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위한 패션 가이드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Please, Don’t! 남자가 시도하지 말아야 할 일곱 가지 아이템. | 패션,가이드,남자

깡총한 정장 재킷한국만의 특징 중 하나는 수트 재킷, 블레이저 길이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체가 길어 보이게 하려는 집념으로 점점 줄이다 보니 신윤복의 속 저고리 느낌이 된 것 같다. 정장용 재킷은 상의일 뿐 아니라 남자의 허리선을 우아하게 드러내고 엉덩이와 가랑이를 어느 정도 가려 품위 있어 보이게 하는 목적이 있다. 이런 부위가 다 드러나 보인다면 재킷을 입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비율 면에 있어서도 소매와 몸판 길이가 거의 같으면 속 로보트 R2처럼 더욱 짤막해 보인다. 특히 키가 크거나 상체가 유독 길다면 신경 써서 길이가 넉넉한 재킷을 사도록 하자. 하체가 길어 보이고 싶다면 허리 선이 적절한 위치에 있어서 실루엣이 좋아 보이는가, 프론트 커트(앞판의 아래 겹쳐지는 부분)의 곡선이 유려한가를 살핀다. 홈웨어 같은 반바지공무원들도 반바지 차림으로 근무하는 시대다. 남자들의 시원한 맨다리가 보편화되었다지만, 간혹 팬티만 입은 게 아닌가 싶은 사람들이 있다. 길이도 짧고, 색상도 무늬도 딱 ‘아빠 트렁크 팬티’인 반바지를 입은 남자들. 거기에다 슬리퍼나 보트 슈즈만 신고 활보하는 걸 보면 의 고길동이 느지막이 일어난 일요일, 신경질적인 얼굴로 집 안을 거닐던 모습이 떠오른다. 본인은 트렌디, 캐주얼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첫 데이트, 비즈니스 미팅처럼 격을 지켜야 할 자리에선 무성의하다 못해 무례해 보인다. 허벅지에 수북하게 털까지 났다면 시각적 테러 수준. 왜 과거 신사들이 수트 팬츠 안에 무릎을 넘기는 긴 양말로 다리 털 한 올까지 꼭꼭 감췄는지 생각해 보면 쉽다.스키니 팬츠남자 스키니 진 열풍은 에디 슬리메인의 디올 옴므에서 시작해 아이돌 그룹의 무대복으로 빛을 발했었다. 유행이 돌고 돌아 아이돌 그룹 무대복은 와이드 팬츠, 드롭 크로치(가랑이가 늘어진) 팬츠로 많이 바뀌었지만 스키니 팬츠 불똥은 엉뚱하게도 정장으로 튀었다. 수트 또는 정장풍 바지인데 엉덩이부터 발목까지 통이 너무 좁아서 하체 실루엣이 다 드러날 뿐 아니라 앉기도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런 팬츠를 일반인이, 벌건 대낮에 입는 건 큰 문제다. 여자만 노출패션이 있는 게 아니다. 남자 노출의 최고봉이라면 중요 부위 실루엣을 드러내는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본인만 잘 모를 뿐이지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 속옷이 보이기 쉬운 것처럼 어디 앉기라도 하면 볼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눈 둘 데가 없어진다. 꽉 끼는 엉덩이 사이로 팬츠가 먹힌(?) 모습도 과히 아름답지 않다. 허벅지가 일자를 이루지 않고, 말 근육처럼 근육이 발달한 남자, 무릎과 무릎 사이가 너무 먼 남자도 스키니 진과는 상극이다.칼라가 한없이 높은 셔츠칼 라거펠트는 다이어트 이후 목 주름을 가리는 용도로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올라온 하이 칼라를 입는다. 그런데 그만큼 가학적 다이어트를 한 것도 아니고, 엘리자베스 1세 시절 귀족도 아닌데, 셔츠를 하이 칼라로 입는다니! 목이 짧고 살도 찐 체형이면 칼라와 대비를 이뤄 얼굴이 더욱 커 보인다. 이런 셔츠의 또 다른 문제는 굉장히 귀족적 분위기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로 ‘없어’보인다는 점이다. 