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유카탄으로 떠난 겨울 여행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경이로운 야생동물과 눈부신 풍경, 그리고 장관을 이루는 유카탄(Yucatan) 해안선의 싱크홀을 탐험하다. | Mexico,맥시코,여행,Yucatan,유카탄

 ━  DOWN    ━  MEXICO    ━  WAY   에센시아 호텔의 비치 바. 시차 적응에 실패해 마얀 리비에라(Mayan Riviera) 호텔에서의 첫날 아침은 아주 이른 시간에 시작되었다. 침대 시트 안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차블레 마로마(Chable Maroma) 리조트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에 귀 기울였다. 유카탄 어치가 울면서 푸른 날개를 펄럭거릴 때 내는 소리, 웨이터의 조용한 걸음 소리와 함께 구운 페이스트리와 진한 커피가 담긴 쟁반 소리가 아침을 알리고 있었다. 아침식사의 향이 나의 코를 자극했다. 이제 그만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갑작스러운 사고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나를 침대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쟁반 쪽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던 멕시코 라쿤과 긴코너구리를 마주친 것이었다. 우리는 놀란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녀석들은 입에 크루아상을 물고 잽싸게 계단을 통해 도망갔다. 깨져버린 컵을 주우며 저 밖은 정글이라는 사실을 실감하였다. 놀랍게도 우리가 머문 호텔에서 칸쿤(Cancun)과 플라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을 향하는 해안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운전하다 보면 미국의 10대들이 방학 때 즐겨 찾는 파티장이 위치해 있다. 도로의 양옆에는 거대한 리조트, 낡아 보이는 유원지와 광고판이 줄지어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에 오기 위해 지나쳤던 이 거리는 초라하다 못해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작은 길로 빠져나오자 사탕수수나무가 즐비한 초록색 바다가 보였다. 불과 10분 만에 완벽하게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소음은 물소리와 새소리밖에 없었다. 열대지방의 우거진 숲에서 우리는 마야인들의 사원처럼 보이는 건물을 발견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는 과거의 부호가 지었던 버려진 건물이었다.   1, 2 유카탄 반도의 해변.3 차블레 마로마 호텔.4 호텔의 프레지덴셜 빌라. 차블레 마로마의 공기는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개인용 수영장과 테라스, 야외 및 실내 샤워룸과 초록빛 우거진 나무들을 볼 수 있는 투명한 천장까지, 차블레 마로마 빌라에 있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열대나무와 그 지역에서 공수한 돌로 지어진 방갈로 구조는 아주 단순했지만 호화로웠다. 거대한 사이즈의 침대는 마시멜로처럼 부드럽고 푹신푹신했으며, 지역 장인들이 손으로 직접 짠 담요가 놓여 있었다. 리조트는 대식가들에게는 파라다이스다. 식자재는 모두 그곳에서 잡거나 직접 재배하여 키운다. 아침에 우리의 식사를 약탈했던 긴코너구리에게 고마움을 느낄 정도였다. 아침식사를 빼앗긴 후 그곳에서 주문한 따뜻한 빵과 페이스트리, 치킨 케사디야, 우에보스 란체로스와 그 지역에서 재배한 과일로 만든 스무디가 아침식사를 약탈당한 억울함을 단숨에 씻어주었다. 저녁식사로는 카반(Kaban) 레스토랑에서 선인장 잎으로 돌돌 만 갓 잡은 생선 요리와 홈메이드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멕시코시티 킨토닐(Quintonil)의 셰프 호르헤 바예호(Jorge Vallejo)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한 불(Bu’ul) 또한 선택지에 넣어도 좋다. 총주방장 루이스 키로스(Luis Quiroz)가 주방에 초대하여 쿠킹 클래스를 선보였던 시간만큼 우리의 열정을 깨우는 순간은 없었다. 