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와 리사, 패션을 입는 두 가지 방식
디올의 뮤즈로서 활약하고 있는 지수와 홈그라운드의 이야기를 무대로 옮기는 리사의 행보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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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핑크 지수와 리사가 보여주는 색다른 K팝 행보가 눈에 띈다.
- 5년째 디올과의 신뢰를 이어가고 있는 지수는 독보적인 하우스 뮤즈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 리사는 자신의 뿌리인 태국을 무대로 옮기고 로컬 브랜드와 협업해 그들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블랙핑크 지수와 리사가 나란히 솔로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돋보이는 건 두 사람의 스타일링 전략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한쪽은 5년째 이어온 글로벌 하우스와의 신뢰를, 다른 한쪽은 자신의 뿌리를 향한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을 택했다. 나란히 보면 K팝이 세계에서 자신을 증명하는 두 가지 방식이 보인다.
지수, 디올의 얼굴로 5년째 순항
지수는 2021년 초부터 디올의 뷰티 & 패션 뮤즈로 활동하며 올해로 앰버서더 5년 차를 맞았다. 그간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 룩을 입고 무대에 선 첫 아티스트로 기록되는 등, 디올 크루즈쇼와 파리 F/W 컬렉션을 비롯한 주요 무대에서 하우스를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매김해왔다. 최근에는 파리컬렉션에서도 디올 뷰티 제품으로 완성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마리끌레르 등 매체의 화보를 장식했다.
이런 흐름은 신곡 발매 시점과도 맞물린다. 9월 4일 지수는 두 번째 싱글 ‘Click’으로 컴백했는데, 이 시기 디올 뷰티의 르 밤 등 뷰티 캠페인이 동시에 노출되며 디올 프린세스로서의 이미지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브랜드와 5년을 함께한다는 것은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체화한 뮤즈로서의 위상을 뜻한다.
리사, 'SaWaDiKa'의 자신감
반면 리사는 전혀 다른 경로를 선택했다. 지수의 싱글보다 하루 먼저인 9월 3일 공개된 리사의 솔로 EP 'Press Play'의 첫 트랙 'SaWaDiKa'는 자신감 넘치는 랩 기반 트랙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건 MV인데, 무에타이와 파랑-빨강 튀르튀꾸(뚝뚝)를 시각 캠페인의 중심에 놓아 익숙한 태국의 상징들을 강렬한 하이패션 콘셉트로 풀어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에타이 복장을 입은 리사는 허리 밴드에 ‘LISA’라는 이름을 자수로 새겼다.
이후에도 협업은 이어졌다. 지난해 열린 블랙핑크 ‘DEADLINE’ 방콕 콘서트에서도 리사는 태국 브랜드 '훅스 바이 프라파카스’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금빛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할로윈 코스튬 등에서도 태국 로컬 디자이너와의 작업을 이어온 만큼, ‘SaWaDiKa’의 스타일링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리사가 오랜 기간 쌓아온 고유한 스타일링 문법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한편, 지난해 공개된 리사의 연기 데뷔작 <화이트 로투스> 시즌 3는 태국을 배경으로 했고, HBO가 태국 관광청과 파트너십을 맺을 만큼 '태국 알리기'에 공을 들인 작품이었다. 리사는 리조트 직원 '묵' 역을 맡아 “태국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이때의 스타일링은 태국 브랜드가 아닌 루이비통, 미스 소희 등 글로벌 커스텀 드레스로 완성됐다. 에미상에서 착용한 불가리 세르펜티 목걸이 역시 극 중 뱀 모티브를 반영한 세심한 선택이었다. 즉 <화이트 로투스>가 배우로서 태국을 소개한 단계였다면, 'SaWaDiKa'는 태국 브랜드를 직접 입는 방식으로 그 서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셈이다.
글로벌 앰버서더십 vs 뿌리 스타일링
사진/ 2026 멧갈라 지수
사진/ 디올 2026 캠페인
사진/ 리사 <화이트로투스>
사진/ 리사 <SaWaDiKa>:
지수의 디올 행보가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의 공식 얼굴로서 축적해온 신뢰의 서사라면, 리사의 태국 브랜드 기용은 이와는 결이 다르다. 명품 앰버서더십이 브랜드의 세계관을 스타에게 입히는 방식이라면, 리사는 반대로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스타일링 언어로 번역해 무대 위에 올린다. 무에타이, 뚝뚝, 후아람퐁역은 물론 방콕, 바트, ‘쨍마이(잘한다)’ 같은 표현까지 곡 안에 녹여내며, 태국다움을 단발성 콘셉트가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이어온 서사로 완성해왔다는 점에서다.
결국 두 사람의 선택은 어떤 무대에서 무엇을 증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이다. 지수가 하이패션 하우스의 파트너로서 신뢰를 쌓아왔다면, 리사는 자신이 태어난 곳의 이야기를 세계 무대의 언어로 옮기는 데 스타일링을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Credit
- 사진/ 각 이미지 하단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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