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ulture

지금 꼭 봐야할 전시 5

굳게 닫혔던 미술관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지금 서울에서 열리는 가장 주목받는 전시 5.

BYBAZAAR2020.06.02

ART

THE LIST

Claire Tabouret, 〈The Siblings(orange)〉, 2020, Acrylic and ink on paper, 139.7x106.7cm(55x42 inch). Framed: 158.1x125.1x5.1cm(62 1/4x49 1/4 x 2 inch). Photo: Martin Elder. Courtesy the artist and Perrotin. Claire Tabouret, 〈Zino and Enea (blue)〉, 2020, Acrylic and ink on paper, 139.7 x 106.7 cm | 55 x 42 in. Photo: ⓒMarten Elder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Claire Tabouret, Photo: ⓒGuillaume Ziccarelli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탐험하는 초상화
클레어 타부레(Claire Tabouret)는 오래전 회화작가들에게 크나큰 유산을 얻었다. 중고품 가게에서 발견한 빅토리아시대의 사진을 작품으로 재해석한 〈The Siblings〉 시리즈는 뭉크의 〈오스고르스트란의 네 소녀들〉에서 강한 영감을 받았다. 화면 구성과 인물들의 정서적·심리적 상태 표현이 뭉크의 작품과 포개진다. 마네의 그림 속 주인공이 정면을 향해 관람객을 바라보듯 타부레의 그림 속 인물들 또한 관람객에게 말을 거는 듯한 모양새다. 페로탱 갤러리에서 열리는 «형제자매들(Siblings)»전은 2019년부터 작업한 신작 모음이다. 모임이 빈번하고 사회적 교류가 활발하던 때를 지나 전 세계가 봉쇄되고 생활이 근본적으로 바뀐 시점에 작품을 완성했다. 그 시기 동안 작품을 향한 관점 또한 변화를 거쳐 이 인물화들은 공동체의 힘, 분리 속에서도 연대감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7월 10일까지.
 

 
박영숙, 〈그림자의 눈물 3〉, 2019, C-Print, 180x240cm. 박영숙, 〈그림자의 눈물 1〉, 2019, C-Print, 180x240cm. 박영숙, 〈그림자의 눈물 16〉, 2019, C-Print, 120x160cm.
부재不在의 존재
신체를 활용하여 여성 억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오던 작가 박영숙이 새로운 기법으로 관객을 찾는다. 화면을 압도하던 인물의 몸 대신 오브제가 그 공백을 채운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그림자의 눈물»은 사람의 발걸음이 끊긴 지 오래된 제주도의 곶자왈을 배경으로 한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 사이에 무심히 놓인 오브제들은 보는 이들이 그의 존재를 인지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을 금기된 것과 허락된 것, 일상적인 것과 신비로운 것, 무의식적인 것과 의식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교차로로 이끈다. 그 길은 곧 여성의 삶과 박영숙의 정신을 엮어온 성찰의 길이자 그의 예술 세계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버려졌다는 금기의 땅은 여성의 삶과 닮았다. 지금은 버려졌지만 결국 누군가는 존재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그의 작품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여성들의 업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했던 여성들의 삶, 그리고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삶에 대한 의지를 떠올리게 한다. 6월 6일까지.
-컨트리뷰팅 에디터/ 문혜준 





1 김환기, 〈우주 05-IV-71 #200〉. 2 권영우, 〈무제〉. 3 백남준, 〈마르코 폴로〉. 4 도상봉, 〈정물〉. 5 이중섭, 〈황소〉.

1 김환기, 〈우주 05-IV-71 #200〉. 2 권영우, 〈무제〉. 3 백남준, 〈마르코 폴로〉. 4 도상봉, 〈정물〉. 5 이중섭, 〈황소〉.

SINCE 1970
1970년 4월 4일 인사동 사거리에 현대화랑이 문을 열었다. 반백 년이 흘러 작은 화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갤러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대갤러리 개관 50주년을기념하는 특별전 «현대 HYUNDAI 50»은 시대와 전시 공간, 작품별 테마에 따라 1, 2부로 나뉘어 3개월 동안 열린다. 1부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40명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이고, 2부는 1990년대 이후 전시에 참여했던 국내외 작가 40여 명의 작품으로 채운다. 그동안 이곳에서 소개된 적 있는, 한국 구상미술의 전통을 계승해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완성한 서양화와 동양화 작가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서양화가 박수근과 이중섭의 대표작과 박서보, 유영국, 이우환, 이응노 등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계보를 훑을 수 있는 작품이 질서 있게 전시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기록한 김환기의〈우주 05-IV-71 #200〉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구상한 백남준의 대형 TV 조각 〈마르코 폴로〉가 한자리에 놓인다. “돈을 좇았다면 50년을 못했고 화가들과 맺은 인연과 의리로 여기까지 왔다”라는 박명자 회장의 말처럼 세기를 넘어 이어진 예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기회다. Part I 5월 31일, Part II 6월 12일부터 7월 19일까지. 
 

 
Billy Childish, tree overlooking sea, 2017,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Billy Childish, wolf in birch trees, 2019,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Billy Childish, Irises, 2020,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More & More
빌리 차일디시(Billy Childish)는 화가이자 1백50개의 LP를 녹음한 음악가이며 다섯 권의 소설을 내고 40여 편이 넘는 시를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나는 어린아이가 그리는 것과 같이 그림을 그린다”는 본인의 구술처럼 그림도 직관적으로 빠르게 그려낸다. 그의 힘찬 회화는 수정 작업 없이 한자리에서 완성하는 싱글 세션 작업이 대부분이다. 해 질 녘이 담긴 목가적인 풍경화부터 화병에 꽂힌 꽃을 그린 정물화까지 익숙할 대로 익숙한 장면이지만 창조자의 굳은 에너지가 그대로 흘러 넘치는 화폭은 강렬하게 시선을 끌어당긴다. «늑대, 일몰 그리고 자신(Wolves, Sunsets and The Self)»은 리만 머핀 갤러리에서 6월 27일까지.
 

 
윤형근, 〈Burnt Umber _ Ultramarine Blue〉, 1999, Oil on linen, 227.5x181.6cm. Image ⓒYun Seong-ryeol. Courtesy of PKM Gallery.윤형근, 〈Burnt Umber _ Ultramarine〉, 1991, Oil on linen, 227x181.7cm. Image ⓒYun Seong-ryeol. Courtesy of PKM Gallery.윤형근, 〈Burnt Umber _ Ultramarine Blue〉, 1989, Oil on linen, 162x97cm. Image ⓒYun Seong-ryeol. Courtesy of PKM Gallery.
The Art of Minimalism
이탈리아 베니스 포르투니 미술관과 미국 뉴욕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의 전시를 잇는 회고전 «윤형근 1989-1999»가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꾸밈없이 대범하고, 작위와 기교가 없는 작품세계는 한 차례의 변화를 거쳐 완성되었다. 1991년 미니멀 아트의 대가 도널드 저드(Donald Judd)와의 만남 이후다.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번짐 기법은 보다 구조적이고 대담한 형태로 진화되었다. 서구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아 단순함에 초점을 맞춘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말 사이의 작품을 모은 이번 전시는 윤형근만의 깊이 있는 독창성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6월 20일까지.
-컨트리뷰팅 에디터/ 문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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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의령
  • 사진 제공/ 갤러리 현대 ⓒ(재)환기재단 환기미술관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