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닥터마틴의 디지털 CDO 션 오닐과 나눈 현재 그리고 미래.

불멸의 패션 키즈, 닥터마틴의 CDO(Chief Digital Officer) 션 오닐(Sean O’neill)이 이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말한다.

BYBAZAAR2021.03.12

ENFANT

TERRIBLE

닥터마틴은 하나의 상징과도 같다. 시대, 문화, 스타일 모든 것이 융합된 이름. 이런 브랜드에서 일하면 뭔가 흥미로운 일이 가득할 것만 같은데 어떤가?
닥터마틴은 개성 있는 개인을 대변할 수 있는 아이코닉한 브랜드다. 이는 개인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한 단 하나의 독특함을 의미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음악을, 또 다른 이들에게는 예술을, 나의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해주는 동력과 같은 존재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문화의 코드로 대표되어 온 닥터마틴에서 일하는 것은 영광스럽기 그지없다. 나는 닥터마틴이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혁신하면서 현대화와 디지털라이징에 전념하고 있다. 이전에 시도된 적 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유니크하고 독보적인 닥터마틴의 이름을 걸고 할 수 있어 매 순간 흥미진진하고 즐겁다.
 
어느 인터뷰에서 당신이 13살에 닥터마틴을 구입해 신었다고 말한 것을 보았다. 할아버지가 아들과 딸, 손자까지 데려가서 함께 쇼핑할 수 있는 브랜드. 세대와 취향의 하이브리드가 된 시대에 닥터마틴은 더 확고하게 위치를 다진 것 같다.
닥터마틴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그 시대를 대변하는 새로운 서브컬처 문화의 중심부에서 자아표현의 상징이 되었다. 또한 음악과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각각의 개인에 의해 자발적으로 소비된 브랜드다. 나이, 세대, 국적, 성별 등에 한계 없이 누구와도 어울리는 제품으로 이를 착용한 사람 각각의 개성과 독창성을 대변해왔다. 이것이 모든 세대가 닥터마틴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지 않을까.
 
닥터마틴이 가진 동시대성이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에어 쿠션 솔을 개발한 클라우스 마틴 박사와 영국 노샘프턴셔의 윌러스턴에서 부츠를 제작한 그릭스가의 만남으로 탄생했다. 공장만 보면 1백20여 년 전에 시작되었고, 2020년에는 닥터마틴의 아이콘인 ‘1460’ 부츠가 탄생 60주년을 맞이했다. 시간적 개념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근현대사의 모든 중요한 장면에 닥터마틴이 함께했다는 사실이다. 늘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대변하며 자유와 저항의 심벌이 되었고, 나아가 패션 스타일과 문화의 아이콘이 된 것. 생각해보라. 이렇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 또한 한결같이 젊고 유니크한 브랜드가 있는지. 오랜 시간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유일무이한 브랜드. 여기에 닥터마틴의 역사적 의의가 있다.
 
 닥터마틴x소프넷x엔드.

닥터마틴x소프넷x엔드.

 
평범한 작업 부츠였던 닥터마틴이 문화와 스타일을 대변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계기가 있다면?
어느 특정한 한두 가지 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닥터마틴 부츠가 탄생한 1960년대는 문화 격변, 사회 혁명 등 전례 없는 변화의 물결을 겪었다. 이러한 다문화 시기에 노동자 계층을 지지하던 스킨헤드에 의해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레전드 록 그룹 더 후(The Who)의 기타리스트 피트 타운센트가 여러 무대에서 닥터마틴과 함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서브컬처의 본질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글램과 펑크로 대변되는 1970년대에 영국 서브컬처의 중심부에서 대표적인 자아표현의 상징이 되었으며, 80년대에는 미국 하드코어 뮤지션들에 의해 미국 서브컬처 신에서도 자유와 저항의 아이콘으로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에는 기존 주류 음악 시장을 완전히 뒤바꾼 그런지와 뉴 메탈, 이모(Emo)의 등장으로 뮤직 페스티벌의 대명사로 정의되었다. 이렇듯 닥터마틴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닥터마틴의 심장은 음악”이라고 할 만큼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자기 표현이 중요해진 오늘날 닥터마틴을 신는다는 것은 단순히 패션 아이템 하나를 착용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의식 있는 많은 이들의 정신과 애티튜드가 지금의 가치를 일궈냈다고 본다.
 
