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W 밀란 패션위크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신구 세대 디자이너들이 사이좋게 공존하며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띤 밀라노 패션위크. 디자이너들은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에 주목했다. 한편 과거와 미래가 결합된 우아한 유니폼 드레싱, 도시와 자연을 아우르는 쿨한 애슬레저 스타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멀티 컬처 룩 등이 도드라졌다. | 패션위크,밀란,2018 F/W

Gucci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란 책에서 컬렉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남성과 여성, 정상과 비정상, 사람과 동물 등의 경계가 모호해진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덴티티는 타고난 것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미켈레. 그는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분해하고 재조합하여 구찌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정신병원인 미국 미네소타 주 메이오 병원을 그대로 연출한 런웨이에서는 남성과 여성, 고전과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는 멀티 컬처 믹스가 인상 깊게 자리하는 동시에 영화와 MLB, 파라마운트 사의 로고 등 미국 문화에서 얻은 영감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Prada캄캄한 밤, 프라다 재단의 새로운 건물 너머로 보이는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컬렉션을 선보인 프라다. 쇼 스페이스가 상징하듯 미우치아 프라다는 불안정함과 자유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동시에 내포하는 ‘밤’으로부터 컬렉션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여성과 예술이라는 디자이너의 핵심적인 관심사가 더해져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조를 통해 스포츠웨어와 클래식한 페미닌 스타일이 교차된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의상들을 선보였다. 1990년대를 휩쓴 나일론 아이템, 스쿠버풍의 애슬레저 웨어, 클래식 멘즈웨어, 센슈얼한 칵테일 웨어, 애시드한 컬러가 뒤섞이며 불안정해서 더욱 쿨하게 느껴지는 컬렉션으로 완성 되었다. Marni폐지와 재활용품으로 둘러싸인 런웨이에서 펼쳐진 마르니 컬렉션. 지난 시즌 안정적인 컬렉션으로 호평을 받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세스코 리소는 이번 시즌 폐기물과 패션의 결합에 몰두했다. 그는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혼란 속에 존재하는 질서, 옷과 아이디어가 조합된 유별나고 우스운 에로티시즘”이라고 밝혔는데, 그의 말처럼 이질적인 텍스처와 컬러, 패턴이 믹스된 아웃도어 룩과 이브닝 룩은 혼란스러운 와중에 나름의 질서와 참신한 매력이 공존했다. Fendi유니폼을 낭만적으로 재해석한 펜디.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와 칼 라거펠트는 남성복의 엄격한 형태에 중점을 두고 패션 하우스의 유산을 상기했다. 1980년대 아웃도어 스타일을 비롯한 도시적인 터치가 런웨이에 올라 의식 있고 강인한 현대 여성에게 헌정되었다. 광택 있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 체크 코트, 단단한 형태의 케이프, 주름 장식이 가미된 단정한 펜슬 스커트, 숙련된 상감 기법의 모피 룩을 필두로 빈티지한 자수 장식의 드레스와 서정적인 디자인의 블라우스도 등장했는데, 이는 강인하기만 한 밀리터리 무드를 보다 가볍고 섬세하게 중화시켜주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젊은 아티스트 헤이 레일리가 재해석한 로고 플레이는 컬렉션을 한층 젊고 풍성하게 만들어준 일등공신. Tod’s프렌치 블독을 안은 지지 하디드의 워킹으로 시작된 토즈 컬렉션. 