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코로나 시대에 나타난 컬렉션의 특징은?

특정한 컬러의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을까? 핑크와 노랑, 그리고 주황이 주는 감정적 효과에 대해.

BYBAZAAR2021.09.07

C’mon,

Dress

Happy

 
즐거움과 풍부함, 글래머에 대한 집단적 욕망을 의식적으로 반영한 피스들이 있어요. 이번 시즌 컬렉션에는 빛나는 노란색과 리치한 퍼플처럼 더 많은 컬러를 넣었어요. 모두가 다시 예쁘게 차려입고 클럽에 갈 수 있길 바래요. - 스텔라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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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뮤지컬 코미디 〈퍼니 페이스(Funny Face)〉의 한 장면을 떠올려보라. 다이애나 브릴랜드를 닮은 패션 에디터가 음산하고 우울한 기분에 대한 해결책으로 “핑크를 생각하라!”고 외친다. 이처럼 이번 2021 F/W 디지털 런웨이는 장밋빛으로 넘쳐났다. 테베 마구구 컬렉션의 펩토 비스몰(캐나다산 핑크빛 소화제) 핑크 컬러의 파워 수트, 캐롤리나 헤레라의 풍선껌 퍼프 소매 드레스, 구찌의 선홍색 깃털 장식 재킷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가을 시즌이 시작된다. “컬러는 삶이자 즐거움이죠!” 푸크시아 핑크, 레몬, 코럴 등 비비드한 타이츠에 A라인 미니스커트를 입은 삼총사를 피날레에 등장시킨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말했다. “이 세 가지 룩이 돋보이도록 런웨이에 한 번에 같이 나가길 원했어요. 우리는 새롭고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죠. 서서히 우리 삶을 되찾고 있으니 이를 축하해야 할 것만 같아요.”
 
우리가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난다면 정말 행복하게 옷을 입을 수 있을까? 지난해 36개 학회 연구팀이 발표한 〈사이언스〉지 논문에 따르면 색과 감정 사이에 특정한 보편적 연관성이 드러난다. 스물두 가지의 언어를 가진 6개 대륙 30개 국가에서 4천5백98명이 참여했다. 그들에게 12개의 컬러를 20개의 감정과 짝짓도록 했다. 예를 들어 즐거움, 기쁨, 안도감, 후회, 슬픔, 화…. 그 후 과학자들은 각각의 컬러와 감정 사이 연관성의 평균 확률을 계산하고 2백40여 개의 쌍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들을 식별했다. 물론 여기에는 ‘즐거움-핑크’를 포함한 노랑, 주황 등 베르사체 컬렉션에서 강조된 색상도 포함됐다. 이번 연구는 참여자들이 즐거움과 연관시킨 컬러의 옷을 입었을 때 단순히 더 즐거워했는가를 알아본 것은 아니다. 〈실험심리 학회지(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서 발표한 2015년 연구에서 스위스 연구진들은 로잔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공황적 공포’와 ‘기분 좋은 기쁨’을 묘사한 배우들의 동영상을 보고 감정에 가장 적합한 컬러를 선택하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실제로 두려움보다 즐거운 표현에서 보다 밝고 강렬하고 따뜻한 색을 선택했다. 빨간색에서 노란색으로 이어지는 스팩트럼 사이의 컬러들은 기쁨에 더 적합하고 반대로 청록색은 두려움과 가깝다고 여긴다는 것. 
 
결과적으로 의상 컬러는 감정적인 의도를 전달할 때 사용될 수 있으며, 사람들은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보다 밝은 컬러를 선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로에베의 스타일리스트 벤자민 브루노는 본능적으로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겨울, 코로나19가 유럽을 휩쓸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의 기분을 업시키기 위해 컬러풀한 티셔츠를 입고 스튜디오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너선 앤더슨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는 옐로 나파 가죽 코트와 오버사이즈 감귤색 스트라이프 수트처럼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힘을 줄 수 있는 피스들을 디자인하게 된다. 앤더슨은 또한 보기만 해도 감정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태양 광선 디테일의 부티와 커다란 파우치 백 등 긍정적인 컬러의 액세서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컬렉션은 저에겐 큰 일탈이었어요. 이렇게 형형색색의 것들을 디자인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가 설명한다. “문자 그대로 ‘컬러 테라피’에서 출발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컬러 팔레트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가고 싶었고, 감각적이고 또 섹슈얼한 느낌을 주고 싶기도 했어요.”    
 
 
스텔라 매카트니는 자연친화적인 비스코스와 PVC 프리 금속 조각 등 그녀의 전문 영역인 지속 가능한 소재를 바탕으로 주름 잡힌 밴디지 드레스, 시퀸 톱, 그리고 다른 화려한 옷들로 우리를 매혹시켰다. 
 
이 모든 건 탈출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리고 환상과 현실을 모두 섞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죠. 즐거움과 풍부함, 글래머에 대한 집단적 욕망을 의식적으로 반영한 피스들이 있어요. 이번 시즌 컬렉션에는 빛나는 노란색과 리치한 퍼플처럼 더 많은 컬러를 넣었어요. 이런 것들로 인해 모두가 다시 예쁘게 차려입고 클럽에 갈 수 있기를 바라요.
 
매카트니가 말한다. 한편 다른 컬렉션은 보다 할리우드식의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저는 진한 색조와 강렬한 컬러로 테크니컬한 환상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뭔가 다이내믹하고 영화적인 것을요.
 
조지 큐커의 1939년 코미디 영화 〈여자들〉에서 컬러를 착안, 컬렉션 필름 〈정글 레드〉를 만든 모스키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레미 스콧의 말이다. 특히 영화의 패션쇼 장면을 스콧식으로 연출했는데, 빨간머리 모델 카렌 엘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리 골드로 차려입고 챙 넓은 모자를 쓴 채 등장한다. 그녀 외에도 헤일리 비버, 프레셔스 리, 살롬 할로와 같은 스타들이 총출동하여 비비드한 붓 터치 느낌의 이브닝웨어와 깃털 장식 핑크 플라밍고로 치장한 새틴 소재 미니 드레스를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에이 포츠(A. Potts)의 디자이너 애런 포츠는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레인코트에 대한 행복한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노란색은 하이라이트가 될 예정이었죠.” 컬렉션에서 자신이 선버스트(sunburst)라 부른, 가장 눈에 띄는 컬러들은 주로 모델로 등장한 앨빈 에일리(Alvin Ailey) 무용단 댄서들이 입은 부드러운 셰이프로 선보였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 말했죠. ‘그래. 이런 어두운 공간에 있을지 아니면 즐겁고 가볍고 행복하고 긍정적인 곳으로 갈지는 너의 선택이야.’라고.” 올가을 기쁨을 희망한다면 우리는 모두 〈퍼니 페이스〉의 패션 에디터가 말했듯 “블랙을 버리고, 블루를 태우고, 베이지를 묻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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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황인애
  • 글/ Alison S. Cohn
  • 번역/ 이민경
  • 사진 제공 1/ Roe Ethridge,A. Potts
  • 사진 제공 2/ Cesar Buitrago,Courtesy The Designers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