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러브스의 새로운 향 에보니 & 카시스는 조 말론 CBE가 중동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제조한 첫 번째 향수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저녁, 만찬을 위해 다우선(아라비아 해안을 따라 물건을 운반하는 데 사용하는 무역선)에 앉아 있던 추억이 담겼다. 보랏빛으로 물드는 하늘과 물에 반사되는 아름다운 풍경, 만찬 위에 깔린 화려한 실크와 쿠션 등 화려하지만 평온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 시더우드와 패츌리 위에 대추의 진한 향과 잘 익은 블랙베리의 달콤함이 힘을 겨루는 것처럼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신제품 론칭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 러브스의 창립자 조 말론 CBE를 만났다.
코로나 19를 겪으며 전 세계적으로 향수 시장이 커졌다. 한국 소비자들은 과거와 달리 취향이 굉장히 깐깐해졌다. 지난해 여러 니치 퍼퓸 편집숍이 론칭하며 다양한 향수를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향기로운 도시 서울에서 조 러브스는 어떻게 어필할 생각인가?
저는 기업가이지만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어떤 기획이나 전략을 짜기보다는 제 창의성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편입니다. 한국 시장은 앞으로도 굉장히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객이나 우리의 파트너의 이야기를 경청하고요. 그것을 바탕으로 시장에 맞는 적절한 향수를 선택합니다. ‘에보니 & 카시스’는 현재의 여러 가지 분위기와 어울리는 완벽한 향수라고 할 수 있죠. 사람들의 취향이 점점 더 강한 향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어요.
조 러브스의 향이 다른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저는 삶과 창의성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입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요소라고 할 수 있죠. 실수하는 것이 겁나지는 않거든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매일 창의성을 발휘하고 제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냥 뻔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향보다는 서로 충돌하는 향 안에서 영감을 얻죠. 그래서 쿠튀르 패션 같은 열정과 정교한 과정들이 녹아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향은 중동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첫 번째 향수라고 들었다. 향 설명에 당신이 새로운 인생이라는 모험을 시작했다고 쓰여 있는데 이것은 어떤 모험의 시작인가?
1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며 그 지역마다 향수를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런던에서 살면 런던에 대한 그 향수를 만드는 식으로요. 지금은 두바이에 미라클 가든이라는 정원 맞은편 스튜디오에서 향수를 제조합니다. 사람들의 욕망을 담은 과감하고 강한 향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에보니 & 카시스’고 우드와 스파이스가 강렬하게 들어가 있죠.
꿈과 욕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꿈이나 열망, 열정 이런 것들이 내가 삶을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9개월 시한부로 암 선고를 받았고 그걸 극복하고 살아나면서 매 순간이 저에게는 보너스처럼 느껴져요. 이렇게 축복으로 얻어진 삶이니 최대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열정이 늘 있죠.
Jo Loves 에보니 & 카시스 EDT 100ml 23만9천원.
얼마 전 서울을 방문한 니치 퍼퓸 편집숍 창립자는 지난 삶을 돌이켜보면 운명이 계속 향수를 만들 수밖에 없던 삶으로 이끈 것 같다 회고했다. 당신의 삶을 돌이켜 봤을 때는 어떤가?
두 가지 다인 것 같아요. 일단 타고나기를 창의적인 일을 하도록 타고났죠. 제가 먼저 향을 찾았다 라기 보다 향이 저를 먼저 찾아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 예술가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가가 악기 연주를 할 때 하나의 관계성이 형성되는 것처럼. 저도 향수와의 어떤 관계가 여기까지 이끌어준 것 같아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저에게 향이 없는 삶은 상상이 불가합니다. 저는 향상 향수를 만들거나 향료에 둘러싸여 있고 매장에서 제가 만든 것들을 사람들이 경험하면서 즐거워하는 걸 보는 게 참 좋거든요.
봄이 되면 향수를 바꾸는 사람이 많다. 〈바자〉 독자들을 위해 봄에 어울리는 향과 그 향을 즐기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봄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화이트 로즈 & 레몬 리브스’나 ’망고 타이 라임’도 좋을 것 같아요. ‘망고 타이 라임’은 재미있고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향이라서 봄에 잘 어울리죠. 여기에 ‘에보니 & 카시스’를 레이어링 해도 좋습니다. 만약 남성분이시라면 샹젤리제 거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핑크 베티버’를 추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