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이의 숨은 아름다움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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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의 숨은 아름다움

3년 만에 새 앨범 발매를 앞둔 이하이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런 자신을 즐기며.

BAZAAR BY BAZAAR 2019.05.30

레이스 오버올은 Gimmetheyoung, 귀고리는 Bramble, 레이스 톱,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얼마만의 인터뷰인가요?

3년 만인 것 같아요. 지난 앨범 활동 이후 처음이니까.

오늘 인터뷰에서 반드시 말해야겠다고 맘먹은 얘기가 있나요?

제 앨범이 곧 나올 거라는 얘기요. 아직 정확한 발매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지금까지의 제 모습과는 다른, 좀 더 성숙한 모습과 노래로 컴백할 거예요. 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어요. 마침 이 화보의 무드와 새로 나올 제 앨범이 닮은 점이 있네요.

어떤 점이 닮았나요?

어딘가 동양적인 분위기라는 점. 앨범을 만들면서 동양적인 노래가 어떤 걸까, 많이 생각했거든요. 제가 자주 듣고 좋아하는 노래들은 서양 음악에 가깝지만, 가수 생활을 할수록 점점 더 동양적인 걸 찾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가사도 거의 우리말이에요. 영어 가사도 있긴 한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고요.

가장 최근 발매된 곡이자 이하이가 부른 노래인 코드 쿤스트의 ‘XI’는 여러모로 전보다 ‘어른스러운’ 노래였어요. 직접 가사에 참여한 노래라서 이하이도 더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짐작했어요. 나이도 더 먹었고, 자연스럽게 더 성숙해진 것 같아요. 끼워 맞춘 듯 보이는 건 싫은데, 자연스럽게 성장한 것 같아요. ‘XI’는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노래예요. 원래 코드 쿤스트 오빠의 노래인 ‘X’와 ‘XI’는 제 앨범에 넣으려던 곡이기도 하고요.

곧 나올 앨범엔 어떤 성숙한 노래가 있나요?

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 중 어른스러운 목소리의 소녀라는 점도 있는데, 그게 항상 고민되는 점이기도 했어요. 너무 어렸을 때라 계속 어른스러운 음악을 해야 할지, 아니면 잘하지 못하는 귀여운 음악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지금의 저는 소녀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그 중간에 있는 것 같아요. 이건 더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일 것 같고요. 지난 3년간 이런 제 자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걸 새로 나올 앨범에 담았어요.

새 앨범에 직접 만든 곡이나 자전적인 노래도 있나요?

앨범명도 스스로 정했고, 제 생각을 다 담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에서 제가 작사, 작곡한 노래를 듣고, 앨범명을 다시 보면 더 와닿을 거예요. 이하이가 다채로운 음악을 하고 싶었구나, 라는 걸. 제가 어떻게, 얼마나 성장했는지 이번 음반을 들으면 알 수 있어요. 제 팬들은 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기도 해요. 제가 참가자일 때부터 응원해줬던 팬들은 특히 더 그렇고요.

 

레이스 오버올은 Gimmetheyoung, 귀고리는 Bramble, 레이스 톱,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의 열여섯 살 출연자 이하이가 스물네 살이 됐어요. 이하이도 나이에 대해 고민하나요?

잠깐 한 적 있어요. 제가 나이를 까먹고 살거든요. 늘 열아홉 살 같다고 생각해요. 집에서도 막내라서요. 올해 초에 어머니가 “너 올해 몇 살이지?” 물으셨는데, 제가 “스물두 살인가?” 답했더니 다시 어머니가 “너 스물네 살이야. 왜 속이려 그래?” 그러시더라고요.(웃음) 저를 어렸을 때부터 봐온 주변 사람들도 제가 스물네 살이라는 거에 깜짝 놀라요. 이번 앨범 콘셉트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이번 앨범이 나오면 꼭 듣고 싶은 피드백이 있어요?

이하이가 다채로운 방향으로 성장했구나,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은 저의 여러 가지 색이 담긴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더 성숙해진 제 모습을 튀지 않게 봐주었으면 해요. “갑자기 너무 자랐어.”도 말고, “너무 똑같아.”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구나.” 이렇게.

2집 도 3년 만의 컴백이었어요. 그때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3년을 쉬는 동안 가수가 정말 내 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어요. 이번 공백기는 어땠어요?

그때의 공백기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 어릴 때 데뷔해서 그런지 점점 쉬운 게 아니란 걸 알게 됐어요. 돌아보면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엔 쉬면서 가수로서 더 탄탄해지려고 노력했어요. 노래도 만들고, 가사도 쓰면서 보냈죠. 이제는 달라요. 저는 아직 어리고, 조급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악 외 취미도 가져보고, 즐기면서 보냈어요.

 

러플 블라우스는 Moon J.

