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장 폴 고티에의 은퇴, 그 이후의 모든 것

그의 은퇴 이유와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오트 쿠튀르가 궁금하다.

프로필 by 홍준 2024.01.31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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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디자인과 독특한 성격으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가 그의 50주년을 기념하는 2020년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돌연, 그의 브랜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가 떠난 이유는?

사실 그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이어가기 위해 물러난 것이라 밝혔는데 이 뜻은 매 시즌마다 장 폴 고티에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맡아줄 게스트 디자이너와 함께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서 였다고. 즉 전통적인 방식의 런웨이에서는 물러나지만, 디렉터의 위치에서 브랜드를 이어나가겠다는 의미였다.

이후 장 폴 고티에는 매시즌 다양한 게스트 디자이너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문을 열었다. 21 F/W 시즌 사카이의 치토세 아베를 시작으로 22 S/S 시즌 와이프로젝트의 글렌 마틴스, 22 F/W 시즌에는 발망의 올리비에 루스테잉, 23 S/S 시즌에는 하이더 아커만, 23 F/W 시즌에는 라반의 줄리앙 도세나까지 모두 장 폴 고티에를 위한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제작했으며, 이번 24 S/S 시즌에는 아일랜드 특유의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시몬 로샤’와 함께 했다.

이렇듯 벌써 6번째 게스트 디자이너를 맞이한 장 폴 고티에. 앞으로 그가 선보이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볼 수 없겠지만, 늘 색다름을 선보이는 그가 패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그럼 장 폴 고티에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게스트 디자이너들의 색이 가미된 하우스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살펴보자!

2024 S/S SIMON ROCHA 시몬 로샤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사진/ 장 폴 고티에 홈페이지
과감하면서도 우아한. 백리스 볼가운, 코르셋 실크 새틴, 검은색 실크 타페타 가운 등 아름다운 몸 라인을 드러내는 장 폴 고티에 상징적인 실루엣과 시몬 로샤의 세련된 디테일이 결합되었다. 장인들이 한땀한땀 핸드메이드로 만든 우아한 피스들이 그 주인공. 이에 시몬 로샤는 "오트 쿠튀르는 특정 핏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한 걸음 물러서서 각 의류를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실제로 탐구해야 했다. 신체와의 상호 작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극적인 경험이었다."라며 장 폴 고티에에서 진행한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시몬 로샤와 장 폴 고티에의 팬들에게 이번 컬렉션은 틀림없이 큰 선물로 새로운 방식의 선물로 느껴졌을 것이다.

2023 F/W RABANNE 줄리앙 도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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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 자수을 바탕으로 각진 어깨와 교차하는 칼라 블레이저를 시작으로 런웨이의 막을 올렸다. 런웨이의 첫 번째 피스를 바탕으로 네이비 핀스트라이프 더블 브레스트 수트, 코르셋 드레스, 인조 모피 등 90년대 고티에가 선보였던 아이템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의류들이 주를 이뤘다. 줄리앙 도세나는 자수와 트롱프뢰유 디테일을 적용해, ‘변신’하는 룩을 선보였으며. 색다른 디테일을 활용해 장 폴 고티에만의 코드를 재해석했다. 전반적인 컬렉션의 피스들은 슈즈를 더한 점프수트, 19세기의 시스루 빈티지 란제리, 1950년대풍의 데자비에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2023 S/S HAIDER ACKERMAN 하이더 아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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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더 아커만의 미니멀리즘 미학과 장 폴 고티에의 우아함의 조화는 쿠튀르 컬렉션의 반향과도 같았다. 자유로운 컷아웃 디테일, 우아하게 떨어지는 실크 원단감, 소재에 변주와 변곡을 주며 오트 쿠튀르임에도 다채롭고 미니멀한 피스들을 선보였다. 검은 드레스와 길게 늘어진 코트는 공작처럼 밝은 청록색과 녹색 실크 안감이 특징이며, 남성용 오버코트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반짝이 같은 금속 스팽글 층으로 덮여 있다. 감각적인 안목, 세련된 테일러링, 독특한 디자인의 하이더 아커만의 감각을 아래 영상 속에서 확인해보자.

2022 F/W BALMAIN 올리비에 루스테잉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사진/ @jeanpaulgaultier
올리비에 루스테잉의 과거와 그리고 장 폴 고티에의 현재. 루스테잉의 고향인 에티오피아의 문화를 장 폴 고티에 오트 쿠튀트에 적용해 현재와 과거의 만남을 그려냈다. 그가 선보인 컬렉션은 재봉, 데님, 스트라이프, 1990년 마돈나가 입은 코르셋에서 영감받은 드레스가 주요 감상 포인트이다. 또한 여성에 대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루스테잉은 임신한 실루엣의 드레스, 아름다운 몸 라인이 드러나는 드레스, 가슴과 골반 라인이 부각되는 드레스 등 여성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그의 가치관을 드러냈다.

2022 S/S Y/PROJECT 글렌 마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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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와 우아함 그 경계에서. 해체주의로 제2의 마르지엘라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와이프로젝트의 글렌 마틴스가 선보인 장 폴 고티에의 오트 쿠튀르는 우아함과 과감함이 동시에 드러난다. 컬렉션의 중심에는 ‘트롱프뢰유 기법’으로 인체를 그려낸 아이템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몇 년 간 장 폴 고티에에서 보여줬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에 글렌 마틴스는 “장 폴 고티에의 상징적인 프린트를 가져와 와이프로젝트의 방식대로 해석했다.”라며 설명을 더했다.

2021 F/W SACAI 치토세 아베
사카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설립자인 치토세 아베가 장 폴 고티에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자로 선정되었다. 사카이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의류를 하이브리드화 하며, 창의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는 치토세 아베가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기도 했다. 이렇듯, 치토세 아베가 선보인 컬렉션에서는 MA-1 디테일이 들어간 드레스와 스트라이프 피스, 데님 세틴 등 사카이에서 보여지는 디테일과 장 폴 고티에의 디테일이 조화롭게 섞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redit

  • 사진/ JEAN PAUL GAULTIER
  • 영상/ JEAN PAUL GAULTIER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