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첫 시작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은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에 예술의 장을 뿌리내렸다. 다양한 도시의 에스파스에서 작가는 꿈을 펼치고 관람객은 꿈의 실현을 본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개관과 첫 전시를 장식하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당도는 더 큰 꿈의 시간이 시작됨을 알린다. | the artist and Barbara Gladstone Gallery.,루이비통,Louis Vuitton,갤러리

 ━  A DREAM COME TRUE    오는10월말그랜드오픈을앞두고있는 루이비통메종서울의외관. 루이비통메종서울은국내최초의 프랭크 게리 건축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Louis Vuitton Maison Seoul  한국과 루이 비통의 연결고리는 단단하다. 1991년 우리나라 첫 매장에 이어  2000년에는 청담동에 국내 최초의 글로벌 매장을 오픈했고, 2015년 <시리즈 2(Series 2)> 전시 개최 등 서울에서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2017년 서울 DDP에서 열린 전시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의 ‘예술적 영감의 나라, 한국’ 섹션을 통해 루이 비통과 한국의 견고한 유대 관계를 조명하기도 했다. 2013년 <루이 비통 시티 가이드 서울>편 단행본이 나온 데 이어 올해는 아티스트 듀오 이시노리가 작업한 루이 비통 트래블 북이 서울을 담아내었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오픈은 이런 연결고리가 깊어지는 데 가속을 더한다.     프랭크 게리의 루이 비통 메종 서울 스케치. 유리 소재를 사용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건축물을 진화시킨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건축 거장인 프랭크 게리 특유의 상징적인 곡선 유리로 이루어진 이 특별한 건축물은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그의 작품이기도 하며, 게리가 설계한 파리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 건축물의 형태와도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가 담긴 18세기 건축물인 수원화성, 학의 모습을 너울거리는 흰 도포 자락으로 형상화한 전통 동래학춤의 우아한 움직임에서 받은 영감을 담고 있다.   프랭크 게리가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디자인 작업에서 영감받은 동래학춤. 25년 전 서울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감명받았던 점은 건축물과 자연 경관의 조화로운 풍경이었다. 종묘에 들어섰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한국 문화의 전통적 가치에서 영감을 받아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을 디자인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 프랭크 게리   © Succession Alberto Giacometti (Fondation Alberto et Annette Giacometti, Paris + Adagp, Paris, 2019 Credit photo: © Fondation Louis Vuitton / Marc Domage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 ‘세명의 걷는 사람들(Trois Hommes Qui Marchent [grand plateau])’, 1948.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설치 모습. 현재 모스크바 푸슈킨 미술관 특별전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소장품 전>에서 전시되고 있다. Alberto Giacometti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꼭대기 층은 게리가 설계한 건축물의 진정한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글라스 파사드 아래 들어선 공간은 프랭크 게리의 건축적 비전을 보다 가깝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공간에서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오픈을 기념하기 위해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컬렉션 소장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인 <알베르토 자코메티 -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컬렉션 소장품>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에스파스 루이 비통 뮌헨·베네치아·베이징·도쿄 컬렉션의 미공개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미술관 벽 넘어(Hors-les–murs)’의 일환으로, 재단 미술관의 예술감독 하에 구상되고 기획되었다.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큐레이팅의 주된 네 가지 테마이며 20세기 예술운동인 추상적 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개념론 안에서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그 존재만으로도 독보적인 자신만의 예술 장르를 구축했다. 현 시대 가장 사랑받는 예술가 중 한 명인 그는 경매 사상 최고 작품가를 기록한 조각가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고 죽음에 대한 깨달음, 소멸의 시간을 작품에 부단히 불어넣고자 노력했던 구도자라는 수식어가 더 걸맞는다. 