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 전문가들은 눈을 통해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눈은 감정적인 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동시에 오감을 통해 얻는 정보의 80%를 처리하고 있다.
독일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헤벨이 말했다. 눈은 육체와 영혼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이과생이 들으면 시각정보를 수집해 뇌로 전달해주는 감각기관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둘 다 맞다. 의사소통 전문가들은 눈을 통해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눈은 감정적인 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동시에 오감을 통해 얻는 정보의 80%를 처리하고 있다. 눈이 얼마나 바쁜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당신은 알고 있을 거다.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호감도를 판단하고, 상품을 설명해주는 언니의 부드러운 시선에 신뢰도가 상승하는 상황을 쉽게 맞닥뜨리니까! 눈은 이렇게도 중요하건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눈 건강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0년에는 전 인류의 22.9%에 불과했던 근시 인구가 2050년에는 약 50%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20~30대임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있는 글씨가 안 보이는 노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매일 10초 눈 운동>이란 책에 따르면 이는 ‘스마트폰 노안’인데 말 그대로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저하된 것을 말한다. 근시가 늘어난 이유도 가까운 곳만 보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 역시 현대인에게 흔한 병이 되어버렸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 시각을 이용한 기기가 많아졌어요. 우리는 분당 10~15회 정도 눈을 깜빡거리는데 어딘가에 집중하면 그 빈도가 적어져요. 독서할 때는 분당 10회, 모니터를 볼 때는 분당 7회 정도로 줄어들죠. 자연히 눈물층이 마르고 건조해지니 안구건조증이 많아지게 된 거예요.”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정섭 원장의 설명이다. 안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유행성 결막염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눈이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흰자가 혼탁하고 충혈되어 있거나 눈동자가 흐린 경우도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 그렇다면 건강하면서도 아름다운 눈을 만들기 위해서 평소에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일부러 눈을 여러 번 깜빡거리고 절대 비비지 않는 것.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1시간 정도 봤다면 10분 정도는 눈이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감는 것보다 먼 곳을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햇빛이 강하지 않을 때에도 선글라스는 필수다. 자외선에 치명타를 입는 것은 피부뿐만이 아니니까. 물을 충분히 마시고 가습기나 젖은 수건으로 습도를 높여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눈에 좋은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근, 브로콜리, 아보카도,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에 들어 있는 비타민 A, E와 루테인 성분은 눈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식품으로 챙겨 먹기 어렵다면 영양제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좀 더 특별한 관리를 원한다면 눈 찜질이나 스크럽을 실천해보자. 하루 종일 혹사당한 눈을 위해 자기 전에 딱 10분만 투자하는 거다.(물론 아침에 해도 좋다.) 뜨거운 물에 적신 수건을 눈 위에 올려 5분 정도 찜질하면 막혀 있던 눈물샘이 열려 눈물이 돌고 기름샘(마이봄샘)에서 기름이 나와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도와준다. 팥을 넣은 주머니를 전자레인지에 30초~1분 정도를 데워서 온찜질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팥은 열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 팥이 없으면 손바닥 열을 이용하면 된다. 이때 마사지를 함께 병행하면 더욱 좋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양손의 검지와 중지, 약지로 아이홀(눈꺼풀 위쪽) 부분을 누른 뒤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마사지하면 된다. 눈을 감고 눈동자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온찜질과 마사지를 한 뒤에는 깨끗한 면봉을 이용해 ‘눈 스크럽’을 해줄 것. 위쪽의 눈꺼풀은 위에서 아래로 누르듯이, 아래쪽 눈꺼풀은 아래에서 위로 올리듯이 짜면 피지가 나오듯 노란 이물질이 나오면서 막혀 있던 기름샘이 원활하게 뚫린다. 위의 방법을 모두 실천하고 있는데도 인공눈물을 2시간에 한 번 이상 찾고 있다면 IPL 레이저 시술을 고려해야 할 때. 잡티 제거 레이저가 아니냐고? 미국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얼굴 중앙부에 레이저를 조사해 피부에 열을 발생시켜 눈꺼풀 기름샘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원리다. 3회 이상 받으면 실제로 눈물층이 두꺼워지고 기름샘이 활성화된다. 지인의 후기에 따르면 시술 한 번만으로도 눈이 촉촉해지고 시야가 맑아진 것이 느껴진다고. 전문가들은 눈물이 빠르게 증발할 경우, ‘실리콘 누점 폐쇄술’을 추천한다. 눈물길을 실리콘으로 막아 눈물을 눈에 오래 머물게 해주는 시술이다. 하지만 눈은 복잡하고 중요한 기관이기에 안과를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고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여러 가지인 것처럼(안구건조증의 전체 환자 중 약 85%는 증발과다형이며, 약 15%만이 눈물 생성이 부족한 경우다.) 눈 관련 질환은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에는 위험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