동물 뿔 소재를 ‘모방’한 플라스틱 단추를 칼라 허리에 세로로 두세 개씩 달고, 버튼다운 칼라로 두 개 더, 셔츠 허리는 몸매와 안 어울리게 너무 달라붙으며 커프스 역시 길다 못해 디자인과 전혀 조화를 못 이루는 프렌치 커프스인 경우가 많다. 입는 사람의 자세 역시 문제인데, 마르고 보헤미안 느낌 나는 젊은 남자가 아방가르드한 캐주얼로 소화해도 어울릴까 말까 한 디자인을 수트나 재킷 아래 아주 정중한 자세로 소화하려는 경우가 많다.가짜 디자이너 브랜드 구두신기도 전인데 주름과 광택이 끝내주고, 잘못 신으면 복사뼈가 까질 만큼 딱딱한 가짜 명품 구두. 대개 시장표이거나 제법 값이 나가는 일명 ‘살롱화’ 브랜드 출신인데, 요즘엔 '수제화'란 부제까지 달고 팔린다. 가치를 인정받는 고급 구두 중에 ‘우리는 가죽을 가지고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라고 보여주기 위해 주름을 잡거나 바느질을 장식적으로 하거나 여러 가지 색으로 그라데이션을 주어 염색 하는 것들이 있다. 사실 그런 구두도 일반인이 소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 제품을 표방한 ‘짝퉁’은 누가 신어도 발을 초라하게 만든다. 짝퉁 구두는 정확히 말하자면 베꼈다기보다 여러 요소를 뒤죽박죽으로 섞은 ‘하이브리드 슈즈’다. 고급 제품의 특징 여러 가지를 따다가 조화롭지 않게, 질 낮은 재료와 기술로 조합한다. 그래서 전혀 생길 것 같지 않은 형태로 주름이 미리 잡혀 있고, 색상은 내추럴한데 구두 코는 알라딘 저리 가라 하늘로 들려 있고, 디자인상 손바느질이어야 할 것 같은데 누가 봐도 재봉틀로 촘촘히 박았다. 보통 남자들은 이런 구두가 어느 브랜드 디자인을 베꼈는지도 모른다. 드러내놓고 똑같이 만드는 ‘카피 제품’보다 더 위험한 이유다.클러치 백남자 클러치, 클러치 하는데 사실 전통적으로 보자면 남자용 클러치는 없다. 여행용 소품을 넣는 파우치(우리나라에 와서 일수가방이 되었다)와 그보다 훨씬 커서 서류가 들어가는 포트폴리오 백이 있을 뿐이다. 최근에 남자 클러치라 불라는 파우치와 포트폴리오의 중간 형태 가방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미 부정하기 어려운 대세가 되어버렸는데, 일수가방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A4 용지는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크기를 고른다. 뚜껑에 손잡이나 잠금 장식이 달려 안정감을 주면 더 좋다. 손바닥만 한 파우치는 옆구리에 끼기보다는 다른 큰 가방에 향수나 자외선차단제를 넣는 용도로 쓰자. 또, 패션에 극한의 자신감이 없다면 원색보다는 검은색이나 자연스럽게 무두질된 갈색처럼 무난한 색을 고른다.‘후줄근’한 폴로셔츠우리나라 남자들은 폴로셔츠를 참 사랑한다. 학생일 땐 방과후, 어른 돼선 여자친구랑 리조트 갈 때, 아저씨 되면 양복 안에, 골프 칠 때 운동복 안에, 심지어 사계절 실내복으로 애용한다. ‘카라티’ 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의 채드 테넌바움 3부자가 ‘추리닝’입듯 평생 즐겨 입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폴로셔츠를 멋스럽게 입는 사람은 별로 없다. 1백 미터 밖에서도 한국 사람 임을 알 수 있는 칼라 세우기 테크닉, 사이즈가 큰 폴로셔츠를 후줄근하게 걸쳐 입는 건 특히나 최악이다. 또 크고 후줄근한 폴로셔츠는 자기가 모르는 새 서서히 섬유의 붕괴가 진행된 결과물이다. 폴로셔츠라는 것이 대개 삼각형 구멍이 무수히 나있는 피케 조직인데 세탁을 거듭할수록 처음의 부피감이 사라지고 아래로 처지면서 천의 두께가 얇아지게 된다. 고유의 색감도 많이 바랜다. 하지만 워낙 자주 입는 옷이라 낡은 줄도 모르고 입게 되고, 타인의 눈에는 빨았어도 후줄근한, 빈곤해 보이는 인상이 완성되는 것이다. 유명 힙합 가수들도 헐렁하게 입는데 뭐가 문제냐고? 그들은 한 벌을 후줄근해질 때까지 입은 게 아니라 애초에 오버사이즈를 선택한 것. 스타일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