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r jetzt kein Haus hat, baut sich keines mehr〉, 2022, 83 x 288 x 183 cm, 118 laterite and straw bricks.
안젤름 키퍼는 ‘20세기 후반의 신표현주의 미술 운동의 주요 인물’로 평가받는 독일의 화가이자 조각가이다. 현대미술의 거장 요셉 보이스의 제자이기도 한 그는 역사적, 문화적, 신화적 소재에서 촉발한 다층적인 주제를 예술로 표현해왔다. 추상표현주의의 압도적 스케일과 표현주의적 표면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구체적 이미지와 상징적 도상들을 부활시켜 매우 독특하고 강렬한 작품 세계를 이룬다.
키퍼가 회화의 환영(illusion)과 재료의 성질을 공존시키는 방식은 캔버스의 물리적 실재감을 상기시키고 구체성과 추상을 넘나들며 작품에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모래, 밀짚, 나무, 재, 진흙, 납과 같은 비회화적인 재료들을 사용하여 반(反)회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이미지와 물질, 텍스트가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이번〈가을 Herbst〉 전시에서는 총 18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키퍼가 사랑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 1875~1926)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으로, 릴케의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그리고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이라는 세 편의 시가 이번 작품들을 관통하는 중심이 된다. 본 전시에서 키퍼는 현대적 감수성과 도구, 기계를 활용한 재료와 오브제를 구성했다.
*안젤름 키퍼의 〈가을 Herbst〉는 대전 헤레디움에서 2023년 9월 8일부터 2024년 1월 31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