인스타그램을 보면 귀여운 걸 자주 만들던데요?

제 눈에 예뻐 보이는 걸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누구나 그런 거 있잖아요. 제 눈엔 너무 예쁜데 남들이 볼 땐 아닌 거. 그게 제 눈에 어떤 식으로 예뻐 보이는지 표현한 거죠. 그래서 그림도 그려보고, 콜라주 작업도 해보고, 비즈도 꿰봤어요. 제 손으로 여러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음악은 물론 앨범 아트도 원하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앨범 작업에 도움이 됐어요. 이것저것 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제가 아기자기하고 페미닌한 걸 좋아한다는 거예요.

활동하지 않는 동안에도 이하이의 노래는 꾸준히 화제가 됐어요. ‘한숨’, ‘It’s Over’ 등을 다른 가수가 부른 거 봤어요?

신기했어요. 제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잖아요. 좋아하는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며 세상에 나왔는데, 이젠 반대로 저를 좋아해주는 가수들이 제 곡을 부른 거니까, 감사하기도 했어요. 데뷔 전엔 ‘누가 내 노래를 불러주는 날이 올까?’ 생각한 적도 있거든요. 열심히 해야겠단 마음이 들어요.

데뷔곡 ‘1,2,3,4’가 통계상으로 2012년에 두 번째로 인기 많은 곡이었던 거 알아요? 1위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어요. 데뷔하자마자 그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여자 가수가 된 셈인데, 데뷔는 어떤 기억으로 남았나요?

모르는 게 무서운 거라고, 지금 알았네요.(웃음) 데뷔하고 나서 한동안은 앞으로도 ‘1,2,3,4’ 같은 노래만 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제가 에서도 그런 무드의 노래만 불렀으니까요. 그리고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내서 늘 컴백할 때마다 부담은 있어요. 이제는 성적이 좋지 않아도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음악이나 제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물론 그런 노래로 좋은 성적을 내면 기분도 좋겠죠?(웃음)

 

드레스는 Monn J, 귀고리는 Millimeter.

“성숙해서 매력적인 보이스”라는 평은 이하이가 세상에 알려진 직후부터 지금까지 유효한 말이에요. 더 듣고 싶은 칭찬이 있나요?

“자꾸 듣고 싶은 목소리.” 한 번에 꽂히는 목소리라는 평이 좋았던 것도 사실인데, 지금은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목소리였으면 좋겠어요.

이하이의 노래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절정보다 첫 소절, 첫 목소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지금 엄청 놀랐어요. 저는 항상 첫 소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노래하거든요. 저도 음악을 듣다 보면 첫 소절부터 끝까지 듣고 싶어지는 노래가 있고, 아닌 곡이 있으니까요. 첫 소절부터 끝까지 듣고 싶은 가수였으면 좋겠어요.

시즌 1부터 데뷔 초의 이하이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어른스러운 아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이였던 거죠. TV에선 담담한 아이처럼 보였을 수 있지만, 속으론 보통 애들처럼 떨기도 했어요. 그래서 실수도 많이 했죠. 지금은 그런 과정이 지나니까 침착해지는 것 같아요. 그때는 몰랐던 거죠. 실수하면 사과하고 바로잡으면 되는 건데.(웃음) 뭐든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럼 스물네 살이 된 이하이는 어른인가요?

음… 스물다섯부터 어른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조금 더 마음의 준비를 할래요. 사실 아이로 봐줄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더라고요. 책임감의 무게가 덜하니까요. 점점 책임감이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니까 더 어른 같은데요?

아니에요.(웃음)

 

플라워 뷔스티에, 스커트는 모두 Setsetset, 귀고리는 Millimeter, 톱,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제겐 음악이 전부예요.” 데뷔 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한가요?

질리지 않는 게 음악밖에 없어요. 제가 어렸을 때 이것저것 다른 걸 해봤거든요? 근데 일주일 만에 다 질렸어요. 그래서 어머니는 저한테 “얘는 뭐 할 때 끈기가 없어.”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그런데 노래는 아무리 들어도, 불러도 안 질려요. 지금도 똑같아요. 요즘은 걱정도 잘 안 해요. 컴백하는 것도 “어떤 반응일까?” 하는 맘으로 긍정적으로 새롭게 보고 있어요.

앞으론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어느 날부터 제가 여러모로 행복할 만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음악도 삶도 즐기는 마음이 된 것 같아요. 예전엔 무대에 서고 노래하는 게 너무 즐거워서 그 외 시간을 못 버티겠는 거예요. 무대에서 내려오면 재미가 없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노래할 때도, 일상적으로도 즐거워요. 제가 가장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자유로운 제 모습이에요. 무대 위에서 자유로울 때가 가장 멋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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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허 세련,헤어|김 귀애,메이크업|이 석경,사진|김 희준,스타일링|최 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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