다고 하니 사용 전 빨아 쓰기를 권한다. 플라스틱 의자나 합판을 사용한 가구도 체크 대상이다. 그야말로 피부에 닿는 것부터 호흡하는 모든 것에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약 한 달 반 동안의 고생 끝에 내 보디버든 프로젝트는 절반 정도 성공했다. 전문 분야인 화장품 등은 철저히 거를 수 있었지만 밖에서 주로 밥을 먹고 사람을 자주 만나야 하는 생활 패턴이 문제였던 것. 중요한 것은 ‘총량’에 있으므로 외식을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을 빼고는 화학성분을 멀리하는 데 온힘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진통제를 두 알씩, 하루에도 여러 번 털어 넣어야 잠잠해졌던 생리통이 사라졌고 두피와 이마에 불규칙적으로 올라오던 트러블도 잠잠해졌다. 여성이 평균적으로 약 40년간 5백 번 정도, 인생의 1/8을 생리 기간으로 보낸다는데, 이 기간을 통증 없이 편안한게 보낼 수 있다는 건 나에겐 큰 성과인 셈. 한 달이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실천해야 할 인생 과제가 생겼다.Check It1플라스틱 성분과 비소,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 강화유리를 만들 때 중금속을 사용하기도 하므로 유리 용기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2화장품 속 성분들. 합성향료와 설페이트 계열의 합성계면활성제, 합성색소, 실리콘오일, CMIT, MIT, 프탈레이트, 피이지 등 너무도 많다. 화장품 방부제로 주로 쓰이는 파라벤과 자외선 차단제의 필터 성분 중 하나인 벤조페논 역시 대표적 환경호르몬이므로 피해야 할 성분.3식습관도 중요하다.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자제하자. 유기농 채소 위주로 그때 그때 조리해서 먹고 남은 음식은 유리, 스테인리스 용기에 단기간 보관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