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다시 기본으로, 옛날로 돌아가자! 복각 워치 트렌드 알아보기

전통적인 유산에 현대적인 비전을 더한 복각 워치는 시대를 초월하는 힘을 지닌다.

프로필 by BAZAAR 2023.12.12
 
시계 업계에서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복각 트렌드는 이제 어엿한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워치 앤 원더스에서 눈에 띄었던 메가 트렌드 역시 ‘복각’. 복각은 사전적 의미로 ‘원형을 모방해 다시 판각한 것’이라는 뜻이다. 과거에 출시되었던 흥행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 전반적인 트렌드의 흐름이 레트로인 데다가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브랜드의 안전한 묘책이기도 하다. 과거부터 꾸준히 회자되는 시계라면 마니아는 물론 일반 소비자까지 관심을 가지며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으로 연계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물론 영민한 워치 하우스들은 클래식으로의 회귀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과거의 디자인은 유지하되 보다 진일보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더하거나 성별을 넘나드는 젠더리스 코드, 과감한 컬러와 디자인의 도입 등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까르띠에, 파텍 필립, 오메가, 태그호이어, 바쉐론 콘스탄틴 등 여러 워치메이커들이 과거의 아카이브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스마트 워치, 커넥티드 워치 등 하이테크 시계의 시대가 열린 지금, 한편에서는 다시 기본으로, 옛날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바로 지금, 눈여겨봐야 할 복각 워치 모델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보았다.
 
 N°5 워치는 Breguet.

N°5 워치는 Breguet.

 

Breguet

‘No. 5’ 워치는 프랑수아 주르니아크 드 생 메르드 공작을 위해 1787년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제작했던 모델로 1794년에 완성되었다. 개인 소장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가 2004년 한 경매장에서 니콜라스 하이에크 회장에 의해 다시 구매되어 브레게 박물관에 소장되었다. 왕족 중에서도 마리 앙투아네트 등 소수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퍼페추얼 시계다. 브레게의 창립 이후 이뤄낸 놀라운 발견들이 하나의 워치로 결집된 ‘No. 5’ 워치는 경이로운 피스로 여겨졌다. 특별한 디자인과 최고의 기술력의 이 시계를 현대에 재생산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는데, 드디어 4개의 피스로 완성되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케이스를 발리콘 패턴의 엔진 턴 문양으로 데커레이팅하고, 다이얼은 캠버형 곡선을 사용하였다. 또한 각각의 인디케이터마다 다른 문양을 새겨 넣어 크래프트 기술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와 리피터 기능의 60시간 파워 리저브, 문페이스 기능을 갖추고 있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며 가격은 20억원 선이다.
 
오리지널 버전의 탱크 워치는 Cartier.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은 Cartier.
 

Cartier  

1917년 루이 까르띠에가 선보인 지 2년 후 판매된 탱크 워치는 메종은 물론 워치메이킹 역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탱크는 정밀한 디자인과 순수한 라인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매력을 보여준다. 독특한 형태를 띤 워치의 전형으로 두각을 드러내는데, 실제 탱크를 위에서 본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2개의 평행 샤프트가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지며, 날카로운 각의 평평한 수직 샤프트 아래에 숨어있는 러그로 독특한 외관이 완성되었다.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탱크 워치는 시계의 고유한 상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루이 까르띠에가 직접 착용했던 ‘탱크 루이 까르띠에’는 장방형의 대담한 라인과 대조를 이루는 러그의 둥근 각이 특징이며, 모든 탱크 시계 중에서도 스타일의 기준이 되는 모델이다. 올해 까르띠에는 오리지널 모델의 비율을 유지하고 베벨링 처리한 사피이어 크리스털을 시/분으로 적용한 2023 버전을 발표했다. 1970년대에 경의를 표하는 클래식의 극치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으로 귀속되며, 브라운 앨리게이터 스트랩을 매치한 옐로 골드,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을 매치한 플래티넘 버전으로 선보인다.
 
 

HUBLOT

1980년 발표 당시 워치메이킹 업계의 관습을 뒤흔들었던 위블로의 ‘클래식 퓨전 오리지널’. 세련되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이 돋보이는 정교한 골드 케이스는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러버 스트랩과의 만남으로 하이엔드 워치 세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대담함을 원동력으로 삼아 선구적인 비전을 지향하며 현재까지 쉼 없이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 새롭게 발표된 클래식 퓨전 오리지널은 시대를 초월하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혈기왕성하면서도 성숙한 매력을 표현한다. 러버 스트랩에서는 카를로 크로코(Carlo Crocco)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엿볼 수 있으며 폴리싱 처리된 블랙 래커 다이얼 안에는 각진 핸즈만이 움직여 오로지 시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순수한 미학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옐로 골드와 위블로의 상징과도 같은 시그너처 디테일이 돋보이며 오리지널 디자인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했다.

Credit

  • 에디터/ 황인애
  • 사진/ ⓒ Breguet, Cartier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