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가을비가 내리던 도쿄.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신주쿠에 위치한 대형 전광판에 인상적인 애니메이션 영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물방울 무늬 호박’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가 등장하는 루이 비통의 3D 애너모픽 캠페인. 강박증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다채로운 색채를 활용해 최면을 거는 듯한 작업을 선보이는 그녀와 루이 비통이 10년 만에 다시 새로운 협업 컬렉션을 선보인 것이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솔크 연구소에서 열린 2023 크루즈 컬렉션에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모노그램 캔버스 위에 대담하게 그려진 쿠사마 야요이의 도트 패턴은 마치 실제 그녀의 손길을 거친 듯한 핸드 페인팅으로 재현되었다. 작가는 각 도트 패턴이 컬렉션에 구현되는 과정을 세심하게 살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품의 실제 무게와 질감 그대로를 카퓌신, 알마 백 등과 같은 하우스의 액세서리와 오브제에 표현했다. 루이 비통은 이번 프로젝트를 기념하며 도쿄의 랜드마크 곳곳에 미디어아트 이벤트를 선보였다. 위트 넘치는 캠페인 영상은 신주쿠를 비롯해 시부야 교차로의 빌보드를 뒤덮었고, 도쿄 시바공원과 6백 년의 역사를 지닌 조조지사원에는 협업 조형물이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도쿄타워에는 늦은 시간까지 작가의 도트 패턴을 연상케하는 형형색색의 조명이 켜지며 도쿄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물들였다. 루이 비통과 쿠사마 야요이. 장인정신을 통해 무한함을 추구하는 두 세계가 조우한 이번 협업 컬렉션은 2023년 1월 초 판매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