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피의 옷장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스타일리스트 조반나 바탈리아 엥겔베르트의 시크한 스웨덴 집은 그녀의 옷장과 닮은 듯 흥미로운 보물들로 채워져 있다. | 하퍼스바자,스타일리스트,바자,패션에디터,밀라노

“매번 집을 나설 때가 꾸밀 수 있는 기회죠.” 이탤리언 스타일리스트 겸 패션 에디터인 조반나 바탈리아 엥겔베르트가 그녀의 우아한 스톡홀름 아파트에 있는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데이 베드에 비스듬히 기대며 말한다. “비즈니스 미팅뿐 아니라 그냥 슈퍼마켓에 갈 때도 저는 최선의 모습으로 꾸미려고 노력해요.”2016년 스웨덴 부동산 개발자 오스카 엥겔베르트와 카프리에서 3일간의 결혼식을 올렸을 때, 그녀가 거대한 러플 오간자 트레인이 돋보인 알렉산더 맥퀸 드레스부터 디스코 주제의 애프터 파티(엄격한 소음 규제 때문에 지중해 한가운데 있는 화물선에서 열렸다)를 위한 메탈릭 프라다 드레스까지 반짝반짝 빛나는 패션 퍼레이드를 선보인 건 사실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조반나의 환상적인 패션 라이프는 밀라노의 자갈길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1980년대 아티스트로 활약했던 부모 밑에서 자랐다. “어릴 때 매장 윈도에 걸린 옷들에 빠져 있던 모습을 기억해요. 또 밀라노의 문화센터 밖에서 베르사체 쇼에 도착하는 셀리브리티들을 흥분된 마음으로 기다렸던 것도요.” 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저희 가족은 별 감흥이 없었어요. 오늘날엔 예술과 패션이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그때 당시 밀라노에서 예술은 엘리트의 세계였고 패션은 그닥 지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거든요.”그녀는 어머니가 건축을 가르치고 있던 명망 있는 브레라 파인 아트 아카데미에 들어가 공부했지만 17살 때 돌체 앤 가바나의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 학교를 그만둔다. “그때 패션 하우스들은 규모가 작고 친근했어요. 브랜드에 합류해서 공부를 좀 하면 그곳의 뮤즈가 되었죠.” 크리에이티브 디렉션과 에디터 일을 하도록 고무시켜준 스타일리스트 샬럿 스톡데일을 만난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로부터 수년간 조반나는 피터 린드버그와 패트릭 드마셜리에 같은 포토그래퍼들, 톱 모델들과 함께 일했다. 그중 가장 좋았던 기억은 모델 지젤 번천의 첫 번째 시즌이었다고. “그녀가 방으로 들어왔을 때 저는 입이 떡 벌어졌어요. 삐쩍 마른 모델들을 본 직후였는데, 지젤은 건강하고 쿨한 에너지로 가득한 모습이었어요. 모두가 갈망할 만한 여성이었죠.”패션은 우리가 세상에 던지는 비주얼 메시지예요.인스타그램 얼리어댑터(그녀의 팔로어 수는 현재 85만 명에 이른다)인 조반나는 이 플랫폼을 철저하게 이용해 스트리트 스타일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자신만의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주로 런던, 파리, 밀라노, 뉴욕 등 쇼를 보러 갈 때 그녀는 하루에 여러 벌의 의상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클래식한 테일러링과 늘씬한 실루엣에 맥시멀리스트다운 액세서리와 과감한 프린트를 결합하는 능력으로 곧잘 묘사되는 그녀는 세련됐었음에도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은 룩을 보여준다. 가장 유명한 히트작 중 하나는 프라다의 자수 스커트와 브라렛을 노란색 깃털 재킷과 매치했던 룩과 핑크색의 반짝거리는 발렌티노 드레스. 