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요가. 이 평화로운 행위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액티비티를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비마인드풀’의 김부진(@bujin_mindful) 이사. 스스로를 마음에 대해 안내하는 ‘안내자’라고 소개하는 그녀와 명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명상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달라.
사람들마다 명상을 이해하는 개념이 다르다. 내게 있어 명상이란 ‘나를 이해하는 방식’과 같다. 나의 내면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나를 알아야 삶에서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런 선택이 쌓이면서 삶이 만들어지지 않나. 그 시작점이 명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알고, 나에게 친절하고, 나와 가까워지는 방법.
얼마 전에 우연히 ‘첫 명상’을 경험한 뒤 명상을 배우고 싶어졌다.
혼자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요즘에는 유튜브에 명상법에 대해 알려주는 영상도 많다. 딱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호흡해봐라. 이걸 ‘의식적인 호흡’이라고 하는데 숨을 마시고 내쉬는 것에 집중해서 한 번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해보는 거다. 오늘 자신의 호흡을 느낀 적이 있었나?
없다. 오늘뿐만 아니라 매일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나랑 전혀 놀아주지 않는 거다. 그래서 그 한 번의 호흡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길어지면 더 좋고.
어떤 방법으로 호흡해야 할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에는 윗가슴으로 얕고 빠르게 호흡하게 되는데 명상을 할 때에는 복식호흡으로 전환해야 한다. 물잔에 물을 채우는 것처럼 숨을 마실 때 복부, 가슴, 쇄골 순으로 아래부터 호흡을 채우고, 내쉴 때에는 반대로 하면 된다. 좀 더 안정감을 찾고 싶다면 내쉬는 숨을 좀 더 길게 뱉으면 된다. 1:2 정도의 비율이 적당하다. 이런 호흡은 깊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데, 복부와 가슴에 손을 올려 실제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느껴보자. 숨을 길게 내쉴수록 근육과 마음이 이완된다.
어떤 환경에서 해야 하나?
편안한 옷을 입고 조명을 낮춘 곳에서 하는 걸 추천한다. 눈은 감는 것이 좋다. 눈을 감느냐 뜨느냐에 따라 집중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래도 시각적인 자극이 올 테니까. 몰입 상태가 익숙해지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일련의 과정을 편안하게 느껴야 한다. 명상 중에 집중 못하는 자기 자신을 다그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맨발로, 집에서, 향을 피우기도 하고. 눈을 살짝 감은 다음, 마시고 내쉬는 심호흡에 집중하면 된다.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명상할 때 함께 사용해도 좋은 뷰티 아이템이 있다면?
OM의 ‘토닉 오일’이나 도테라의 아로마 오일을 좋아한다. 마음이 바쁘고 생각이 많아지면서 불안한 감정이 올라올 때는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힘들어진다. 그럴 때 향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도테라 제품 중에 페퍼민트 향과 와일드 오렌지 향이 있는데 이걸 섞어서 손, 목, 어깨에 바르고 호흡한다. 그러면 한결 집중도가 높아진다. 아로마 오일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면 인센스 스틱은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이다. 마치 절에 간 것처럼.
어떤 순간에 명상을 해야 할까?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오랫동안 갖고 있는다. 이걸 반대로 뒤집고 싶을 때 명상을 하면 된다. 흔히 분노를 다스려야 할 때 명상을 해야 한다고 이해하기 쉽지만 기쁨을 오랫동안 음미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수 있다. 나 자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싶을 때 명상을 하면 된다.
요가는 명상에 동작이 더해졌다고 생각된다.
맞다. 요가는 명상 베이스의 운동이다. ‘움직이는 명상’이라고 이야기해도 되고.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명상하라고 하면 너무 힘들어한다. 가만히 앉아서 호흡만 느끼고 있어야 되니까. 요가는 원래 명상을 위한 동작이었기 때문에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렇게 호흡하면서 몸을 움직이면 지금 어디에 자극이 가고 있는지 알게 된다. 마시고 내쉬면서 내 몸을 느끼는 게 요가다.
명상과 요가를 배운 이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구글의 한 엔지니어가 한 말이 있다. 행복은 잔잔하고 고요한 마음의 상태인데 요즘을 사는 사람들은 그걸 못하니까 성취감, 우월감 같은 쾌락으로 대체한다고. 나도 그랬다. 옛날에는 내가 언제 행복한지 몰랐다. 내가 나랑 있는 것이 불편했다. 나는 항상 나를 몰아가는 사람이었고 나를 비난하기 바빴다. 어느 날 물구나무서기를 한 뒤에 휴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내가 너무 애쓰면서 살았구나. 내가 나에게 좀 더 친절해야겠다. 날 위한 선택을 해야겠다. 그게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걸 시작으로 삶의 자세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 물론 아직 더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주도권을 빼앗겼을 때 다시 찾으려는 시도를 한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평생 배워야 할 것 같다.
내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어야 편안한 법이다. 내가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는 상태. 명상을 할 때도, 러닝을 할 때도 이걸 느낄 수 있었다.
명상과 요가뿐만 아니라 러닝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간극이 큰 것 같은데.
종종 사람들과 어울려 러닝을 한다. 완전히 다른 운동이지만 상호보완되는 부분이 있다. 처음에 달릴 때는 너무 괴로웠다.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을 하는 거다. ‘아 너무 힘들어. 나만 힘드나? 언제 끝나지?’ 불필요한 생각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명상을 하듯 호흡과 뛰는 동작에만 몰입했더니 훨씬 수월해졌다. 격렬한 운동을 해봤더니 요가할 때 근육의 움직임을 더욱 섬세하게 느끼게 되더라. 모든 운동이 결국에는 다 비슷한 것 같다. 몸과 마음을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면 머릿속에서 그 순간을 끊임없이 재생하지 않나? 그건 몰입 상태가 아닌 거다. 내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어야 편안한 법이다. 내가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는 상태. 명상을 할 때도, 러닝을 할 때도 이걸 느낄 수 있었다. 사람마다 이 몰입도를 느끼는 행위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명상과 요가, 러닝을 결합한 행사를 기획하게 된 건가?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너무 힘들지 않으면서 지루함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를 즐기게 하려고 프로그램에 명상과 요가, 그리고 러닝을 한데 넣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좀 더 느끼고 나름의 성취감을 얻어갔으면 한다.
사람들에게 명상과 요가를 추천해주고 싶은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일상을 바쁘게 살아가는 나를 되돌아보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겉을 꾸미는 것도 좋지만 진짜 나를 안에서부터 가꿔나갔으면 좋겠다. 에디터/ 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