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피부과 전문의 휘트니 보(Whitney Bowe)가 만들고 전파한 스킨케어 루틴으로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스킨사이클링. 틱톡에서 #skincycling을 검색하면 비포 & 애프터 민낯을 자신있게 공개한 틱토커들이 수두룩하다.(이 해시태그 조회 수만 무려 36억 회.) 매일 밤 한 가지 정해진 제품만 바르는 매우 간단한 루틴임에도 효과를 봤다는 후기가 넘치자 너도나도 스킨사이클링을 시도하는 중이다. 휘트니 보는 우리가 바르는 화장품의 가지 수가 너무 많은 데다 이런 성분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에 주목했고, 피부 장벽을 최적화하는 전략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그녀의 설명대로라면 4일 만에 피부 본연의 윤기를 되찾고 톤과 결이 개선된다니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실천해보기로 했다.
“원칙적으로는 한 가지 성분만 발라야 하지만 단일 성분으로 된 화장품을 찾기란 쉽지 않죠. 그러니 제품을 선택할 때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제대로 효과를 느끼고 싶다면 최대한 성분이 적게 들어 있는 제품을 고르세요.” 광주 차앤박피부과 전문의 송인국의 조언. 밤에만 정해진 제품을 바르는 것이지만 낮에도 최소한의 스킨케어만 해야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 첫째 날은 묵은 각질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단계. 물리적 필링은 피하고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는 PHA 성분의 제품을 사용한다. 이때 자극이나 건조함을 느낀다면 회복 단계에 바르는 보습 크림을 추가해도 문제없다. 둘째 날은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레티놀이나 비타민 C 성분을 바른다. 레티놀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면 자극을 느낄 수 있으므로 되도록 적은 농도가 함유된 제품을 소량만 도포한다. 회복 단계인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피부 재생에 효과적인 마데카소사이드, EGF, 펩타이드 등이 함유된 보습 크림을 바른다. 그리고 다시 각질 제거 단계부터 시작해 이 사이클을 최대 3번 정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피부가 붉어지고 달아오르거나 홍조가 있다면 권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번째 반복 단계에서 중단했다. 매우 간단한 루틴이라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중간에 포기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5일 차부터 피부가 화끈거렸기 때문이다. 첫째 날에는 화장솜에 PHA 토너를 적셔 각질을 정돈했다. 건조함으로 피부가 심하게 땅겨 세라마이드 크림을 추가했다. 둘째 날에는 자극을 줄이기 위해 시카 성분이 함유된 레티놀 앰풀을 사용했다. 회복의 날인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세라마이드 크림을 발랐다. 나흘이 지나니 피부톤이 살짝 밝아지고 모공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덜했다. 효과가 있어 보여 두 번째 사이클에 진입했다. 다시 PHA 토너로 각질을 제거하는 단계부터 시작. 그런데 첫날과 달리 따가움이 느껴졌다. 자고 일어나니 얼굴에 후끈거리는 열감이 지속되고, 피부톤도 칙칙해졌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 세안 후 레티놀 앰풀을 발랐다. 30분 정도 지나자 피부가 따끔거리고 간지러웠으며 붉게 달아올랐다. 결국 물 세안으로 레티놀을 닦아내고 크림을 발라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입 주변과 볼에 각질이 일어났다. 피부가 좋아지는 현상이니 참고 계속 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멈추라는 신호일까? “자극에 의한 피부염 유발 단계인 것 같아요. 입 주변에 각질이 올라온다면 PHA 사용을 멈춰야 해요. 3일 정도 시카 성분의 보습제만 발라 진정시키세요.” 피부 상태를 설명하자 송인국은 스킨사이클링을 즉시 중단하라고 말했다. 또한 너무 많은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는 건 아닌지 체크해보라고 조언했다. 세안 단계에서 이미 각질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각질 제거제를 바르면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설명. 모공을 깨끗하게 비운다고 클렌징 오일과 폼으로 꼼꼼하게 이중 세안을 했던 것이 오히려 자극제가 됐다.
스킨사이클링을 계획 중이라면, 세안 단계를 줄이기 위해 메이크업도 최소한의 제품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직접 해보고 터득한 노하우다. 또한 나흘 주기에 집착하지 말고 내게 맞는 주기를 찾아보길. “하루에 한 가지 제품을 사용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둠으로써 피부 변화를 끌어내는 방법입니다. 바르는 제품의 유효 성분 농도와 주기를 조절해 나에게 맞는 루틴을 찾아보세요.” 미파문피부과 전문의 문득곤의 설명. 휘트니 보 또한 회복기를 늘린 6일 주기의 젠틀 스킨사이클링 버전을 추가로 제시한다.
스킨사이클링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피부 자극을 면밀하게 체크할 것을 권한다. 조금이라도 따가움이 느껴진다면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