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이 왔다면, 웰니스 여행 도시로 선정된 정선으로 가보자

몸과 마음의 균형, 조화로운 삶의 정서를 이야기하는 웰니스Wellness. 올해 웰니스 여행 도시로 선정된 강원도 정선의 깊은 숲을 산책하며 치유의 시간을 경험해 보자. 
 
치유와 성찰의 숲길
정선 북평면의 로미지안 가든은 2021년부터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웰니스 추천 관광지’. 알프스 고원을 닮은 ‘가시버시성’을 중심으로, 60여 개의 명상 스폿, 순례길을 포함한 트레킹 트레일 7개가 흩어져 있다. 어느 곳을 선택해도 좋지만, 베고니아하우스에서 햇빛치유장을 잇는 ‘심언사 연길’을 추천한다. 고인돌을 닮은 탑바위 문을 통과하면 허리춤까지 차오른 수국밭을 가로지른다. 어느새 ‘깨달음의 자작나무 숲’에 둘러싸이고, 가늘고 새하얀 기둥이 언덕 면에 나선으로 박힌 풍경은 이국적이고 신비롭다. 나무 데크 길을 걷다가 거북이 등바위를 마주하거나 햇살이 내리쬐는 명상 스폿을 만나는 등 가든의 다채로운 얼굴을 계속 마주한다. 금강송산림욕장은 누구나 꼭 한 번 들르는 명소다. 숲을 보호하기 위해 데크 로드를 바닥에서 일정 거리 띄워 설치했고, 따로 또 같이 산림욕 할 수 있도록 독립적 공간의 데크를 띄엄띄엄 두었다. 선베드에 누워 피톤치드 샤워를 하고, 아리윈드 차임벨 소리가 숲의 파동을 따라 몸을 두들기면 왜 이곳을 치유의 정원이라 부르는지 절로 끄덕이게 된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이 한 사람의 지극한 사랑과 노고로 완성되었다는 것이 놀랍다. 기업가이던 손진익 대표는 천식으로 오래 투병한 아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선 깊은 산속에 터를 잡고 10년 동안 정원을 돌보았다. 이런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 가든 중심에서 만나는 가시버시성이다. 가시버시는 ‘부부’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고난이 닥칠 때마다 서로 버팀목이 되어주며 쌓은 사랑의 안식처를 의미한다고. 부부의 애틋한 사랑과 자연의 생명력이 조화롭게 관계하며 고유한 풍경 그 자체가 되었다. 트레킹 코스는 약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 남짓 걸리지만, 발길 붙잡는 곳마다 호젓하게 머물다 보면 하루가 훌쩍 흐른다. 글램핑장이나 마운틴하우스에서 숙박하며 청정 별빛과 새벽 운무를 목격하거나 각자의 속도대로 숲에서 사유의 시간을 누려보자.
 
Info.
주소: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어도원길12, 033-563-1826 romyziangarden.com
영업 시간:9am~5pm(마지막 입장 4pm까지), 
가격: 12~4월 10,000원(월~목요일), 12,000원(금~일요일) 5~11월 12,000원(월~목요일), 15,000원(5~11월)
 
 
명품 생태 트레일
가장 쉬운 출발은 하이원 마운틴콘도 잔디광장에서 출발해 웰니스센터를 가로지르는 ‘달팽이숲길’이다. 탐스러운 붉은 열매가 맺힌 산딸나무와 마가목나무, 이끼와 버섯 이불을 덮은 고목과 지의류로 둘러싸인 자작나무 군락이 이어진다. 웰니스센터 근처 자작나무 숲길에는 반려견 동반 여행자를 위한 애견 배변 봉투함도 마련되어 있다. 직선 거리로 가면 순식간에 가로지르는 길이지만,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지그재그로 걸으며 숲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작은 생명들을 관찰하며 한적하게 산책한다. 달팽이숲에 이어 ‘단체의숲’까지 비교적 완만한 언덕과 오솔길을 걷는 약 2.6km에 이르는 길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하이원에서 가장 유명한 길은 뭐니 뭐니 해도 정통 트레킹 코스인 ‘하늘길’이다. 단체의숲과 하늘길 둘레길은 올해 산림청 선정 100대 명품 숲과 명품 숲길 50선에 각각 선정됐다.  
 
강원도 고산 야생화와 테일러스 지형이 신비로운 둘레길, 맑은 계곡 소리를 들으며 자작나무 병풍을 가로지르는 무릉도원길, 과거 석탄을 운반하던 고원을 만나는 운탄고도길, 곤돌라를 타고 해발 1,340m의 하이원탑에 있는 명상 쉼터에 오르고 주변 고원을 산책하는 고원숲길 등 너른 산자락에 조성한 트레일은 안전하게 정비 되어 있고, 대부분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평탄하고 폭신한 길이라 담소를 나누며 걷거나, 홀로 사색하며 명상하기 좋다.  
 
Info.
위치: 하이원 그랜드호텔(메인타워) 맞은편 잔디 광장(하이원광장) 언덕 위에 웰니스 코스 진입로가 있다. 도보로 이동(광장주차장, 컨벤션주차장, 언덕주차장 이용), high1.com
 
 
백두대간 산주름이 발 아래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뒤편과 이어진 전용 탑승장 숙암역에서 출발한다. 해발 1,382m의 하봉 자락까지 오르는 3.51km의 길로 편도 20분 걸리는 여정이다. 험준한 육산을 단 20분 만에 오르며 주변 풍광을 자세히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수직으로 난 산기슭을 따라 천천히 오르는 동안 창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숲의 민낯을 탐색하기 분주하다. 중간 정류장에서 방향이 살짝 바뀌는 것을 제외하면, 까마득한 고산을 가로질러 직진하며 오른다. 파도처럼 굽이친 산등성이 사이로 쾌청한 산바람이 드나들고, 먼 곳에서 이름 모를 새 그림자가 지나간다. 능선의 경사면이 심해지자, 자작나무 숲과 발왕산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원도 백두대간의 산주름이 발 아래 빼곡하다.
 
숙암역에 이르자 코로 들어가는 숨의 온기가 다르다. 아직 한창 가을인데도 코끝이 저릿저릿하게 찬 기운이 서늘하다. 이곳에서 중봉까지 1.7km, 중봉에서 상봉까지는 1.9km 거리. 생태보존구역으로 이곳에서 데크 로드 외부 산행은 금지되어 있다. 워낙 험준하고 개척되지 않은 원시림 그대로의 산길이라 등산이 애초에 불가능해 보인다. 정상부에는 전망대와 생태탐방 데크 로드가 설치되어 있어 지그재그로 걸으며 가리왕산의 동서남북을 조망하는 즐거움이 크다. 청옥산과 가리왕산 하봉, 발왕산과 그 너머 두타산 등 강원도 백두대간의 깊은 산기슭이 너울댄다. 옛 생태림을 그대로 목격하고, 정선 최고의 산 전망대에서 환상적 운해와 파노라마를 경험해 보자. 특히 이곳은 일출 명소로 유명한데, 매주 토요일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Info. 
주소: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중봉길 41-35, 033-560-3467 gariwangsancablecar.com
영업 시간: 10am~6pm(숙암역 탑승 마감 4pm) 토요일 해맞이 케이블카 운영(사전 예약 필수), 월요일 휴무 
가격: 왕복 요금 15,000원(중학생 이상), 11,000원(초등학생 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