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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루시아 피카의 집

파리에 위치한 루치아 피카의 집은 그의 메이크업 스타일만큼이나 생생하고 대담하다.

BYBAZAAR2020.01.15
 

MY LIFE,

  MY STYLE

(오른쪽) 라운지에 앉아 있는 루치아 피카. 캐시미어 니트, 울 트위드 팬츠는 모두 Chanel. 주얼리는 본인 소장품.

(오른쪽) 라운지에 앉아 있는 루치아 피카. 캐시미어 니트, 울 트위드 팬츠는 모두 Chanel. 주얼리는 본인 소장품.

“메이크업을 가면처럼 이용해서는 안 돼요. 있는 그대로를 아주 잘 살리는 게 중요해요.” 이탈리아 출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치아 피카(Lucia Picca)가 말했다. 그는 모던한 시각으로 내추럴하고 생기 넘치는 뷰티 룩을 창안,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손꼽힌다. 샤넬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그는 매년 여덟 번의 컬렉션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브랜드의 뷰티 캠페인, 컬렉션 쇼의 콘셉트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런던 동부와 파리에 위치한 집을 오가며 생활하는 루치아 피카. 그가 파리 6구에 있는 햇살 가득한 자신의 아파트로 우리를 초대했다. 부드러운 레드 립, 윤기 나는 앞머리, 스모키 아이라이너로 대변되는 시그너처 룩은 여전했다.
빈티지 리바이스 501 진과 마가렛 호웰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고 샤넬 펌프스와 소피 빌 브라헤의 귀고리로 마무리한 피카가 우리를 따뜻하게 반겼다. 그의 집은 피에르 차포의 다이닝 테이블부터 파리의 유명한 옥션 피아자(Piasa)에서 힘들게 구했다는 이고르 로드리게스의 긴 의자, 조지 나카시마의 커피 테이블 등 미드센트리풍의 매혹적인 가구로 꾸며져 있다. 벨벳 빈티지 소파는 루프레히트 스크립의 벽 조명, 마틸드 마틴의 꽃병, 할리 위어, 벤 발로, 제이슨 브링커호프의 작품과 함께 화려한 분위기를 더한다. “우리는 물건을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담긴 역사와 마법을 함께 구입하는 거예요.”
 
1 욕실. 2 라운지. 3 침실에서. 모슬린 셔츠는 Chanel. 탱크 톱과 데님 진은 본인 소장품.

1 욕실. 2 라운지. 3 침실에서. 모슬린 셔츠는 Chanel. 탱크 톱과 데님 진은 본인 소장품.

나폴리에서 태어나 도시의 컬러풀한 벽화에 둘러싸여 자란 피카. 일찍이 메이크업에 빠지게 된 계기 또한 어린 시절 덕분이라 말한다. “씻기 전에 욕실 문을 잠그고 메이크업을 한 시간씩 하고는 했어요. 그리고는 다 씻고 나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문을 열고 나가는 거죠.” 스물두 살의 나이에 런던에 온 피카는 그리스페인트 메이크업 스쿨의 트레이닝 코스를 등록한 후 그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런던은 너무나 자유로웠어요.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죠. 모든 문화를 포용하는 도시예요. 이런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가 저로 하여금 마음을 열고 창조적인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었죠.”
피카는 그 후 코벤트 가든에 있는 컬트적인 성향의 뷰티 부티크 파우트(Pout)와 슈에무라에서 점원으로 경험을 쌓은 후, 샬럿 틸버리의 어시스턴트가 된다. “그 기회를 잡은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샬럿은 함께 일하기에 정말 훌륭한 분이었죠. 재능뿐만 아니라 배려심이 깊고 포용력이 넓은 사람인 데다 좋은 멘토였어요.” 그는 샬럿 틸버리를 도우며 3년 동안 기술을 연마한 후, 2008년 프리랜서의 길을 택한다. “벅찼지만 저만의 스타일을 찾고 팀을 찾는 결정을 해야 했어요. 함께 최고의 작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포토그래퍼나 스타일리스트 같은 분들 말이에요.” 독립 후 그는 알라스데어 맥렐란, 윌리 반데페르, 유르겐 텔러 등 내로라 하는 사진가들과 함께 작업하며 본격적인 커리어를 쌓게 되었다.
 
(왼쪽 위) 다이닝룸에서. 코튼과 캐시미어 소재의 퀼로트 팬츠는 Chanel. 터틀넥 니트와 슈즈는 본인 소장품.

