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사진가 최다함이 포착한 우연의 기록

최다함의 사진전 ≪In Between Oddities≫는 5월 16일부터 6월 7일까지 라니서울에서 열린다.

프로필 by 안서경 2025.05.21

ACCIDENTLY WEIRD


최다함의 사진은 불현듯 농담처럼 마주하는 삶의 기이한 순간들을 한 발짝 물러서 관조하게 만든다.


최다함, <Mercedes C Klasse>, 2021.

최다함, <Mercedes C Klasse>, 2021.


<Hotel Incomplete>, 2019. <Hydrant break> , 2025.

‘우연’과 ‘찰나’는 사진이라는 매체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거의 모든 사진가들이 작품에 관해 말을 보태기보다 사진에 담긴 순간을 그저 목격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일찍이 로버트 메이플소프가 작품의 뒷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BBC 기자에게 ‘순간의 마력’을 포착하는 것뿐이고, “왜 일어나는지 모르지만 무슨 일인가가 일어난다”는 모호한 답을 남긴 것처럼.(조앤 디디온이 에세이 <내 말의 의미는>에서 되짚은 바 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최다함의 사진을 보고 메이플소프의 이 말이 떠올랐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벚나무 아래 산산조각난 자동차의 앞부분, 터진 집 앞 수도관에서 간헐천처럼 솟구치는 물줄기. 최다함은 이번 전시에서 지난 몇 년간 기이한 우연이 빚어내는 순간을 담은 기록을 펼쳐 보였다. 삶에서 농담처럼 마주칠 법한 불가해한 광경 앞에서 사진가의 시선은 이상한 피사체와 풍경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에 머물러 있다. 마치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어도 원래 삶 또한 그런 순간의 총합이 아니냐고 반문하듯이.


※ 최다함의 사진전 ≪In Between Oddities≫는 5월 16일부터 6월 7일까지 라니서울에서 열린다.

Credit

  • 사진/ 라니서울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이 기사엔 이런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