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타인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아티스트 미사키 카와이는 다르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잃어버린 혹은 잊어버린 채 살아온 어린 시절의 기억 한 켠을 떠올리게 한다. 1978년 태어나, 교토 미술대학을 졸업한 그는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얻은 재료를 작품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신과 주변의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그의 드로잉은 다소 제멋대로이지만, 한계가 느껴지지 않아서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총 동원하게 한다. ‘포근하고 보드랍게 보여서 품어주고 싶은 존재’. 그녀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온기는 모두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아이처럼 단순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미사키 카와이가 ‘하퍼스 바자 코리아’ 독자들을 위해 방콕에서 인사를 전해왔다.
이 인터뷰 답변을 작성하기 바로 직전까지 무엇을 했나요?
‘사와디 캅(Sawadee Kap)’! 태국에 있는 망고 비치(Mango Beach)에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전해요. 이곳의 로컬 마켓을 돌아다니면서 저의 ‘보들보들한(Fluffy)’ 친구들을 찾고 있어요.
교토에서 살지만, 다양한 유럽 지역을 여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요사이 일상은 어떤가요?
아직 제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안 됐기 때문에, 정말 자유롭게 여행하듯 지내고 있어요.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춘 곳이라면 우리 가족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어요.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가 있어요.
‘아티스트는 뉴욕에 가야한다.’ 이 말 덕분에 오사카에서 뉴욕으로 훌쩍 떠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처음엔 무작정 거리에서 드로잉 작품을 판매했다고 들었어요. 결국 뉴욕이라는 도시가 당신에게 선물해준 건 무엇인가요?
뉴욕은 제게 함께 크리에이티브를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아트 갱(Art gang)’을 만들어줬어요.
미사키 카와이의 작업은 항상 보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거꾸로 미사키 카와이에게 질문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 미사키 카와이는 어떤 아이였나요?
저는 아주 자유로웠어요. 저의 ‘꼭두각시’ 인형 친구들과 놀거나 낙서처럼 자유롭게 드로잉하면서 자주 지냈던 것 같아요. 코미디가 제 삶이었죠(웃음).
지난 5월 3일부터 5월 27일까지 포스트 포에틱스의 전시 주관으로 서울 에비뉴엘 아트 홀에서 열린<미사키 카와이: 플러피 데이즈(Misaki Kawai: Fluffy Days)>의 전시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이었어요. 매 주말, 인스타그램 피드가 친구, 가족들과 함께 당신의 전시장을 찾은 모습을 인증하는 사진으로 도배 되곤 했죠. 이런 반응에 대해 알고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제 전시장을 찾고 즐겨줘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전시 장소가 마음에 들었는데, 다양한 크기의 아트 피스를 배치해두기에 좋은 공간이었어요. 전체적으로 제 작업이 밸런스 있게 보일 수 있었어요.
이번 한국에서의 특별전에서 페이팅과 조각, 그리고 ‘아트 굿즈(Art Goods)’와 같은 형태로 작업을 선보였어요. 현재는 부산에 있는 롯데 갤러리 광복점에서 전시(5월 30일~6월 24일)를 이어가고 있고, 향후 롯데 갤러리 일산에서도 전시(7월 12일~8월 19일)가 예정돼 있는데요. 혹시 미리 ‘바자 코리아’ 독자들에게 살짝 알려주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요?
서울의 ‘키티 버니 포니(Kitty Bunny Pony)’와 컬래버레이션 작업 중인데요. 현재 키티 버니 포니 사이트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니코니코 시쿠시쿠(Niko Niko Shiku Shiku)’ 쿠션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리고 제 인스타그램(@misakikawai)을 보신 분들은 짐작하겠지만, 2019년 봄 이케아와 함께 한 ‘퍼리 아트(Furry Art)’ 러그를 곧 론칭할 예정입니다.
‘아티스트는 심각해질 필요가 없다.’ 당신의 지론인데요. 왜 이같은 결론에 도달 했나요?
우리는 놀 필요가 있고, 또한 늘 새롭게 놀 궁리를 할 필요가 있죠. 개인적으로 예술도 이같은 방식으로 탐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당신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건 뭔가요?
햇살, 밥(Rice), 그리고 코미디를 아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