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버튼을 누르면 연극이 펼쳐지는 고가 시계의 정체

반클리프 아펠이 무려 4년간 개발한 오토마통 무브먼트를 새로이 선보인 신작!

프로필 by 윤혜연 2025.05.10

WATCHES and wonders


시계의 본고장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5 ‘워치스 앤 원더스’. 정교한 기계 예술이 숨 쉬는 그 현장을 직접 찾았다. 각 브랜드의 철학과 기술이 응축된 신작 가운데 <바자>가 고른,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시계들.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워치.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워치.

VAN CLEEF & ARPELS

Kiss of Time

반클리프 아펠의 역사는 1895년 알프레드 반 클리프와 에스텔 아펠의 결혼에서 시작한다. 주얼리 사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두 가문이 만난 만큼 이 부부는 1906년에 자신들의 이름을 딴 메종을 함께 설립한 것.(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 부스에도 이들의 사랑을 상징하는 낙서 모티프 ‘E+A♡’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토록 사랑에 진심인 반클리프 아펠은 올해도 서정적인 스토리텔링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의 라인업을 확장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Lady Arpels Bal des Amoureux Automate)’. 19세기 파리 교외의 야외 댄스 카페 ‘겡게트’ 앞 광장에서 춤을 추는 연인의 키스 장면을 구현한 시계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시와 분 쪽에서 별 모양 핸즈 아래에 자리하고,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정오와 자정이 되면 중앙에서 입을 맞춘다. 케이스 왼쪽 아래의 푸셔를 작동하면 이 낭만적인 순간을 언제든 다시 감상할 수 있다. 두 인물이 몸을 기울이고, 부드럽게 입을 맞추는 동작은 이번 노벨티의 백미다. 이를 위해 메종이 4년에 걸쳐 개발한 새로운 오토마통 무브먼트를 장착했기 때문. 정교한 메커니즘이 인물의 몸짓과 시퀀스에 섬세한 리듬을 더한다. 크기가 다른 다섯 겹의 플레이트로 입체감을 배가한 다이얼 또한 주목할 만하다. 블루 배경 위에 화이트 에나멜 파우더를 두 번 도포하는 ‘그리자유(Grisaille)’ 기법을 적용해 몰입감을 높인다. 이들의 사랑은 백케이스에서도 이어진다. 사파이어 글라스에는 춤추는 커플이 새겨져 있으며, 별을 장식한 로터가 회전할 때마다 함께 춤을 춘다.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오브’ 워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오브’ 워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끌레르 드 륀’ 워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끌레르 드 륀’ 워치.

Where Time Pauses

2010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여성 컴플리케이션 시계 부문을 수상하며 더욱 주목받았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Lady Arpels Pont des Amoureux)’. 올해 또한 새로운 테마로 돌아왔다. 하루의 새벽·오전·저녁·밤을 주제로 한 네 가지 버전이다. 파리의 다리 위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 이야기인 점과 특유의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을 탑재한 무브먼트는 그대로 이어간다. 두 인물은 각각 시, 분을 나타내며, 낮과 밤 12시 정각에 다이얼 중앙에서 마주한다. 만남 직후에는 약 3분간 시계의 움직임이 정지하는데, 메종 관계자는 이를 두고 “사랑하는 순간에는 세상에 우리 둘만 존재하고 시간도 멈추지 않나”라며 웃어 보였다. 이들의 만남은 케이스 왼쪽 버튼을 누르면 12초간 다시 펼쳐진다. 브레이슬릿에는 다이아몬드와 핑크·블루 사파이어를 그러데이션으로 장식했다. 메시 브레이슬릿 구조 덕분에 손목을 따라 유려하게 흐르는 실루엣이 완성된다.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마티네’ 워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마티네’ 워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수아레’ 워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수아레’ 워치.

Credit

  • 사진/ © Hermès Watch, Jaeger-LeCoultre, Oris, Piaget, Vacheron Constantin, Van Cleef & Arpels, Zenith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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