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해야할 전시 2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주목해야할 전시 2

지금 카텔란은 ‘짝퉁’의 도시 상하이에서 복제와 모방과 차용의 개념을 탐구하고 있다.

BAZAAR BY BAZAAR 2018.11.04

'아티스트는 현존한다'의 전시 리플렛.

Maurizio Cattelan , ‘Untitled’, 2018 , Courtesy of the artist.

기획 마우리치오 카텔란, 제작 알레산드로 미켈레. 지금 상하이에는 이 조합이 만들어 낸 한 편의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다. 그 작품의 시작은 이렇다. 일단, 구찌와 카텔란의 초대로 상하이에 도착한 프레스들의 방에는 신문이 하나 놓여 있다. 누군가는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누군가는 무심코 펼쳐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제법 진지하게 들여다본 후에 알 수 있는 것은 허망하게도 그 신문이 가 아니라 라는 것. 카텔란이 기획한 전시 <아티스트는현존한다(The Artist is Present)>를 소개하는 리플렛이다.

구찌의 의뢰를 받은 카텔란은 상하이에 복제와 모방과 차용의 개념을 탐구하는 전시를 펼쳐 놓았다. 작가인 동시에 큐레이터로서 말이다.(전시 당일에도 아티스트들과 몰려다니며 호스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그를 목격할 수 있었다. 팬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해도 결코 당황하지 않았다.) ‘The copy is the original’이라는 명제와 카텔란이라는 이름에 이끌린 아티스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복제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미타 로텐버그는 ‘짝퉁 진주’로 유명한 중국의 진주 공방을 설치작품과 영상으로 들여다보았고, 슈퍼플렉스는 세계에서 제일 보안이 강해서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UN의 화장실을 재연해 대중에게 오픈했다. 카텔란 본인의 작품도 선보였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성당을 인간이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로 압축한 카텔란의 작품 안에 들어서면, 멀리서나 보던 성당의 벽화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동시에 거룩하게만 느껴졌던 신성이 친밀하게 느껴진다. 카텔란은 이 작품과 함께 “그동안에는 거장의 작품이나 명소를 보기 위해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갔지만, 이제는 마스터 피스가 우리 앞에 찾아와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Andy Hung Chi-Kin, ‘LEGO Certified Professional’, Courtesy of Gucci.

전시장에는 무릎 꿇은 히틀러, 관 속에 누운 케네디, 운석에 맞은 교황 등 카텔란의 유명한 작품들을 미니어처로 제작한 작품도 전시되어 있는데, 주머니에 슬쩍 넣어 오고 싶을 만큼 앙증맞았다. 미니어처도 원본만큼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그동안 참으로 격렬한 형태로 세상의 모든 권위에 저항해온 카텔란은 이제 미술이 가진 권위 자체에 도전하고 있다. 화려하고 떠들썩하며 흥미로운, 그러니까 본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방식으로 말이다.

PARIS ART WEEK

패션위크가 끝난 가을의 파리가 아트의 축제로 다시 태어난다.

아시아 나우의 전시 전경.

피악의 전시 전경.

매년 덩치가 커지는 파리의 아트 위크는 점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지고 있다.(올해는 10월 셋째 주에 열린다.) 컨템퍼러리 아트 위크의 꽃은 아무래도 그랑 팔레에서 열리는 피악(FIAC)이다. 27개국의 195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전시회로서 카멜 메누르, 페로탱, 새이디 콜, 가고시안, 보어스 리, 현대 갤러리 등 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갤러리들이 참여한다. 올해에는 솔로 쇼를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마르토스 갤러리에서는 피카소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소피 브라질의 작품을,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는 안료를 추상적으로 뿌려서 인스톨레이션 작품을 만드는 카트리나 그로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점점 높아가는 아시아 아트의 위상을 보여주는 아시아 나우(Asia Now)도 올해 4회를 맞이한다. 일본의 수 후지모토 건축사가 10개의 뛰어난 갤러리와 함께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코토 아이다와 컬렉티브 콘택트 곤조의 퍼포먼스도 포함된다. 313 아트 프로젝트, 초이앤라거, 갤러리 수를 포함한 여러 갤러리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다. 젊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파격적으로 보여주는 파리 인터내셔널(Paris Internationale) 전시회는 프라이빗 가든이 아름다운 몽소 공원으로 이어지는 빌라에서 열리게 된다. 그밖에 10월 18일 목요일에는 파리의 100개가 넘는 갤러리를 저녁 10시까지 누빌 수 있는 갤러리 나이트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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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 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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