자코메티에게 신체는 공간(space)에 초점을 면밀히 맞추도록 해주는 시각적 역할(optical role)을 수행하는 동시에 진정한 존재를 확인하는 강박관념의 소재가 되었다. 가장 유형적인 것에서부터 기상천외한 것에 이르기까지, 자코메티가 빚어낸 신체는 표현 가능한 모든 형상으로 나타난다. ‘Trois Hommes Qui Marchent(세 명의 걷는 사람들, 1948)’, ‘L’Homme Qui Chavire(전복하는 남자, 1950)’를 비롯해 신체를 주제로 1947년에서 1965년 사이 선보인 대작까지. 작품에 완벽을 기하지만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지 노력할 뿐이라던 자코메티가 신체에 대한 생태학적이고도 기술적인 도전들을 마주해 일궈낸 창작 과정의 결과물이 루이 비통 메종 서울에서 2020년 1월 19일까지 펼쳐진다.     1,2,4 프랭크 게리의 설계로 파리 불로뉴 숲 내 아클리마타시옹 공원에 2014년 개관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3 건축가 프랭크 게리. 5 아클리마타시옹 공원 내 서울 공원(Le Jardin de Seoul)에서 바라본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 1 © Iwan Baan for Fondation Louis Vuitton 2 © Iwan Baan for Fondation Louis Vuitton 3 © Alexandra Cabri(Gehry Partners LLP) 4 © Iwan Baan for Fondation Louis Vuitton 5 © Iwan Baan for Fondation Louis Vuitton, 2014 Frank Gehry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목표와 확고한 세계관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함께한다.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은 건축물 자체로 예술적 창조력을 대중과 공유하려는, 예술에 표명하는 일종의 선언과도 같다.    오랜 기간 미술관 설계를 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년 만에 미술관 설계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일이 그리 흔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요새 젊은 작가들이 그러더군요. 생존해 있는 작가들을 위해서는 심플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아트 디렉터와 미술관 관장들이 회의를 열어 좀 더 도발적인 건물을 만들기로 했어요.   재단 미술관을 설계하며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습니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빛으로 바뀌게 되는 찰나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빛에 의해 변할 수도 있는 정지되지 않은 것, 마치 흘러가는 구름 같은 것 말입니다. 물론 고정되어야 했죠. 여러 겹으로 된 외관의 건물을 설치한다는 발상은 그 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많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향후에 조명을 바꿔서, 예를 들자면, 화초 같은 것으로 채우면 건물 전체가 식물원이 될 수도 있겠죠. 아니면 유리 뒤쪽으로 아이들 놀이공원을 만들 수도 있겠고요.     재단 미술관을 설계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를 건축에 적용함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프랑스 기술 전문 업체와 함께 일해왔습니다. 그들은 공장, 선박, 차량 등을 건축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매우 정확하게 건축가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으면 일하는 입장에서는 걱정이 없는 거지요. 건축가는 드로잉을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을 통해서 우리가 전에는 불가능했던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런 협업이 없었더라면 건물을 완성하는 일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멋진 솜씨로 유리와 건물을 만들어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훗날 이 재단 미술관이 프랑스의 중요 건축물로서 조명되었으면 합니까, 아니면 프랭크 게리의 건축 커리어에 있어서 더 큰 의미가 있었으면 합니까? 둘 다이면 좋겠습니다. 제가 프랑스를 사랑하는 거야 잘 알려져 있고, 이곳에서 살기도 해서 제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와인을 좋아하고 예술가들을 좋아하죠. 그래서 이 건물을 작업한다는 것이 매우 큰 영광이었습니다. 몇몇 작품을 위해서 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시도를 했고요. 제게는 새로운 일입니다.   당신의 작품은 혁신적이지만 동시에 인류의 예술적이고 인간적 측면을 반영합니다. 이것은 과거 유럽에서의 경험에 대한 오마주인가요, 아니면 과거부터 이어온 미술관 설계 작업에 있어서 한 단계 나아간 것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사실 이런 식으로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아마 30년 동안 제 열정이 되어왔던 것 같습니다. 인간의 따뜻한 느낌을 미니멀리즘적인 현대건축에 살리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방향이 이미 막다른 데 다다랐다고 하는데, 저는 넘어서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움직임의 세계에 살고 있으니까요. 항공기, 선박, 차량 등…. 우리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은 건축을 통해 연결됩니다. 