(왼쪽 위) 다이닝룸에서. 코튼과 캐시미어 소재의 퀼로트 팬츠는 Chanel. 터틀넥 니트와 슈즈는 본인 소장품.

샤넬의 전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터 필립스가 디올로 떠나면서 피카는 샤넬에서 일 년 반 동안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었다. 그 후 2015년, 최초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밝은색과 선명하고 대담한 립스틱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피카는 칼 라거펠트와 함께 그의 패션 컬렉션을 완성해줄 메이크업 아이템을 만들었다. “그분과 함께 쇼를 준비하고, 광고 캠페인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그렇게 대단한 인물은 왠지 동떨어져 있고 차가운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정말 그렇지 않았어요. 감정적으로도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었죠.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데다가 배려 넘치는 분이었어요.”
피카의 데뷔작 ‘르 루쥬 컬렉션 넘버 원(Le Rouge Collection No 1)’은 빨간색을 향한 애착과 샤넬에서 중요한 메인 컬러 역시 ‘레드’라는 것에 착안해 완성한 것이었다. 2019년 F/W 컬렉션 ‘느와르 에 블랑 드 샤넬(Noir et blanc de chanel)’은 파리의 모노크롬적 미학과 하우스의 블랙 앤 화이트 컬러 코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토록 완벽하고 체계적인 브랜드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에 모던함을 더하고 싶고, 좀 더 실험적인 방향으로 럭셔리를 보여주고 싶어요.” 새로운 컬러와 질감을 찾기 위한 시장 조사 여행 또한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 최근작이기도 한 2019년 S/S 컬렉션 ‘아시아의 비전: 아트 오브 디테일(Vision of Asia: the Art of Detail)’은 도쿄와 서울 여행에서 영향을 받았다. 2018년 나폴리 방문에서 본 카나리아의 선명한 옐로 컬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한 네일 컬러 역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콘셉트는 아름다울 수도, 환상적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것을 현실적으로 풀어내야 하죠. 이러한 컬러들이 여성의 얼굴과 피부에 잘 맞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1 실버 목걸이는 Sophie Buhai. 니트와 팬츠는 모두 본인 소장품. 2 욕실 풍경.

1 실버 목걸이는 Sophie Buhai. 니트와 팬츠는 모두 본인 소장품. 2 욕실 풍경.

피카의 옷장을 살짝 들여다보면, 그리 놀랍진 않지만 샤넬의 옷과 슈즈, 액세서리로 가득 차 있다. “때때로 행사장에서는 공주처럼 입고 싶은 순간들이 있어요. 그래서 로마에서 공개된 2016 메티에 다르(Métier d’art) 컬렉션 중에서 아름다운 레이스 드레스 몇 벌을 입은 적이 있죠.” 그밖에 더 로, 크리스타 세야의 우아한 셔츠와 트렌치코트를 좋아하고 올드 셀린의 의상은 소피 부하이와 브라질 출신 디자이너 페르난도 조지의 주얼리와 함께 매치하곤 한다. 그럼 마지막 터치를 더할 때는? “언제나 샤넬 루쥬 오다스, 옵스큐어 혹은 나이트 폴로 마무리해요. 엄마는 집을 나설 때 립스틱을 빼놓은 적이 없었어요. 저도 보시다시피 똑같고요.”
 
 

LUCIA’S WORLD

Vintner’s Daughter ‘액티브 보태니컬 세럼’.(왼쪽) ‘사르데냐에서 친구들과 보낸 휴가.’ (오른쪽) ‘멕시코 여행 중’.Chanel ‘루쥬 알뤼르 벨벳 파우더’, 옵스큐어 립스틱.Chanel ‘레 옹브르 인 모던 글래머 아이셰도우’.선글라스는 LGR. 시계는 Chanel Watch. 셔츠는 Crista Seya. Chanel ‘르 젤 팔레트’.Chanel ‘르 볼륨 울트라 느와르 드 샤넬 마스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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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Lucy Halfhead
  • 번역/ 이민경
  • 에디터/ 이진선
  • 사진/Josh Shinner(인물,공간),Lucky If Sharp(제품)
  • 헤어/ Fanny Fraslin (Atelier 68)
  • 메이크업/ Lucia Pica
  • 메이크업 어시스턴트/ Kanako Yoshida
  • 스타일링/ Tilly Wheating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