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가 돌아왔다. 앨범이 아닌 첫 산문집으로. 밴드 해체 후 지난 2년간 생활인이자 대중 음악가로서의 자신을 곰곰이 들여다 보고 느낀 생각과 감정을 글로 풀어냈다. 새 냉장고를 주문한 일부터 라면을 끓이는 방법, 휴일을 즐기는 법과 물건을 정리하는 일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다반사적인 이야기가 장기하표 노래 가사처럼 솔직하고 유쾌한 문체로 담겼다. 모두가 별 다를 바 없는 일상, 뾰족한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괜찮은 하루하루를 즐기는 슬기로운 장기하식 삶의 태도가 엿보인다.
핫펠트 〈1719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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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 잠겨있던 시간들에 대하여, 핫펠트
끊임없이 정진하며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씩씩하게 그려가는 핫펠트의 비밀스러운 고백을 담은 첫번째 책. 제목의 1719는 핫펠트가 싱어송라이터로의 행보를 보여준 2017년부터 2019년까지를 의미한다. 그녀는 이 기간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어둡고 지독했던 시기로, 마치 사춘기를 지나는 17-19세의 불안정한 감정들이 계속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짧은 호흡의 감성적인 글과 입체회화 작가 김지윤의 그림이 어우러져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지난 10년간 가수, 배우, 라디오 DJ 등 다양한 영역을 종횡무진 오가며 활동해온 전효성이 서른 남짓 살아오면서 겪은 부침과 여러 경험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주목을 받을 때의 기쁨과 충만함이 컸던 만큼 제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 느꼈던 깊은 좌절과 불안감.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다시 일어설 힘을 얻기까지. 오래 매만지고 다듬은 흔적이 역력한 문장 속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그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자기 답게,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다독이는 전효성의 다감한 응원.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에서 통번역가로,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실험하며 발전해가고 있는 혜림이 쓴 첫 에세이. 치열한 아이돌의 세계를 지나 온전한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해온 그녀가 사랑과 인간관계, 인연에 관해 느낀 단상을 기록했다. 인생의 어떤 역경과 실패 속에서도 결국 사랑만이 우리를 강하게 붙들어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몸소 체득했다는 혜림의 진솔한 이야기가 다독임이 필요한 지친 마음에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