그래서 인간이 이를 따뜻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다수의 건축 활동을 해오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특별히 염두에 두거나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냥 뒤돌아보지 않고 쌓아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제 건물 사진을 원하신다면 제가 사진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진작가를 구하셔야 합니다. 우리는 건물의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일에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그냥 앞으로 나아갑니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저는 건강한 불안감이라고 부르는데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것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겁이 나죠. 그런데 전 그 느낌을 즐깁니다. 그래서 과거에 살지 않습니다. 새로운 일은 항상 불안정해서 제가 정직할 수밖에 없게 만들거든요.   설계 당시 이곳에서 열릴 전시나 공간의 활용에 대한 특별한 기대가 있었습니까?  저는 그 부분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작업장에서는 필요하다면 어떤 창작 작업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작업장을 설계하는 그런 일을 하는 거죠. 다른 점이 있기는 하죠. 이 건물은 어느 정도 제 고객과 이 도시에 맞는 상징적인 존재감이 있어야 합니다. 불로뉴 숲에 작업장을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모욕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무엇인가 자연을 품에 안고 아름다움을 간직한 그런 건물을 만들어야만 하는데, 어떤 용도로도 쓰일 수 있겠죠. 이 공간은 정말 놀랍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죠. 워런 버핏이 매해 개최하는 만찬 행사를 여기서 할 수도 있고요. 어떤 모습이든 원하는 대로 다 될 수 있습니다.     Espace Louis Vuitton  프랑스어로 장소와 거리를 뜻하는 에스파스(Espace).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을 중심으로 전 세계 도처에 뻗어 있는 공간의 이름이기도 하다. 뮌헨, 베네치아, 베이징, 도쿄에 위치한 에스파스는 떨어져 있지만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루이 비통 컬렉션 소장품을 전시하는 ‘미술관 벽 넘어(Hors-les-murs)’를 전개한다. 다섯 번째 에스파스가 되는 서울의 자코메티 전시와 더불어 다른 도시에서는 이런 전시가 열리고 있다. TOKYO 에스파스 루이 비통 도쿄에서는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아니미타스(작은 영혼들) II> 전시가 열리고 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생존 작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프랑스 작가로 여겨진다. 그는 1967 년부터 글, 영화, 조각, 사진을 접목하는 예술 스타일을 시도해왔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두 편의 영상 ‘아니미타스: 속삭임의 숲(Animitas: La Foret des Murmures)’과 ‘아니미타스: 사해(Animitas: Me‵res Mortes)’는 볼탕스키의 야심찬 최근 프로젝트다. 망자를 기리는 길가의 작은 재단을 표현하고 있는 ‘아니미타스’는 3백여 개의 가느다란 줄기에 달린 초롱꽃 종으로 이루어진 외부 설치물로, 볼탕스키 자신의 생일(1944년 9월 6일)에 관찰되는 별의 모습을 담아냈다. 일출에서 일몰까지 한 번에 촬영된 각각의 ‘아니미타스’ 설치물 비디오는 시간의 흐름과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어우러지는 풀, 꽃과 함께 전시되며, 종의 부드러운 흔들림은 아티스트가 묘사한 “별의 음악과 떠다니는 영혼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의 <아니미타스 II (ANIMITAS II)>는 11월 17일까지 열린다. Tokyo Shibuya Jingumae 5-7-5  VENICE 에스파스 루이 비통 베네치아에서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개최를 기념하여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그 언젠가(Elsewhen)> 전시를 열고 있다. 필립 파레노는 1990년대 초 미술계에 등장하며 전시 자체가 창작품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예술작품과 전시와의 관계를 꾸준히 변화시켰다. 이는 영화, IT, 사운드 트랙부터 그림, 조각,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거대한 로봇과 같은 설치작품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정해진 장소, 커다란 천막, 풍선들, 음악, 소리, 영화와 그 대상들이 함께 만드는 무형의 감각적 경험을 자아낸다. 시간 또한 핵심 요소로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순서, 음향, 조명을 설정하고 공간과 대상들을 활성화시켜 전시의 속도를 정한다. <그 언젠가> 전시에서 파레노는 과거의 기억이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 함께 모이는 경험을 만들어낸다. 2019년 11월 24일까지. Calle del Ridotto 1353, Venice, Italy Courtesy of the artist and Barbara Gladstone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