모델들의 팔에 안긴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은 많은 호응을 얻었는데, 이는 토즈가 주력하고 있는 액세서리를 강조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실제로 런웨이 위 대부분의 모델들에게는 빅 백, 박스 클러치, 벨트 백 등이 들려 있었고 강아지 모티프의 가죽 참 장식까지 더해져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의상의 경우 스포티한 무드가 도드라졌는데, 아노락 스타일의 재킷과 레트로적인 컬러로 패치워크된 시어링 점퍼가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토즈의 장기인 질 좋은 가죽 팬츠를 매치해 도시적인 감성을 주입했다. Versace지난 시즌 오빠 지아니 베르사체에게 바치는 헌정 쇼로 화제를 모았던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이번 시즌도 1990년대의 향수에 젖었다. 런웨이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았던 블랙 보디컨셔스 드레스, 플래드 체크와 애니멀 패턴이 믹스된 보디수트, 레트로적인 디자인의 데님, 로고 티셔츠, 커다란 금장 버클 벨트 등이 그 증거.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두툼한 아웃솔의 스니커즈와 그래픽 패턴의 타이츠, 미니 백 등도 잊지 않았다. 브랜드 특유의 화려함과 글래머러스함을 잘 살렸고, 높은 완성도가 돋보였다. MaxMara많은 밀라노 디자이너처럼 막스마라도 1980년대를 추억하며 보다 센슈얼하고 현대적인 컬렉션을 완성하고자 했다. 컬렉션은 크게 ‘록 스타’ ‘영화 속 디바’ ‘젊은 비즈니스 우먼’ 등으로 세분화되는데, 프랑수아즈 베르투드의 일러스트가 가미된 티셔츠가 커다란 가죽 팬츠나 펜슬 스커트, 그리고 막스마라의 상징적인 테디베어 코트에 다양하게 매치되었다. 그야말로 글래머러스한 이탈리아 여인들을 겨냥한 펑크 스타일의 파워 드레싱!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기에는 조금 올드하게 느껴진다. 막스마라는 보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Dolce & Gabbana‘패션 예배’라는 엉뚱한 테마를 주제로 펼쳐진 돌체 & 가바나 컬렉션. 고풍스러운 성당으로 꾸며진 런웨이의 문이 열리자 모델 대신 드론이 백을 들고 런웨이에 등장했다. 가슴에 ‘패션 죄인’이라는 글자가 쓰인 블랙 & 화이트 컬러의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쇼가 시작되었다. 성도와 큐피드, 주교와 수녀로부터 영감을 얻은 다양한 형태의 복식은 장식적인 르네상스 시대에서 얻은 영감과 만화적인 상상력, 브랜드 특유의 글래머러스한 터치가 가미되어 맥시멀리즘의 절정을 보여줬다. Salvatore Ferragamo단정함, 유동성, 그리고 최소한의 라인이 지배하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컬렉션에서 절제와 우아함은 중요한 규칙이다. 특히 이번 시즌부터 남녀 통합 컬렉션 대열에 합류한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컬러의 조합에 집중한 모습. 베이지, 그레이, 다크 블루 같은 차분한 컬러가 애시드 그린, 버건디, 머스터드 등 산뜻한 컬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가운데 캐주얼한 아노락 점퍼와 수트, 이브닝드레스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한 채 한층 감각적으로 진화한 이번 컬렉션은 오랜만에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Giorgio Armani조르지오 아르마니는 1980년대 워킹우먼들에게 신과 같은 존재였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그레이 팬츠수트는 남성과 동등한 사회적 지위와 권리, 임금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에게 마치 전투복과도 같았으니. 많은 디자이너들이 1980년대 파워 우먼 스타일을 돌아보고 있는 2018 F/W 밀라노 컬렉션에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동참했다. 단, 한층 부드럽고 유연해진 디자인의 의상들이 눈길을 끈다. 수트에는 부드러운 컬러와 시폰 소재의 이너웨어가 매치되었고, 코쿤 형태의 코트와 버블 스커트가 빈번하게 등장했다. 특히 크리스털이 수놓인 우아한 팬츠수트는 머지않아 아카데미 시상식의 레드 카펫에서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Missoni한정된 소재와 패턴으로 이토록 다양한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 안젤라 미소니. 