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응답하라 화운데이숀: 2000s

ABC 분백분부터 트윈케이크, BB크림, 쿠션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추억을 소환해줄 베이스메이크업 연대기.

BYBAZAAR2021.07.01
 

HISTORY

OF

FOUNDATION 

 
얼짱, 동안, 생얼이란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던 2000년대. 한국의 베이스메이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다. 2000년대 초반의 베이스메이크업을 논하려면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빼놓을 수 없다. 배우 전지현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는데 화장기 없는 하얗고 보송보송한 피부에 촉촉한 입술이 포인트였다. 립은 립글로스와 틴트만 썼고(랑콤 쥬이시 튜브와 베네틴트가 불티나게 팔렸다) 베이스메이크업은 파우더가 필수였다. 파운데이션을 바른 후 루스 파우더로 마무리하거나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고 로션을 바른 후 간단하게 파우더 팩트만 바르는 이들이 많았다. 모공 하나 없이 보송보송한 피부를 위한 모공 프라이머도 인기였다. 
 
2001년 도도화장품 빨간통 패니아
트랜스젠더인 하리수가 모델로 등장했던 파우더 광고가 있었다. 도도화장품의 ‘빨간통 패니아’ 광고인데 “새빨간 거짓말”이란 카피와 하리수의 웃음소리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빨간통 파우더로 불렸던 이 제품은 엄마들 사이에 특히 인기 있어서 엄마 화장대에 놓인 빨간 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루스 파우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안나수이와 함께 한 번씩 거쳐갔을 제품이다.  
 
2004년 베네피트 닥터 필굿
전지현처럼 모공 하나 안 보이는 보송보송하고 하얀 피부에 대한 열망은 모공 가리기로 이어졌다. 베네피트의 ‘닥터 필굿’은 은색 틴케이스에 담긴 모공 밤으로 손끝에 묻혀 문지르면 마법처럼 모공을 가려주는 신박한 제품이었다.
 
2007년 라네즈 슬라이딩 팩트
CF 퀸으로 불렸던 전지현이 모델이었던 라네즈. 손으로 밀어 사용하는 슬라이딩 폰에서 본따 ‘슬라이딩 팩트’를 출시했는데 팩트를 쓸 때마다 광고 속 전지현처럼 멋있게 밀어 올리는 게 유행이었다.(주변 사람들은 상당히 꼴보기 싫어했다는 게 정설이다.) 당시 파우더 팩트는 20~30대에게 필수템이었는데 마몽드 파우더 팩트가 가장 인기가 있었고 라네즈 슬라이딩 팩트, 입큰 파우더 팩트까지 거의 세 파로 나뉘었다.
 
2000년대 중반엔 BB크림이 등장해 베이스메이크업의 판도를 뒤집었다. 메이크업베이스, 파운데이션, 파우더의 공식이 BB크림 하나로 단출해진 것. 원래는 독일 피부과에서 시술 후 붉은 기를 가리고 피부 재생을 위해 판매하던 제품인데 국내 피부과와 피부관리실에서 들여와 소량으로 판매하다 입소문이 났다. 여자 연예인들이 촬영 현장에 올 때 바르고 생얼이라고 주장하던 비밀 무기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한국인의 피부에 맞춘 BB크림이 국내에서 출시되기 시작했는데 30ml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수입 제품 대신에 용량은 늘고 가격은 저렴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국내 브랜드는 출시 경쟁이 심한 반면 수입 브랜드에서는 몇 년 뒤에나 BB크림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BB크림 열풍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 허나 BB크림은 큰 단점이 있었는데 저녁쯤 되면 얼굴이 잿빛이 되는 ‘다크닝’ 현상이 심했다. 대학 시절, 수업이 끝난 후 들른 편의점 거울에 비친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창백한 형광등빛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난 잿빛 얼굴이라니. 
 
