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ice Burano〉, 2011, Color Matrix ©Tim Parchikov.
젊은 예술가가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 아트 신에서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현실에 대한 날 선 감각일 것이다. 러시아의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팀 파르치코프는 그러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한다. 본래 영화를 전공한 그는 현대 자본주의 속에서 문제를 감지한 뒤 그것을 특유의 블랙 코미디로 표현한다. 사진 연작 〈불타는 뉴스(2011~2013)〉와 영상작품 〈눈사람(2012)〉 속 피사체는 자신의 손이 타 들어가고 있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과도한 정보에 함몰된 현대인의 모습 그 자체이며, 다채로운 색감의 사진 연작 〈비현실의 베니스(2011)〉에는 정작 아름다운 면면은 외면받는 관광 도시의 씁쓸한 현실이 숨어 있다. 독특한 미감으로 2013년 칸딘스키 상 ‘베스트 영 아티스트’ 부문을 거머쥐며 비주얼 아티스트로서의 면모까지 인정받은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파리 퐁피두 미술관에 연달아 초청받으며 존재감을 키웠다. 폭스바겐, 루이 비통 등 상업 브랜드와의 과감한 협업 역시 젊은 예술가다운 개방적 행보다. 국내에는 2018 대구 사진 비엔날레에 참가하며 인사를 건넨 바 있는 그가 이번에 국내 첫 개인전 «Burning News & Unreal Venice»를 선보인다. 장소는 언제나 대범하고 도발적인 현대미술가를 조명해온 공근혜 갤러리. 2월 2일까지 열릴 이번 전시에서는 팀 파르치코프의 사진, 영상, 설치미술 등 2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