조반나는 배우 루피타 뇽과 틸다 스윈턴에게 곧잘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과감하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스타일에 있어서도 창의적인 여성들이다. “저는 입는 옷에 스스로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스웨트팬츠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으라는 말이에요.”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발렌시아가와 프라다, 미우 미우, 지미 추 때때로 셀린 그리고 알라이아를 넘나든다. 사실 그녀가 제일 아끼는 아이템은 빈티지 알라이아의 레오퍼드 프린트 드레스인데, 2013년 파리 패션위크에서 펜디의 노란 피카부 미니 가죽 백과 함께 매치하기도 했다. “90년대에 그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의 사진을 본 후부터 너무나 갖고 싶었죠.” 그녀가 말한다. “결국 할인할 때 찾아냈어요. 단지 ‘꼭 사고 싶다’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완전한 가치가 있었던 제품이죠.”조반나의 거대한 옷장은 뉴욕, 영국의 시골, 우리가 촬영을 위해 만난 스톡홀름에 나뉘어져 있다. “저는 온라인에 사진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어요. 그래서 뭐가 어디에 있는지 다 확인할 수 있지요.” 스톡홀름 아파트는 그녀의 남편 가족이 오랜 세월 유고르덴 섬 안에 소유하고 있는 1800년대 타운하우스 중 일부를 사용한다. 장 로이에(Jean Royère) 등, 피에르 차포(Pierre Chapo)의 커피 테이블과 블라디미르 카간(Vladimir Kagan)의 소파 등 클래식 빈티지 피스로 채워진 이 집은 미드 센트리(Mid-Century) 가구를 사랑하는 남편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저는 이 나라의 고상한 미학을 정말 존경해요.” 조반나의 말이다. “스웨덴 있는 모든 것들은 정말 우아하고 절제되어 있어요.”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그녀의 화려한 성향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컬러풀한 루벨리(Rubelli)의 벨벳으로 감싸져 있는 일광욕실은 물론이고, 벽 쪽 공간에 조지 콘도(George Condo)의 회화작품이 있는 거실과 다이닝룸 벽면에 걸려 있는 로즈마리 트로켈(Rosemarie Trockel)의 노란색 울 태피스트리를 포함해 인상적인 아트 컬렉션을 볼 수 있다.“남편과 저는 서로를 자주 칭찬하곤 해요. 인테리어에 대한 그의 열정은 패션에 대한 제 열정과 비슷하거든요. 그는 진짜로 인테리어에 푹 빠져 있어요.” 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의 사이드 보드, 장 프루베(Jean Prouvé)의 데이 베드와 욕실에 있는 한스 베그너(Hans Wegner)의 의자 등도 부부가 소유한 아름다운 피스들. 라스 홈스트롬(Lars Holmström)이 디자인한 아르비카(Arvika)의 빈티지 샹들리에는 다이닝룸의 티크 테이블 위에 달려 있고, 피에르 잔느레(Pierre Jeanneret)가 인도 찬디가르(Chandigarh)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자인한 암 체어도 보인다.최근 조반나는 자신의 이력서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더했다. 리졸리 출판사 회장과의 만남에서 드레스업 모험을 기록한 책에 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은 자신에게 맞는 완벽한 빨간색 찾는 법, 거한 드레스를 입고 화장실 가는 법 등 엉뚱하고 재미난 팁을 전달하는 책으로 그녀만의 유쾌한 유머 감각이 담겨 있다. “패션은 우리 각자가 세상에 전달하는 비주얼 메시지예요.” 조반나가 정리한다. “자신의 영혼에 있어서 중요한 거죠. 기분이 우울하면 옷도 그런 식으로 입게 되고 결국 일이 정말 잘 풀리지 않게 되죠. 뭔가 기운을 북돋는 것, 예를 들어 반지나 진주 귀고리, 펑키한 슈즈를 착용하는 건 좋은 해결책이에요. 기분을 한껏 업시켜주거든요. 옷이란 재미있어야 해요.” GIOVANNA’S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