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지켜줘

골프는 보통 4인이 한 조가 되어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약속을 취소하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약속을 어길 수 있는 경우는 “본인 사망일 때만 괜찮다”고 얘기할 정도. 정말 부득이할 경우 대체 멤버를 반드시 구하자. 전주현(‘클로브’ 디렉터)
그림자를 간수하자
그림자가 길면 밟힌다. 동반자가 퍼팅 어드레스를 취하고 있는 중요한 순간, 볼 위로 그림자가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해보자. 제대로 라인을 살피기도 힘들고 거리 측정도 어렵다. 연습 퍼팅 할 때 자기 그림자 간수를 잘하자. 최용빈(포토그래퍼)

샷 할 때 너무 오래 시간을 끄는 사람들이 있다. 골프는 팀 플레이 스포츠다. 다른 사람 흐름도 좀 생각하자. 아님, 혼자 치는 걸 추천한다. 강윤희(‘사우스 케이프’ 골프웨어 마케팅)
티오프 시간에 늦지 마라
체크인도 하고, 골프화도 갈아 신고, 선크림도 바르고, 스트레칭과 멘탈 관리도 해야 한다. 티오프(Tee-off) 시간 최소 20분 전까지는 준비를 끝내는 센스를 발휘하자. 티샷 직전 헐레벌떡 도착하면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부산스럽고, 맹렬히 쫓아오는 다음 팀에게도 실례다. 엘리스(모델)
공 두 번씩 치지 마라
아쉬운 마음은 알겠지만, 자체적인 멀리건(벌타 없이 주어지는 세컨드 샷)은 동반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박혜수(〈코스모폴리탄〉 편집장)

플레이 순서를 지키자. 첫 번째 홀은 주로 제비뽑기로 정한다. 그 뒤부터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첫 티샷을 날리면 된다. 존경의 의미를 담아 ‘아너(Honor)’라 부르는 만큼 그의 권리를 제발 지켜주자. 박버금(‘소셜그린클럽’ 디렉터)
훈수 두지 마라
가르쳐달라고 하기 전엔 ‘레슨 프로’로 빙의 금지다. 골프 치는 방법은 사람마다 너무 다르고 정석이 없다. 부탁도 전에 동반 플레이어의 스윙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연습은 연습장에서, 필드에서는 경기만 해라. 이주은(‘카를라오토 서울’ 대표)

티잉 그라운드 위에서 여러 명이 우르르 서 있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원래는 플레이어 한 명만 올라가는 게 원칙이다. 서 있을 곳이 여의치 않다면 최대한 사이드에 자리 잡을 것. 특히 그린 위, 동반자의 퍼팅 라인(공과 홀을 연결하는 가상의 선)을 밟는 것은 최악의 매너다. 티샷 후 다음 샷으로 움직일 때, 다음 홀을 향해 도보 혹은 카트로 이동 때 역시 그린에서 살짝 우회하여 다니는 게 좋다.특히 생각 없이 걷다가 동반자가 날린 공에 맞는 불상사들 조심하자. 김윤경(코오롱 ‘G/Fore’ 브랜드 매니저)
목소리를 낮춰라
동반자가 드라이버를 잡고 공을 칠 때까지 침묵하자. 필드 위에서는 작은 동작이나 소음에도 예민해지기 십상이다. 휴대폰은 무음으로, 셀카나 수다도 잠시 중지할 것. 클럽 하우스, 그늘집, 라커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성은(‘마크앤로나’ PR 마케팅)

물론 가볍게 한두 잔은 괜찮다. 근데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는 취하지 않는다”란 핑계로 과음을 일삼는 골퍼들이 꼭 있다. 그늘집에서 세월아 네월아 마시다 보면 앞 팀과의 간격이 벌어져 다른 팀에게 피해를 주고, 카트 음주 운전도 무척 위험하다. 만취 골퍼가 되어 소동 일으키지 말자. 최원석(티칭 프로)
공에 집착하지 마라
공이 내 맘대로 날아가준다면 좋으련만, 참 쉽지 않다. 들어가지 말아야 할 덤불이나 깎아지르는 곳에 떨어지기 일쑤. 포기할 땐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건만 꼭 캐디와 함께 긴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보는 사람도 불편하고, 플레이 시간도 방해된다. 다른 팀 플레이하는데 불쑥불쑥 그린 위로 끼어드는 것은 특히 꼴불견이다. 2019년 개정된 ‘골프 규칙’에서도 공을 찾기 위해 허용하는 시간을 5분에서 3분으로 줄였다. 전효진(‘오티드’ 대표)

본인에 심취해 주야장천 연습 스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연습 스윙으로 감을 찾을 때 우리의 뒤통수는 화끈거린다. 간단한 연습 스윙은 매너 골프의 기본. 배진선 (홍보대행사 '셀렉트 커뮤니케이션' 대표)
얼렁뚱땅 타수 줄이지 마라
그런다고 없던 실력 느는 것 아니다. 전성민(패션 바이어)
캐디와 티격태격하지 마라
캐디도 사람이다.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다. 본인 스타일에 맞추려고 하다 보면 당연히 분위기가 흐려진다. 자기 스코어를 애먼 데 화풀이하지 마라. 간혹 하인 부리듯 반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같이 골프 치기 싫어진다. JDZ(포토그래퍼)

까다로운 복장 규정이 완화되는 추세지만, 너무 짧은 스커트는 여자가 봐도 민망하다. 캐디들 대부분이 “골프웨어를 제대로 갖춰 입은 골퍼에게 잘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레깅스, 등산복, 청바지도 사절이다. 오기현(‘무신사’ 마케팅)
딴짓 하지 마라
동반자의 샷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 꼭 있다. 본인 샷만 중요한 거 아니니 딴짓 하지 말자. 잘했으면 잘했다고 적당히 호응해줄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 라운딩에도 초대될 수 있다. 허귀랭(‘말본 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