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을 품은 퍼렐 윌리엄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칼 라거펠트와 퍼렐 윌리엄스의 우정, 그리고 신념이 담긴 캡슐 컬렉션 ‘샤넬-퍼렐’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자신이 디자인한 컬렉션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퍼렐. 모든 것이 ‘퍼렐’다웠던 순간들! | 샤넬,컬렉션,스타일링,CHANEL,패션

오늘 샤넬과 협업한 캡슐 컬렉션을 촬영할 예정이다. 컬렉션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해준다면?‘컬러와 함께한 유니섹스 컬렉션’이라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특히 (샤넬 로고가 그려진 스니커즈를 가리키며) 이 제품은 나와 샤넬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10여 년 전, 스니커즈 위에 그림을 그려 내 인스타그램에 올린 적이 있는데, 샤넬 쪽에서 이를 흥미롭게 여기곤 연락을 해왔다. 물론 그 사진을 올릴 때만 해도 샤넬과 일을 하게 되리란 건 상상도 못했다. 캡슐 컬렉션을 준비하며 칼 라거펠트는 “퍼라렐(Parallel, 평행한), 샤넬, 퍼렐 = 퍼렐, 샤넬, 퍼라렐(라임을 맞추듯 두 번 연속으로)”이라 즐겨 말하곤 했다. 그에게 컬렉션의 이름을 무엇으로 하겠냐고 물었을 때 되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샤넬-퍼렐”.(웃음) 공개하진 않았었지만, 사실 2013년 정도에 ‘Chanel, Pharrell’이라는 곡을 만들었던 적이 있다. 진짜다.(웃음) 칼 라거펠트와 함께 많은 일을 했다. 그와 이토록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그와 당신 사이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 아닐까? 그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인터뷰는 1월 말에 진행되었다.)칼과 나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 거라 생각해주다니 엄청난 칭찬이다! 아마도 작은 디테일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는 점이 그와 내가 비슷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디테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보이는 것들은 분명히 있겠지만, 디테일에 집중하지 않고는 뭔가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디테일은 모든 것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그것의 의미, 가치 같은 것 말이다. 이번 컬렉션을 완성할 때 나도 그도 디테일에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칼과 나 사이에서 이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건 나에겐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나는 패션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그저 아이디어 몇 개를 떠올릴 줄 아는 뮤지션일 뿐이니까. 샤넬과의 협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궁금하다.개인적으로 샤넬의 1990년대 컬렉션을 가장 좋아하지만 칼 라거펠트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시간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타임리스’한 존재다. 샤넬은 흔한 패션 하우스가 아니라 마치 예술가들의 길드(Guild) 같다. 메종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아티스트 같으니 말이다. 샤넬의 모든 컬렉션 속에 담겨 있는 매력의 원천은 여기에서 나오는 듯하다. 샤넬과의 작업은 타고난 재능을 가진 수많은 아티스트들 사이에 섞여 있는 기분을 준다. 각자의 재능을 가진 그 많은 아티스트들을 하나의 우산(샤넬이라는) 아래 모아두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며, 샤넬의 옷, 주얼리, 액세서리, 슈즈를 포함한 모든 컬렉션을 관통하는 창의력 역시 경이롭게 느껴진다. 이번 캡슐 컬렉션으로 좁혀 말하자면, 나는 아프리카계 미국 남자다. 메종 최초의 캡슐 컬렉션을 만드는 협업 파트너로 저명한 디자이너를 선정할 수도 있었을 텐데, 디자이너도 아닌 아프리카계 미국 남자 뮤지션을 선택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예전에는 남자가 샤넬은 입는다는 것이 정말 흔치 않은 일이었다. 샤넬 제품을 간간히 스타일링에 활용했던 것은 그 아이템들을 소화할 수 있을 거란 믿음 때문이었다. 그저 내가 좋아하고, 또 입고 싶은 옷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던 바람이 샤넬과의 협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은 내가 마치 ‘플리마켓’을 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웃음) 이런 제품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건 아예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고 싶었고, 또 할 수 있었다. CHANEL-Pharrell Capsule Collection, 오른손에 착용한 팔찌와 반지는 개인 소장품."/>다시 ‘샤넬-퍼렐’ 컬렉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컬렉션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사람들이 이 컬렉션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었다. 샤넬은 여성을 위한 브랜드지만, 샤넬에 유니섹스 제품, 그리고 컬러풀함을 도입하자는 것이 나의 아이디어였다. 평소엔 샤넬을 입지 않을 것 같은 이들도 쉽게 샤넬을 만날 수 있었으면 했다. 이 같은 샤넬의 유니섹스 제품은 내가 처음으로 출연했던 영화에서도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샤넬의 단편영화은 코코 샤넬이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가에 관한 내용이었다.호텔 벨보이를 위한 벨맨(Bellman) 재킷에서 영감을 찾았던 코코 샤넬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칼 라거펠트는 내 앞에서 바로 드로잉을 시작했고, 그렇게 디자인된 옷을 그대로 입고 영화에 출연했다.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를 잠깐 하자면, 이집트를 테마로 했던 2018-19 공방 컬렉션 때 샤넬은 나에게 런웨이에 서는 걸 제안했는데 당연히 그러겠다고 했다. 샤넬에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버지의 본명이 바로 ‘파라오’다. 내 아들 이름은 ‘로켓’이고. 물론 샤넬 쇼(쇼장에 거대한 로켓이 등장했던 2017 F/W 컬렉션)가 내 아들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은 건 아니지만.(웃음) 주얼리 제품들이 무척 화려하다. 일상에서 스타일링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면?샤넬에는 대단한 재능을 가진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있고, 이번 컬렉션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코리아 독자들에게 전할 스타일링 팁이라…. 음, 를 읽고 있다면 이미 본능적인 감각을 가진 이들일 테니 그저 계속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본능적으로, 개성을 살려서. 그게 당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일 테니까. 스타일은 당신이 어떤 기분으로 아침에 일어났는지, 오늘 어떤 일을 할지, 날씨는 어떨지에 따라 달라진다. 주얼리 스타일링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주얼리는 절대 과하지 않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는 집 밖으로 나가기 전에 항상 뭔가 하나를 덜어낸다. 그러면 밸런스가 맞춰진다.음악이든 패션이든, 무언가를 창조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는가?뭔가 비워져 있는 부분을 예전에 이미 본 것이나 앞으로 볼 것으로 채우고 싶지 않다. 대신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아주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한다. 새로움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나의 영감의 원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