마크 로스코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컬러의 캐시미어 스웨터, 히피풍의 니트 드레스와 코트를 비롯해 해 질 녘 노을처럼 그러데이션된 모자와 머플러 등은 마치 하나의 그림 같았다. 쇼가 끝난 직후 안젤라 미소니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 ‘다양한 문화의 융합’에 초점을 두었다고 말했는데, 미소니 컬렉션은 밀라노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의 모델을 세운 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Jil Sander보름달 같은 둥근 등을 하늘에 띄워놓고 관객을 마중한 질 샌더 컬렉션. 질 샌더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루시와 루크 마이어 듀오는 편안한 옷감과 실루엣에 집중했다. 새하얀 런웨이에 처음 등장한 룩은 오간자에 싸인 두꺼운 양모로 만들어진 테일러드 재킷이었다. 그 뒤를 여러 부드러운 소재의 의상들이 이었는데, 우아하게 주름이 잡힌 스웨터와 스커트, 세일러 칼라의 코트, 모던한 액세서리들은 매력적이었으나 어깨와 허리를 감싼 누에고치 같은 솜이불들은 지나치게 전위적이었다. Moschino미국 캔디 제조업체인 크레이지 프루츠(Crazy Fruits)의 젤리빈을 인비테이션으로 보내온 모스키노. 마냥 키치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1960년대 재클린 케네디의 룩을 미래적으로 해석한 이번 컬렉션에서는 재키의 우아함과 특유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은 스커트수트와 저지 소재의 A 라인 코트, 각진 미니 토트백 등이 등장했다. 1960년대 쿠레주의 스페이스 룩과 레트로 항공사의 스튜어디스, 만화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레트로 퓨처리즘을 선보인 제레미 스콧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 Etro자연의 고귀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어스 컬러가 에트로 컬렉션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고정 팬층을 겨냥한 특유의 보헤미안 무드는 여전했는데, 에스닉한 패턴의 시폰 드레스와 스커트는 주로 프린지가 장식된 숄과 케이프와 매치되었다. 로브 코트, 시어링 재킷처럼 보다 단단하게 재단된 아이템과 오버사이즈 데님 팬츠, 스웨이드 소재의 롱 부츠처럼 웨어러블한 아이템도 공존했다. Tommy Hilfiger타미 힐피거가 밀라노로 건너왔다. 모델 지지 하디드와 함께한 2년간의 대장정 마지막인 ‘타미 나우 드라이브’ 캡슐 컬렉션을 밀라노에서 선보인 것. 레이싱을 테마로 한 만큼 런웨이 역시 자동차 경주장처럼 꾸몄는데, 레이싱 카를 배경으로 오버사이즈 스웨트셔츠와 가죽 레깅스, 바이크 재킷, 성조기 패턴의 수영복 등 미국적인 상징으로 가득했다. Emilio Pucci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없이 선보이는 두 번째 컬렉션. 디자인 팀은 미국적인 젯셋 족에 주목했다. 푸치의 열렬한 수집가였던 메릴린 먼로와 다이애나 브릴랜드에게서 영감을 얻었는데, 마치 그녀들이 환생이라도 한 듯 보였다. 여러 종류의 패딩 재킷과 블랭킷, 케이프, 스커트수트, 브랜드의 로고가 가미된 패브릭, 터번의 화려한 조합에는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디자인과 어우러지지 않는 과한 패턴은 아쉬움이 남는다. Moncler패션위크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몽클레르의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몽클레르 지니어스 8인으로 선정된 디자이너 크레이그 그린, 시몬 로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케이 니노미야, 히로시 후지와라, 프란체스코 라가치, 산드로 만드리노, 칼 템플러가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몽클레르의 클래식 다운 재킷과 근사한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인 것. 그 결과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몽클레르는 젊고 창조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동시대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Sportmax스포트막스는 이번 시즌 스키장과 산장에서 영감을 얻어 컬렉션을 전개했다. 