우리는 갈색, 다홍색, 금색, 초록색의 다양한 고추로 전통 소스를 만들며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블루 콘 토르티야를 직접 만든 소스에 찍어서 먹고, 카카오 콩을 화강암 사발에 직접 갈아 마야식 핫 초콜릿을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차블레 마로마는 럭셔리한 피트니스센터 또한 구비하고 있다. 해변 바로 옆엔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된 광활한 규모의 수영장도 있지만, 우리는 스노클링을 선택했다. 주변 바다를 통달한 가이드 페드로 레드(Pedro Led)는 우리를 바다의 사파리로 안내해 엔젤피시 무리를 거쳐 거북과 해초 속 무서운 타란툴라처럼 생긴 불가사리에게 데려다주었다. 세노테(Cenote)는 기묘한 자연 현상의 결과물로, 정글에서 바다까지 이어져 있는 수백 미터 길이의 민물 싱크홀이다. 페드로는 조수와 시간에 따라 수영을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운이 좋게도 세노테의 바닥에 숨어 있던 소라고동까지 볼 수 있었다.   1 에센시아 호텔의 해변.2 호텔의 복도. 3 호텔의 해변 스위트룸. 두 번째 목적지는 해안가를 따라 4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에센시아 호텔(Hotel Esensia)이었다. 원래 이탈리아 공작부인의 집이었던 에센시아는 과거의 귀족적인 고상함과 세련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에센시아 단지의 중심부에서 하얗게 색이 바랜 카사 그란데(Casa Grande)를 발견했다. 말끔하게 정돈된 잔디밭과 찬란한 카리브해의 풍경이 우리의 시선을 압도했다. 모든 공간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우리는 야자수 나뭇잎으로 만든 해변 오두막과 공작새들이 걸어다니는 수영장 및 잔디밭의 해먹에서 여유를 즐겼다. 해가 떠오르면 마야식의 스파는 뒤로하고 바다로 나와 보디보드를 타거나 프라이빗 세노테에서 물고기와 거북에게 먹이를 주었다. 그리고 비프바(Beefbar) 레스토랑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부드러운 스테이크를 즐기거나, 몬드리안풍의 밝은 텍스타일로 장식된 실내 프라이빗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누구도 이 아름다운 공간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겠지만, 에센시아는 주변을 투어하기에는 너무 좋은 시작점이다. 플라야 델 카르멘이나 마야 유적지 툴룸(Tulum) 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치첸잇사(Chichen Itza)로 통하는 곳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1 멕시코의 해변.2 유카탄 반도 위의 툴룸 사원.3 차블레 마로마 호텔의 요리. 4 호텔의 카페 겸 바.5 유카탄의 세노테. 더운 시간대가 오기 전 멕시코의 고대 지역들을 방문할 수 있는 투어를 다녀왔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수다스러운 가이드 라울(Raul)과 3천 년의 역사를 가진 유적지의 수많은 기둥과 아찔한 계단, 털로 뒤덮인 뱀, 재규어, 해골 등이 새겨진 복잡한 조각품들을 보았다. 때로는 꾀꼬리 한 쌍과 몇 마리의 이구아나들 그리고 너무 큰 날개 탓에 날기 버거워 보이는 모르포 나비가 우리의 투어에 함께했다. 낮이 되자 뜨거운 햇빛과 함께 사람들과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로 가득해졌다. 우리는 다시 지프에 올라타, 첫날 보았던 초라한 광고판들을 보며 숙소로 돌아왔다. 하지만, 우울한 광고판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경이로움을 이제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새 전혀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 엑서스 트래블(Exsus Travel)의 2020년 7월로 예정된 멕시코 7박 8일 투어의 가격은 1만8천649파운드(온두라스 렘피라)부터 시작되며 성인 두 명과 12살 이하 어린이 두 명이 포함된 가격이다. 패키지에는 런던과 칸쿤의 왕복 티켓과 4박 에센시아 호텔 및 3박 차블레 마로마 호텔의 방갈로 비용(두 호텔 모두 조식 포함), 그리고 치첸잇사의 프라이빗 투어, 프라이빗 트랜스퍼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www.exsus.com 경이로운 야생동물과 눈부신 풍경, 그리고 장관을 이루는 유카탄(Yucatan) 해안선의 싱크홀을 탐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