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소설가의 책 이야기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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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소설가의 책 이야기

김용언 미스터리 잡지 편집장이자 아...

BAZAAR BY BAZAAR 2018.11.11

김용언

미스터리 잡지 <미스테리아> 편집장이자 아마도 국내에서 추리소설을 가장 많이 읽었을 여자. 저서로 <범죄소설, 그 기원과 매혹> <문학소녀> 등이 있고, 노라 에프런의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를 번역하기도 했다.

지금 당신의 침대 머리맡에 있는 책은 무엇인가?

로버트 리텔의 <르윈터의 망명>과 <레전드>. 그리고 아직 국내 번역되지 않은, 패트릭 해밀턴의 <가스등(Gaslight)>.(최근 몇 년 사이 페미니즘 관련 논의가 급부상하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용어 ‘가스라이팅’이 바로 이 작품에서 비롯되었다.)

최근 읽은 책 중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은?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의 이 구절. “여성의 권리 신장을 저지하려는 반격은 미국 역사에서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사실 이 현상은 반복되어 나타난다. 여성들이 평등을 향해 조금이라도 전진할 때마다 반격은 마치 문화계에 잠시 만개했던 페미니즘에 찬물을 끼얹는 필연적인 이른 서리처럼 다시 등장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장르와 결코 읽을 수 없는 장르는?

좋아하는 장르는 미스터리와 호러, 한국 근현대사, ‘사물’에 관한 책들, 페미니즘, 사회학 도서. 즐기지 않는 장르는 지나치게 말랑하거나 힐링과 화해를 자꾸 권하는 에세이.(그렇지 않은 에세이들은 매우 좋아한다.)

저녁식사에 세 명의 작가를 초대할 수 있다면?

대실 해밋, 존 그레이(<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말고 <불멸화 위원회>의 저자), 박완서.

와이파이가 없는 지역에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허먼 멜빌의 <모비딕> 또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또는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와이파이가 없는 지역에서가 아니라면 이 책을 마음먹고 완독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환경에 의한 강제적인 독서를 은근히 즐긴다.

고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도둑맞은 편지> <군중 속의 남자>,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당신이 발견한,아직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좋은 작가가 있다면?

매건 애보트의 <이제 나를 알게 될 거야(You Will Know Me)>와 <데어 미(Dare Me)>, 타나 프렌치의 <시크릿 플레이스(The Sectret Place)>를 읽는 내내 황홀경에 잠겨 있었다. 미스터리 장르 속에서 10대 소녀들의 목소리를 핵심으로 끌어올려 숨막히게 아름답고 차가운 풍경을 창출한다.

책장에서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해둔 책과 구석에 숨겨둔 책은?

나의 책장은 논픽션과 픽션(영미권 소설, 일본 소설, 한국 소설), 만화와 그림책과 동화책, 잡지, 예술 분야로 구분되어 그 섹션 내에서 각각 가나다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특별히 의식해서 배치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이 질문에는 답을 하기 힘들 것 같다.

함께 읽을 때 조합이 좋은 세 권의 책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애거사 크리스티의 <커튼>. 탐정 혹은 심판자가 맞닥뜨리는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들을 보여준다.

세 차례 이상 읽은 책은 무엇인가?

세 번 이상 읽은 책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중 뭘 골라야 할지 큰 고민에 빠졌다. 두 권만 골라보자면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과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의 10대 시절 독서에서 이 두 권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다.

몇 번이나 시도했으나,결코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은?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나로서는 공부할 때의 의무감이 아니라면, 일반 독서로서 이 책을 완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에 읽을 책은 무엇인가?

권일용과 고나무가 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모두 거짓말을 한다>, 찬호께이의 <풍선인간>.

 

김사과

날것의 문장으로 동시대를 기록하는 소설가. <풀이 눕는다> <천국에서> <더 나쁜 쪽으로> 등의 소설을 썼다. 최근작 는 “이 세계는 더 나쁜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해온 그가 그린 디스토피아다.

지금 머리맡에 있는 책은 무엇인가?

섀넌 기브니라는 작가의 데뷔작 킨들에는 최근에 끝낸 캣 마넬의 가 들어 있다. 캣 마넬은 패션 잡지 뷰티 에디터 출신의 에세이스트인데 솔직하고 개성 있는 글을 쓴다.

최근 읽은 책 중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은?

브루스 캐넌 기브니의 . 작가는 X세대에 속하는데, 젊은 나이에 꽤 많은 돈을 모은 금융 투자자이다. 그는 미국 사회의 중추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특유의 소시오패스적인 행태로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정치와 경제 문화에 엄청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진보와 자유, 평화와 풍요 등의베이비부머 세대의 멋진 이미지 뒤에 숨겨진 위선적인 행태를 풍부한 자료를 동원하여 날카롭게 폭로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과학과 현실에 관하여 진심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근대 최초의 세대다.”

좋아하는 장르와 결코 읽을 수 없는 장르는?

선호하는 장르는 딱히 없으나 이국적인 장소나 로맨틱한 풍경이 나오는 이야기가 좋다. 고전적인 사랑이야기도 좋아한다. SF의 경우는 대체로 지루하다 느끼고, 호러 장르는 무섭거나 놀라는 것을 싫어해서 잘 안 읽는다.

와이파이가 없는 지역에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카프카의 <아메리카>.

고전중에서가장좋아하는작품은?

오노레 드 발자크의 <잃어버린 환상>.

책장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해둔 책과 구석에 숨겨둔 책은?

최근에 헨리 제임스에 대한 책을 쓰느라 그의 소설들이 꺼내놓기 편한 위치에 있다. 내가 쓴 책이 제일 구석에 있다.

함께 읽을 때 조합이 좋은 세 권의 책은?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 니체의 <선과 악을 넘어서>, 랭보의<일뤼미나시옹>. 이 셋을 함께 읽으면 확실히 정신이 이상해질 것이다.

저녁식사에 세 명의 작가를 초대할 수 있다면?

브렛 이스턴 엘리스, 헨리 제임스, 카프카. 식사가 맛이 없어도 화내지 않고,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예의 바르게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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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Harper's BAZA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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