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벨트의 시대

2018년, 다시 허리를 조여야 할 때가 왔다.

BYBAZAAR2018.10.13

벨트는 115만원으로 Dior.

여성에게 있어 허리를 강조하는 행위는 남성과 다른 신체구조를 가진 생명체로서 누릴 수 있는 자연스러운 본능처럼 느껴진다. 물론 코르셋의 탄생 비화(16세기 프랑스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가 궁정 안 여자들은 13인치 허리를 유지하라 명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와 1960~70년대 탈(脫)코르셋 운동이 환기시킨 부정적인 뉘앙스도 간과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허리를 구속하는 것에 있어 21세기의 패션계는 보다 다양하고, 또 자율적인 형태를 띠고 있기에 우린 다시금 ‘허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양한 방법 중 2018년 F/W 시즌 다수의 디자이너들은 다름 아닌 ‘벨트’를 활용하라 권장하고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볼드한 버클의 제품이 주요하다는 것과 가능한 늘씬하게 허리를 조여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벨트가 스타일링의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시즌 벨트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다수의 쇼 가운데 주목해야 할 브랜드는 클래식한 D 로고 장식 벨트를 대다수의 룩에 매치한 디올과 바로크풍 로고 장식 벨트(이를 코르셋 위에 착용한 룩도 있었다)의 존재감이 빛났던 베르사체. 두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제안한 다채로운 벨트 스타일링은 꼭 눈여겨보길 바란다.

리얼웨이로 눈을 돌리면 보다 현실적인 팁을 얻을 수 있다. 거리 위의 패션 피플에게 습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팁은 오버사이즈 재킷이나 코트, 더 나아가 패딩 아우터 위에 매치하는 스타일링. “이번 겨울엔 체크 재킷이나 코트 하나는 꼭 마련해두세요. 오버사이즈로요. 그 위에 앤티크한 골드 버클 벨트를 매치하면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거예요.” 스타일리스트 박세준 실장의 조언이다. 에디터가 가장 시도해보고 싶은 벨트 스타일링은 루스한 터틀넥 니트에 긴 스트랩의 벨트를 더하는 것으로 여기에 매니시한 팬츠와 스니커즈를 신는 것이 포인트. 반대로 미디 길이 플리츠 스커트에 클래식한 벨트를 더하면 레트로한 느낌을 배가할 수 있다. 벨트 선택에 있어서도 살바토레 페라가모 쇼에서처럼 의상과 톤온톤 컬러의 제품을 선택해야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 테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마르니의 코트 룩처럼 되려 벨트가 시선을 끄는 볼드한 사이즈와 컬러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몇 세기에 걸쳐 이어져온 만큼 여성이 허리를 조이는 것에 대한 목적의식은 뚜렷해 보인다. 바로 더 아름다워 보이기 위함이라는 것. 지난 <바자> 9월호의 ‘Summary of the Season’ 기사에서 리사 암스트롱도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결국엔 피트와 플레어란 얘기다. 이 실루엣이 지구상에서 얼마나 돋보이는 멋진 것인지 알고 있는가? 얼마나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수용가능한지를?” 그렇다. 게다가 지금은 16세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자유가 보장된 이 흐름 속에 자연스레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