전통 애슬레저 룩의 테크니컬한 소재와 디테일, 클래식 디자인을 아우르는 아웃도어 웨어에 초점을 맞춘, 스포티하면서 쿨한 데이웨어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듯. 다양한 방식으로 레이어링이 가능하도록 연출한 점도 인상적이다. MSGM구찌, 마르니, 베르사체까지 2018년 밀라노는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밀라노의 상승세에 MSGM의 마시모 조르게티도 가세 중. 컬렉션의 주제는 고향에 보내는 연애편지다.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고향은 1990년대의 도시다. 도시의 미니멀리스트, 그리고 1990년대에 대한 찬사를 테마로 한 컬렉션은 미니멀한 블랙 룩으로 시작되었다. 각종 로고, 기념품, 애니멀 프린트가 조합된 실크 파자마 셔츠와 반짝이는 수트, 기하학적인 패턴의 원피스로 이어지는 몇몇 룩에서는 베트멍과 셀린이 연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을 사로잡은 동시대적인 감각은 인정할 수밖에. Roberto Cavalli작년 로베르토 카발리에 안착한 폴 서리지는 ‘Glamour’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부터 모피와 이국적인 가죽, 그리고 애니멀 프린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카발리를 그대로 답습한 ‘글래머’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찔함 대신 단조로움이 자리했고, 반짝이는 프린지 파티 드레스는 섬세함이 부족했다.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정의와 방식을 하루빨리 찾는 게 관건이다.Antonio Marras안토니오 마라스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마라스의 아내이자 공동 창조자인 파트리치아 마라스는 ‘존’이라는 인물의 삶을 토대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소설을 썼는데, 이 복사본이 관객의 좌석에 놓여 있었다. 단단한 형태의 코트부터 레이시한 원피스, 명랑한 스웨트셔츠, 드레시한 수트, 칵테일 드레스 등 1970년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의상과 스토리를 가미한 무대 연출, 춤과 음악이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본 것 같았던 쇼. Bluemarine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안나 몰리나리의 주된 모티프는 장미였고 이번 쇼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미의 여성스럽고 달콤한 매력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여성이 가진 강인함도 보여주고자 했어요. 나는 컬렉션을 통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안나 몰리나리의 설명처럼 달콤한 총천연 빛깔의 장미가 실크 드레스, 시어링 재킷, 얇게 재단된 수트, 팬츠 등에 다양하게 프린트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사회적 메시지는 읽을 수 없었다. Agnona아뇨나의 디자이너 시몬 홀웨이(Simon Holloway)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 출간되었던 아뇨나 매거진에서 컬렉션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F/W 시즌에 보다 최적화된 니트웨어가 은은한 샌드 컬러부터 시작해 버건디, 네이비, 오렌지로 연결되었고, 광택 있는 가죽과 투명한 PVC 소재를 활용한 코트와 케이프도 흥미로웠다. Marco de VincenzoTV와 소셜미디어를 벗어나 현실 세계에 주목한 마르코 드 빈첸초. 그는 문화와 사람 사이의 유대감, 그리고 진정한 관계 맺기가 가능한 게으른 일요일을 상상하며 컬렉션을 완성했다. 고전적인 그림을 확대한 픽셀은 부드러운 스웨터를 위한 자수로 표현되었고, 레인보우, 체커보드, 플라워 등 다양한 패턴 플레이가 돋보였다. Attico아티코의 질다 암브로시오와 조르지아 토르디니는 1940년대와 1980년대에 유행했던 드레스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빈티지한 색감과 실루엣에서 영감을 얻은 이브닝웨어들은 섹시함이 한껏 부각되었다. 