2000년대 후반에는 광을 부각한 피부 표현이 각광받았다. 물광, 윤광, 촉광, 꿀광 등 다양한 광 트렌드가 휩쓸었던 시기다. K뷰티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쿠션 파운데이션이 탄생한 것도 이때. 처음으로 쿠션을 개발한 아이오페에서는 덧바르기 힘든 선크림을 대체할 편리한 선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후에는 파운데이션을 대신할 제품으로 새롭게 포지셔닝했다. 피부 광을 쉽게 만들어주는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으로 주목받았고 워낙 획기적인 제품이다 보니 특허권 침해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출시됐던 숨37 ‘모이스트 쿠션 파운데이션’ 때문에 아이오페가 LG생활건강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 모든 국내 브랜드에서 쿠션 제품을 출시하길 원하던 터라 이 소송은 큰 관심사였는데 결국 아이오페가 패소하며 쿠션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2007년 미샤 M 퍼펙트 커버 BB크림
‘빨강 비비’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BB크림이다. 로드숍 뷰티 브랜드의 선두에 있었던 미샤는 BB크림을 출시해 한 달 만에 10만 개 이상을 판매했다. 쫀쫀한 제형에 커버력과 스킨케어 효과가 인기 요인. 일본인 관광객의 BB크림 열풍의 중심에 있기도 했다.
 
2008년 아이오페 에어쿠션 선블록 SPF40/ PA++
쿠션의 시작은 모두가 알다시피 아이오페의 ‘에어쿠션’부터다. ‘에어퍼프’ 역시 신박했다. 두드렸을 때 그만큼 피부 표현이 매끈해지는 퍼프가 당시엔 없었다. 퍼프만 따로 사서 다른 파데를 바를 때 활용하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 에어쿠션은 2008년 출시 첫 해 13만7천 개가 팔린 것을 시작으로 2017년엔 누적 판매량이 무려 1억 4천만 개였다. 덕분에 주차장 스탬프에서 영감을 받아서 개발했다는 쿠션 개발자가 아모레퍼시픽 내에서 고속 승진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메이크업 트렌드가 바뀌는 건 미디어나 기술력의 영향이 크다. 적당히 피부 표현이 뭉개져 보이던 과거와는 달리 TV 화질이 점점 좋아지면서 파우더 입자가 부각되는 텁텁한 피부가 더는 예뻐 보이지 않게 되었다. 고화질에도 굴욕 없는 건강하고 윤기있는 피부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 광이 나는 피부 표현이 각광받으며 이를 위한 베이스메이크업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됐다. 아이오페의 쿠션 특허권 소송이 끝난 것을 신호탄으로, 2013년부터 국내 브랜드에서는 쿠션 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이 아니라며 쿠션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수입 브랜드에서조차 2015년부터 쿠션 제품을 선보였다. SK-II의 소용돌이 파데를 필두로 에센스가 함유된 꾸덕한 고체 파데 팩트 역시 인기였고, CC크림이 BB크림을 대체할 아이템으로 반짝 주목받기도 했다. 2010년대 후반에는 억지로 올린 광 느낌마저 부담스럽게 여겨지며 자연스럽게 빛나는 글로 피부가 트렌드가 되었다. ‘겉보속촉’의 세미매트가 트렌드의 양 축이 됐다. 
 
2009년~ SK-II 스킨 인 크림 파운데이션
일명 ‘소용돌이 파운데이션’이라 불렸는데 하얀색 부분에 스킨케어 성분이 담겨 있었다. 발랐을 때 고체 파운데이션 특유의 강력한 커버력으로 잡티를 모두 가려주면서 스킨케어 성분 덕분에 촉촉한 광이 올라와 써본 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2010년 당시 모델이었던 임수정의 동안 이미지를 활용해 동안 파운데이션으로 주목받으며 2010년 중·후반까지 엄마들 사이에서 특히나 핫했던 제품이다.  
2012년 샤넬 CC크림
CC크림의 원조는 샤넬이다. BB크림의 열풍이 일었던 당시 에스티 로더, 랑콤, 크리니크 등 수입 브랜드에서 면세점용으로 BB크림을 선보였는데 샤넬은 출시하지 않았고 대신에 CC크림이란 명칭을 단 신제품을 선보였다. 중국에 먼저 출시한 후에 한국에 출시하는 사이에 미즈온에서 CC크림을 출시한 것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당시 샤넬 CC크림은 BB크림에 스킨케어 기능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소개됐다. 촉촉한 제형과 피부톤 보정 능력 덕분에 한동안 찾는 이들도 많았지만 커버력이 약한 탓인지 BB크림만큼 사랑받진 못했다. CC크림 중에 인기 있었던 국내 브랜드 제품으로는 바닐라코의 ‘잇 래디언트 CC크림’이 있다. ‘CC’는 ‘Color Correct, Correct Combo, Care & Color’ 등 제품마다 다양하게 풀이되곤 한다.
 
