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에 관한 솔직한 대담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과거 보편적이었던 강렬한 문양에서 나아가 추상적인 그림, 명화 및 낙서 모티프까지, 여러 세대와 성별 사이에서 전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늘날의 타투. 현 세대를 대표하는 타투이스트 네 명이 전하는 타투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 @soltattoo,@surfboy_tattoo_,@ezyblxck,@tattoo_a_piece,타투

 ━  ONE OF A KIND   TATTOO AS AN ART 회화 작업을 하던 시기에 예술을 대중화, 상업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다 떠올린 것이 타투였다. 그때(2011~12)까지만 해도 타투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난 한 성별에만 치우치지 않고, 예술성과 대중성이 동반된 작업을 원했다. 그동안 공부한 회화 드로잉을 기반으로, 타투에 관심은 있었지만 차마 시도하지 못했던 이들이 부담 없이 새길 수 있는 작고 섬세한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시술받는 사람이 원하는 이미지를 재현해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관찰하고 표현하려 노력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예술의 영역이 타투 덕에 누군가에겐 더 가까이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 속 작품처럼 차갑지도, 미술관의 전시물처럼 장엄하지도 않다. 오롯이 작품과 나만 있다. 타투 아티스트의 작업물을 몸에 새김으로써 예술과 한 발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soltattoo   BOY WITH LUV 그냥 타투가 좋았다. 스물셋, 집 근처 타투숍에 무작정 찾아가 타투를 받고 싶다 했더니 조금 더 생각해보고 오라 했다. 일주일 더 고민한 후 받은 것이 나의 첫 타투였다. 그렇게 타투가 좋다는 일념 하나로 대학 시절 동안 화학과 물리에 대해서만 배웠던 공대생이 핸드포크 타투이스트가 되었다. 핸드포크라는 장르가 생소할 수도 있겠다. 바느질에 비유하자면 일반 머신은 미싱기, 핸드포크는 손바느질인 셈이다. 선은 일정하지 않지만 빈티지하고 투박한 매력이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핸드포크 타투이스트가 된 계기이기도 하다. 보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영감이 된다.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이적이 “같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어디 있냐, 이미 있는 걸 발견하는 거지.”라고 한 적이 있다. 그의 말처럼 길 가다 보이는 꽃, 좋아하는 예술가 엘렌 델메르(Hélène Delmaire)의 그림, 순간에 포착되는 감정이 모여 영감이 되고 표현의 수단이 된다. 내가 그린 그림에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데, 사람들이 공감하고 이를 몸에 새기고 싶어할 때 만족을 느낀다. 타투의 매력은 그런 곳에서 나온다. 액세서리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내 몸에 새기기 싫은 건 타인에게도 새기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각자의 개성에 맞는 타투를 새긴다. @surfboy_tattoo_   CLASSIC YET CLASSY 일 년간의 회사원 생활을 청산한 기념으로 타투를 예약했을 뿐인데, 이를 작업했던 타투이스트와 좋은 만남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레 타투를 배우게 되었다. 내가 그린 그림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간직할 추억거리가 된다는 매력에 끌려 타투이스트가 되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은 동시에 반려자, 그리고 그와 나 사이의 예쁜 아들까지. 타투는 말 그대로 인생을 바꿔준 전환점이 되었다. 임신과 출산으로 타투를 쉰 적이 있다. 작업을 못하니 타투를 위한 그림이 아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디테일을 살려야 할 곳과 간소하게 표현할 곳의 조화로 완성한 것이 나만의 그림체이다. 타투를 아직은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지만, 90년대에 머리를 염색한 가수들이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던 사실이 지금은 우스운 것처럼 부정적인 선입견은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 소수가 다수가 되고,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존중한다면 말이다. 타투는 지워지지 않기에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렇기에 이를 새길 때에도 소중한 기억들로만 채우고 싶다. 타투를 보고 있노라면 그 시절의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추억이 나이테처럼 쌓인 것만 같아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ezyblxck   ONE AND ONLY 내게 있어 타투를 새기는 건 어쩌면 일상적이고도 반복되는 일이지만 시술받는 이에겐 평생 남을 ‘선물’이란 생각으로 하루하루 작업에 임한다. 그렇기에 모든 작업과 사람들을 기억한다. 모두가 다른 도화지를 갖고 있고, 그 위에 그려지는 그림 또한 주인을 만나 고유의 것이 된다. 내 역할은 그들이 원하는 느낌에 색과 모양을 입혀 몸에 어우러지게 표현하는 것이다. 작업하는 대부분의 도안이 구체적이기보다는 추상적인 형태를 띠어서인지 나를 찾는 이들도 뚜렷한 이미지 없이 감정, 느낌, 분위기 등의 추상적인 가닥을 풀어내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먼저 보면 기존의 틀 안에 갇혀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글을 읽으며 이미지를 상상하고 영감을 얻는 편이다. 내 작업 방식이 가진 특징 때문일까, 화사한 컬러와 생기 있는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결과물은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만의 시그너처 기법을 가끔 카피하는 경우가 보이지만 기술적 묘사보다는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나만의 강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 @tattoo_a_pie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