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옷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워드로브 웰니스, 한마디로 건강한 옷장을 위해 우린 어떤 것들을 고민해야 할까? 지금껏 만나본 패션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되짚어보고, 관련 저서들을 탐독해본 결과 옷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눠 나름의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

BYBAZAAR2020.03.16
 

1) 먼저 과거의 옷장부터 살펴보자. 역시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옷장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디톡스를 실행하는 것.

2018년에 출간된 후 2년간 아마존 베스트셀러 패션부분 1위를 지킨 〈The Curated Closet〉의 저자 아누슈카 리스는 자신의 스타일과 삶의 방식에 꼭 맞는 옷들로만 옷장을 꾸리는 ‘옷장 큐레이션’은 필수라고 말한다. 즉 트렌드나 스타일 분석, 천편일률적인 필수아이템 목록과 상관없이, 그날그날의 자신감과 영감을 얻는데 필요한 옷들로만 옷장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를 ‘고급 클럽’에 비유했는데, 그 표현이 아주 재미있다. ‘옷장을 업그레이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좀 더 까다로워지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것이다. 우리의 옷장은 선별된 멤버만 입장할 수 있는 고급 클럽과도 같다. 사랑하는 옷, 입을 때 설레는 옷만 들여보내라. 잘 맞지 않는 옷, 긁히거나 뜯긴 옷, 그럭저럭 괜찮은 옷, 스타일과 맞지 않는 옷은 초대하지 말자.’ 그녀의 말을 따르기 위해선 옷장 전체를 샅샅이 뒤져 스타일에 맞지 않거나 오랫동안 입지 않은 아이템을 모조리 처분해야 한다. 팔거나 기부할 수 있는 아이템부터 기념으로 간직해야 할 아이템, 버려야 할 아이템, 시험적으로 분리해볼 아이템, 다시 옷장으로 돌려보낼 아이템, 수선을 맡겨야 할 아이템까지, 옷이 많으면 많을수록 큰 결심이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과거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신발장 큐레이션만 진행해본 결과, 굽이 너무 높아 한번도 신지 못한 부츠 1켤레와 너무 헐어서 버려야 할 스니커즈 2개, 이제는 신지 않게 된 모 SPA 브랜드의 펌프스와 스틸레토 힐(그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을 무려 5켤레나 발견했다.
 

2) 옷장의 현재, 이건 쇼핑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이 포인트다.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 품질을 따지는 건 결국 의류 쓰레기를 줄이는 것과 연결된다. 미국에서는 1인당 연간 평균 약 30kg의 의류 쓰레기를 배출하고, 영국에서는 연간 의류소비량인 2백만톤 중 약 1백만 톤이 폐기되는 현실에서 1+1 이벤트 혹은 20% 추가 세일 등에 현혹되어 그저 그런 제품을 사들이는 것은 명백히 무책임한 행동이다. 대개 핏도 좋고 편안한 옷들은 전체적인 질이 어느 정도 입증된 셈. 그러나 내구성이 좋은지, 두어 번 세탁하고 뜯어지는 건 아닌지 꼼꼼하게 확인하길 권한다. 더 나아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인지 체크해 볼 것. 패션산업에서의 지속가능성은 친환경 소재 사용, 자원 보호 등을 아우르는 환경적인 기준과 노동자의 인권보호, 공정노동이 포함된 사회적인 기준, 공정무역과 같은 경제적인 기준, 다양한 인종과 다문화를 인정하는 문화적인 기준, 총 4가지로 나뉜다. 기준이 복잡한 만큼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브랜드를 찾긴 매우 어렵겠지만, 사람과 동물, 환경 모두를 고려해 완성된 소재인지, 옷을 만드는 제작자와 입는 소비자의 건강이 보장된 공정을 통해 완성된 것인지, 이 두 가지만 해당되어도 훌륭하다. 그렇다면 이 옷들이 구매 욕구를 자극할 만큼 실제로도 매력적일지 의심스러운가? 앞서 언급한 네타포르테의 넷 서스테인 캡슐 컬렉션 외에도 H&M의 컨셔스 컬렉션, 에코 패션의 여왕 스텔라 매카트니의 2020 S/S 뉴 룩들, 프라다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의 피스들, 콜빌, 제르마니에, 매기 마릴린 등 그간 〈바자〉가 소개해온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떠올려보라. 이처럼 품질과 매력적인 디자인, 사회적인 책임의식까지 갖춘 제품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 옷장의 미래를 위해 세탁과 관리, 수선에 섬세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제품을 구매하기 전 세탁표시 라벨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고,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부적절한 관리만큼 빠르게 옷을 망치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도 없다. 이 제품에 장기적으로 필요한 관리를 해줄 의향이 있는지,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하길 권한다. 다행스럽게도 현시대엔 옷 관리에 큰 도움이 되어줄 기특한 아이템이 하나 존재하는데, 에어드레서, 스타일러로 불리는 의류 클리닝 가전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에는 1인가구에도 널리 보급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옷을 관리할 때 특히 소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데, 삼성 에어드레서는 등산복, 고가의 패딩 아우터, 가죽, 캐시미어 니트 등 소재 별로 민감하게 관리해야 할 때도 맞춤 메뉴가 있어 관리가 간편합니다. ‘긴 옷 케어존’을 사용해 롱 드레스 및 패딩도 관리할 수 있고요. 또한 옷에 베인 악취 제거는 물론 전용 아로마시트를 활용해 향기를 입힐 수도 있고, 제트스팀이 옷의 겉과 안감에 붙어있는 각종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살균해주기 때문에 매번 세탁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말이다. 이쯤 되면 머지 않은 미래엔 세탁기만큼이나 일상적인 가전제품이 되지 않을까.



4) 위기에 놓인 옷장 앞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단어, 미니멀리즘

이건 심플함과는 다른 이야기다.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모든 일에 약간의 의도를 더하고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유행을 좇거나 다른 이들의 조언을 따르기보다는 더 많이 생각하고 선별하는 것. 자신과 자신의 삶에 어떤 것이 궁극의 제품인지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미니멀리즘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분명 당신의 옷장을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패션계의 대모 비비안 웨스트우드 여사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적게 사되, 더 잘 골라서, 오래 입어라.”고. 덧붙여 〈The Curated Closet〉의 저자 아누슈카 리스는 책을 통해 ‘미니멀리즘은 숫자 게임이 아니다’고 전했다. 결국 워드로브 웰니스의 목표는 옷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아닌, 최대한 자신에게 맞는 실용적인 옷장을 꾸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옷장 속에 얼마나 많은 옷을 가질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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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진선
  • 참고 문헌/ 〈The Curated Closet〉,〈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마케팅〉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