2015년 랑콤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
수입 브랜드 중 처음으로 랑콤에서 쿠션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코덕들이 줄 서서 예약 구매를 했고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2016년 디올 디올스노우 블룸 퍼펙트 쿠션
디올은 드물게 쿠션 원조인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쿠션을 출시했다. 기술 MOU를 통해 만들어진 이 쿠션은 화사한 컬러와 자연스러운 윤광으로 사랑받았다.
 
2016년 에스티 로더 더블웨어 쿠션  
에스티 로더의 상징적인 파운데이션인 더블웨어가 쿠션으로도 출시돼 화제였다. 커버력과 지속력이 좋은 파운데이션의 장점에 촉촉함을 더했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의 여파로 2020년과 2021년은 메이크업의 암흑기로 불릴 만하다. 얼굴에 어떤 공을 들여도 마스크로 가려지니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이 메이크업을 할 맛이 안 나는 상황. 매달 모든 매거진에서 마스크 메이크업 아이템과 노하우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올 정도다. 마스크를 벗었을 때 굴욕을 선사하지 않을 만한 톤 보정 능력을 갖추되 묻어나지 않고 지속력이 있는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와 톤업 크림, 톤업 선크림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마스크네(maskne)’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마스크로 인한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이들이 늘었고 피부에 자극을 적게 주는 순한 성분의 비건 브랜드도 사랑받기 시작했다. 비건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샹테카이, 아워글래스 등 해외 비건 브랜드뿐 아니라 디어달리아, 아떼 등 국내 비건 브랜드도 주목받고 있다. 리퀴드 파운데이션은 나날이 진화를 거듭해 나가는 중이다. 컬러, 제형, 마무리감, 기능 등 저마다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2018년~ 맥 라이트풀 C+ 코랄 그라스 틴티드 프라이머 SPF45/ PA++++
코럴빛 틴트가 피붓결을 정돈하고 화사한 피부톤을 만들어 #마스크메이크업템으로 사랑받는 제품.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이 매력적이다.  
 
2019년~ 샤넬 레 베쥬 워터-프레쉬 틴트
캡슐이 들어 있는 젤리 같은 텍스처. 피부톤이 균일해지면서도 투명하게 표현되지만 커버력이 거의 없어서 처음 출시됐을 땐 호불호가 크게 나뉘었다. 코시국이 도래하면서 마스크 메이크업에 최적화된 베이스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2020년 라네즈 네오쿠션
온라인 사전 예약부터 완판 행렬을 이어간 라네즈의 히트작. 광고 속 모델 김유정이 고양이를 안고 볼을 대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피부에 얇게 밀착해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제형이 인기 비결이다. 에어팟을 연상시키는 미니멀하고 감각적인 디자인도 한몫했다.(CF 역시 전자제품 광고 느낌이었다.)
2021년 메이크업포에버 UHD 세팅 파우더
마스크 메이크업의 유지력을 높이는 루스 파우더의 인기가 높아졌다. 특히 메이크업포에버의 파우더는 출시된 지 오래된 제품이지만 마스크 시국에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파우더 특유의 건조함 없이 매끄러운 피부 표현이 매력. 뷰튜버들의 마스크 메이크업 팁 영상에 꼭 등장하는 ‘단골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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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지영
  • 참고/ 아모레퍼시픽 60 Years Creativity
  • 출처 1/ 유튜브 IVYTV,sobong official
  • 출처 2/ PONY Syndrome,D6S0N,각 브랜드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