당신은 구찌, 버버리, 올세인츠, 닥터마틴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에서 일했다. 각각의 브랜드에서 배우고 느낀 점이 있다면?
미국 메릴린치 투자은행, 글로벌 사모펀드, 뉴욕 구찌 그룹과 영국 버버리의 전략팀을 거쳤다. 그 후 모든 경력을 뒤로하고 고객과의 접점에서 경험을 쌓고자 H&M 판매사원으로 원점부터 시작했다. 또 영국 올세인츠와 투자은행에서 10여 개의 패션과 소비재 브랜드를 총괄하는 최고 운영책임자를 지냈다. 닥터마틴에서 CDO를 맡게 되기까지 지난 24년을 되돌아보면 나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경험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것 같다. 특히 버버리에서는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앤절라 아렌츠가 버버리를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로서 리뉴얼하고 끌어올리는데 동참했다. 이때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여정을 디지털로 전환시키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디지털 패션쇼, 쇼핑 가능한 패션쇼, 그리고 패션쇼에 AR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올세인츠에서는 영국 본사를 비롯하여 미국과 아시아 지사에 근무하면서 각 지역에 맞는 현지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험했다. 이는 마케팅, 디지털, 고객과의 소통 등 전방위적인 면에 해당된다. 닥터마틴에서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동시대적으로 현대화하는 작업, 그리고 빠르게 급변하는 온라이프 시대에 맞춘 리테일테인먼트(오락과 소매업의 결합)의 경험을 디지털로 선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빅 이슈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닥터마틴의 노력이 있다면?
닥터마틴은 지난 60년 동안 유행을 타지 않고 지속성이 강한 타임리스 제품을 만들어왔다. 이것이 지구 그리고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옳은 일이라는 믿음이 있다. 또한 2019년 지속가능성 전략을 수립하며 디자인, 제품 생산, 판매에 있어서 좀 더 책임감 있고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제품 소재에 있어서는 베지터블 레더(면으로 만든 인조가죽)를 개발하고 사무실, 생산, 운송, 유통, 매장까지 에너지 절약과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시설 개선 등 다양한 방면에 노력 중이다.
 
1979년 런던 킹스로드의 펑크족들.

1979년 런던 킹스로드의 펑크족들.

 
팬데믹으로 인해 이커머스 비즈니스는 더욱 중요해졌다. 최근 닥터마틴 코리아의 이커머스 매출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고 들었다.
닥터마틴의 디지털 트랜스폼 작업은 2018년 4월부터 계획이 수립되어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그 골격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스토어 매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음에도 오프라인 고객들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하여 소통하고 구매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시장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미리 예측하고 빠른 시간 내에 강하게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사이즈 추천 솔루션’과 ‘AR 가상 쇼룸’ 같은 새로운 디지털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한다면?
고객들의 참여와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AR, VR, XR 기술을 새롭게 활용하고자 한다. 가상 쇼핑 및 스타일링은 기본이고, 더욱 즐거운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할 계획이다. 바로 게임과 기술을 접복한 게이미피게이션. 이는 고객들의 관심을 유도함과 동시에 즐겁게 동참할 수 있도록 게임의 메커니즘을 사이트에 접목시키는 것으로,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
 
이커머스 비즈니스에서 소비자를 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는다면?
끊임없이 고객에게 새로운 흥밋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해주는 것. 충성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새로운 트렌드의 변화 속도는 빨라지고 시간 간격도 좁아져서 더욱 민첩하게 대응해야만 한다.
 
서브컬처 문화의 상징, 닥터마틴.

서브컬처 문화의 상징, 닥터마틴.

닥터마틴이 진출한 60개국 중 대한민국이 최초로 홈페이지 리뉴얼을 진행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한국 시장은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전 디지털 산업에서(특히 모바일 분야에서) 전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나는 새롭게 선보이는 플랫폼은 슈즈 회사가 아닌 테크 컴퍼니처럼 운영되길 원했다. 빠르게 시장에 대처하는 기동성과 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닥터마틴의 사이트는 매주 기능과 특징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는 타 패션 브랜드에서 시도된 적 없는 아니 오히려 역행하는 ‘이스트 투 웨스트 전략’이다. 과거에는 서양의 성공사례를 한국, 아시아에 들여왔다면  한국에서 첫 시도를 감행하고 그것을 전 세계에 확대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없었던 성공적인 시도로 여겨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감사하게도 전 세계의 유명하고 핫한 브랜드, 아티스트들과 컬래버레이션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인 이유도 있지만 슈프림과의 작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닥터마틴의 라스트 모양에 가장 큰 변화를 주었고 베이식한 듯하지만 스타일리시한 업솔 디자인으로 어느 스타일에나 어울리는 동시대적인 신발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역시나 닥터마틴의 시그너처 슈즈인 ‘1461’로 매달 새로운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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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황인애
  • 사진/ Dr.Martens,Getty Images
  • 웹디자이너/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