전체가 스팽글로 수놓인 드레스와 깃털 장식 드레스, 애니멀 패턴 로브, 그리고 아티코의 시그너처 액세서리가 된 장식적인 드로 스트링 백은 이번 시즌도 어김없이 셀러브리티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듯. Lucio Vanotti이번 시즌 루치오 바노티는 유니품을 연구했다. 유니폼이 갖고 있는 실용성과 우아함, 세련됨을 조합시키는 것에 중점을 뒀다는 디자이너는 거의 수학적인 접근 방법으로 정밀하게 디자인하는 한편, 힙합, 포스트 모더니즘, 정형화되지 않은 커팅과 스타일링으로 신선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바노티는 매 시즌 자신만의 목적 의식을 갖고 차분하게 컬렉션을 완성하는, 앞날이 무척 유망한 디자이너임이 분명하다. Philosophy di Lorenzo Serafini이번 시즌 로렌초 세라피니는 미국 서부의 아스펜과 위치토 지역을 여행하는 상상을 했다. 웨스턴 무드의 가죽 점퍼와 플레이 수트, 광택 있는 부츠와 재킷, 데님 의류뿐만 아니라 시어한 시폰 드레스, 레이스와 리본 디테일 등 필로소피의 아이덴티티인 로맨티시즘도 놓치지 않았다. 베스트 룩은 에디 캠벨이 착용한 그레이 니트 점프수트! 실용적이고 편안해 보일 뿐만 아니라 시크함까지 갖췄다. Arthur Arbesser아티스트 콜로만 모서(Koloman Moser)의 작업에서 영감을 얻은 아서 아베서. 모서의 그림 속 인테리어, 화병 및 가구에서 보여지는 형태와 프린트는 파스텔 컬러의 코트, 격자 스티치가 가미된 스커트, 포플린 드레스 및 스트라이프 패턴의 톱과 팬츠로 연결되었다. 두 번째 시즌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창조적인 기운과 높은 완성도가 엿보였다. Aigner동양적인 영감, 사파리, 1970~90년대의 영향 등 마치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았던 아이그너의 컬렉션. 크리스티안 알렉산더 벡(Christian Alexander Beck)은 고대 유물과 개인적인 보물, 신비로운 물건들에서 영감을 받았고 컬렉션에 ‘호기심이 가득한 캐비닛’이라는 제목을 부여했다. 하지만 지나친 호기심이 문제였을까? 컬렉션은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웠다. 보다 정제된 관점이 필요해 보인다. La Double J패션 저널리스트인 JJ 마틴이 론칭한 브랜드 라 더블 제이. 과거부터 빈티지 의류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던 그녀는 결국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A 라인 원피스, 발목까지 오는 T 셔츠 드레스 등 컬러와 패턴을 강조할 수 있는 심플한 실루엣을 선택했다. 컬렉션에 사용된 우아한 패턴의 원단은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에 원단을 공급하는 만테로(Mantero) 실크 공장에서 제작된 것. Alberta Ferretti조각가 로렌초 퀸(Lorenzo Quinn)의 작품으로 런웨이를 장식한 알베르타 페레티. 각진 어깨와 스터드 장식의 블랙 데님 점프수트를 입은 카이아 거버의 워킹으로 시작된 컬렉션은 다양한 가죽 피스와 관능적으로 반짝이는 드레스로 이어졌다. 시폰과 튤 등 로맨틱한 소재와 디자인을 선보였던 기존 컬렉션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디자이너는 여성의 강인함과 관능미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1980년대의 바이브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Ermanno Scervino순수한 여성성을 테마로 펼쳐진 에르마노 설비노 컬렉션. 브랜드의 전통과 상징적인 의상을 재해석해 여기에 현대적인 우아함을 불어넣었다. 캐시미어 코트, 스트라이프 패턴 스웨터, 꽃잎을 연상시키는 칵테일 드레스가 키 아이템으로, 매스큘린한 아이템과 페미닌한 소재의 매치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N°21알레산드로 델라쿠아는 남성성과 여성성, 실용성과 장식성, 드레스업과 드레스다운의 대조라는 특유의 콘트라스트 플레이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글래머러스함과 카우보이, 그런지를 아우르는 아메리칸 컬처의 요소를 이탈리아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 카우보이 셔츠와 체크 패턴, 매니시한 파카와 애니멀 프린트, 군악대를 연상시키는 액세서리와 슬립 드레스의 매치 등 안정적인 믹스 매치 감각을 한껏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