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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국내에서는 지난 연휴 3일 동안 73만 622명이 관람하며 100만 관객 돌파가 코앞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 68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올해 개봉 작품 중 최초로 글로벌 수익 10억 달러(약 1조 3천 422억 원)를 돌파한 상황.
 
애니메이션이지만 오래된(?) 캐릭터 특성상 '어른이' 관객 비율이 높다. 어릴적 슈퍼 마리오 비디오 게임을 즐기던 3040세대를 매혹시킨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흥행 요인을 짚어봤다.
 
우선 〈슈퍼배드〉, 〈미니언즈〉, 〈마이펫의 이중생활〉 등 최상급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애니메이션 명가 일루미네이션의 작품이다. 여기에 일본 닌텐도 그리고 프랑스 아티스들까지 무려 6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된 3개국 합작 프로젝트로, 6년의 제작기간에 걸쳐 완성됐다고. 캐릭터와 배경 모두 디테일이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미술, 세트피스, 액션 시퀀스 연출이 환상적인데, 특히 마리오 카트 게임 시리즈의 최고 난이도 코스인 무지개 로드를 재현한 레이싱 시퀀스는 진짜 게임하는 것 같은 경지를 재현해냈다고. 또 원작에 충실하고 무리하지 않아 좋다는 이들도 많다.
 
'따단 딴 따단 딴!' 슈퍼 마리오 하면 떠오르는 멜로디를 비롯해, 이 게임을 해본 이들이라면 기억할 익숙한 브금들이 들려올 때면 심장부터 반응한다. 유년시절 기억 깊이 묻혀 있던 추억이 소환되면서 가슴이 뭉클해지고 소름 돋는다는 관람평도 있다. 역대 최고 애니영화 사운드트랙 반열에 들어갈 수준이라는 평까지. 음악은〈아이언맨 3〉, 〈토르: 다크 월드〉,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의 작품에 참여한 브라이언 타일러 감독이 맡았다. 평소 슈퍼 마리오의 팬으로 알려진 그는 '마리오 게임'의 기존 주제곡들을 편곡해 영화의 적재적소에 다양하게 적용했음을 밝혔다.
 
제작자가 재미로 숨겨 놓는 메시지나 기능을 뜻하는 '이스터 에그'가 이 영화 속에도 숨겨져 있다. 다른 영화 같으면 이스터 에그는 소수의 골수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개념이지만, 슈퍼 마리오의 캐릭터와 음악은 웬만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집중해서 보면 숨겨놓은 장치를 발견하게 될 지도. 원조 2D 시절부터 슈퍼마리오 64, 갤럭시, 마리오 카트, 동키콩, 루이지 맨션 등에서 가져온 요소를 다 때려 박은 이 영화의 이스터 에그는 몰라도 괜찮고, 알면서 보면 재미가 2배.  
 
주인공인 마리오의 목소리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크리스 프랫이 맡았다. 마리오 팬들 사이에서는 크리스 프랫과 마리오의 이미지가 매칭이 안된다며 반발이 있었지만, 이 사실을 모르고 실제 영화를 본 이들은 크리스 프랫인지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해냈다. 마리오의 최대 악당인 쿠파는 잭블랙이 연기했다. 이 배역엔 호불호 따윈 없다. 게임보다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쿠파로 재탄생했기 때문에. 잭블랙이 직접 작사, 작곡한 피치 공주를 위한 '피치송'에서는 잭블랙의 락커 본능이 여실히 드러나는데, 우스갯소리로 오스카 상 주제곡 부문 후보로 올라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니 더빙이 아닌 자막판으로 보는 걸 추천.  
 
영화가 끝난 후에는 쿠키 영상이 2개가 준비돼 있다. 엔딩 크레딧 중간에 하나 그리고 마지막에 하나. 참을성 있게 앉아 쿠키를 보다보면 속편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