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투게더, 젠더리스 뷰티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이제 뷰티에서 남성용, 여성용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것이 내게 어울리는지 아닌지가 문제일 뿐. | 유니섹스,젠더리스,남녀공용,공용

뷰티에서만큼은 성별이 최후의 보루로 남을 줄 알았다. 누가 뭐래도 플라워 향수, 립스틱과 아이섀도는 남자들이 결코 넘보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여자들이 거의 으르렁 소리가 들릴 듯한 와일드한 파출리 향수를 뿌리는 동안, 남자들 역시 쿠션으로 피부를 정돈하고 로즈 향수를 바르고 있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신기해할 것도 못 된다.남자들이 그저 좀 더 여성화된 것 아니냐고? 영국 뷰티 에디터 한나 베츠는 최근 남성성은 그다지 훌륭한 평을 듣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트럼프와 와인스타인 그리고 몇몇 인물들은 남성미가 넘치기보다는 어른스럽지 못한 것에 가까울 뿐 아니라 남자다움을 여성 혐오와 혼동하고 있죠.”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써오는 것과 발맞춰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젠더리스 트렌드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선택하는 뷰티 제품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990년대 유니섹스 시대가 남성, 여성, 유니섹스용 아이템으로 구분이 되었다면 이제 단 하나의 제품을 경계 없이 어떤 성이든 사용한다. 유니섹스가 성별을 지우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면 젠더리스 트렌드는 남성성과 여성성 두 가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이를 상호 교차하는 방식으로 이용된다.구찌의 플라워 프린트 블라우스를 입고 스모키 메이크업을 넘어 레드 아이섀도를 바른 남자들을 우리는 이제 매일 TV에서 접한다. 성별보다 취향이 우선이다. 젠더리스 트렌드는 성별을 파괴한다기보다 남자든 여자든 본연의 모습에서 가장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자기에게 어울리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에 더 가까운 행동인 것이다.늘 그러하듯 좀 더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이 이런 제품들에 손을 뻗고 있으며, 이는 한때의 물결이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을 바꿔놓는 변화가 될 거다. 여기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는 젠더리스 뷰티 아이템을 소개한다. —DELICATE or WILD신생 브랜드 세인트 자일스의 창립자 마이클 도노반은 “1990년대 유니섹스 향에 중독됐던 시기를 거쳐 향기의 패션은 통일되고 중성적으로 변하며 성별이 사라졌어요. 이후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메트로섹슈얼이 꽃과 놀아났죠. 하지만 남자들은 최근 새로운 유의 자신감을 발견했고, 이는 으르렁대는 향수의 부활로 이어졌어요.”라고 설명한다.이런 늠름한 향수들은 머스크, 사향, 해리향, 용연향과 같은 동물 향(보통 이를 모방한 향료)을 이용해 과장되고 혈기 왕성한 야생성을 머금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화려한 남성의 향을 전복이라는 명목 하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릴 준비가 된 여자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향이야말로 반전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거다. 녹아들 듯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아이리스, 깨끗하고 상쾌한 코튼 향을 우아하게 소화하는 남자들처럼. —SCENTS FOR HER & HIM유혹적인 파출리와 페퍼, 알싸한 타바코, 와일드한 레더, 숲속을 연상시키는 향나무와 흙냄새. 이는 오래전 수렵을 하고 말을 타고 광야를 가로지르던 남성성의 한 면과 맞닿아 있는 향수들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 코코넛, 오렌지, 라일락같이 살랑살랑대는 향수들이 있다. 젠더리스 트렌드에 민감한 당신이라면 이 향수들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그든, 그녀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