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 쿠튀르 판타지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19세기에 시작된 오트 쿠튀르의 역사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들을 통해 보다 다채로운 영감을 수용하고, 현실과 이상을 넘나들며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여기 그 명성을 충실히 이어가고 있는 10개의 패션 하우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2018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통해 쿠튀르가 가진 힘과 우아함, 그리고 판타지를 고스란히 느껴볼 것. | 오트 쿠튀르

Chanel“봄에는 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칼 라거펠트는 커다란 분수와 장미 덩굴이 있는 봄의 정원으로 초대했다. 컬렉션 또한 파스텔 컬러와 플라워 프린트, 섬세한 자수 장식으로 가득한, 그야말로 로맨티시즘의 정수를 담은 룩으로 채워졌음은 물론이다.둥근 어깨선을 강조한 재킷과 코트, 분홍색과 흰색의 트위트 수트, 스팽글과 구슬, 깃털이 장식된 이브닝드레스가 눈길을 끌었고, 모든 모델들이 착용한 플라워 코르사주 장식 베일 때문인지 호화로운 웨딩 파티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샤넬 쿠튀르 쇼의 하이라이트인 피날레 드레스의 주인공은 모델 루나 빌. 화동이 된 허드슨과 함께 등장한 그녀는 깃털이 풍성하게 장식된 웨딩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Maison Margiela“다시 런웨이로 돌아왔을 때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을 통해 쇼를 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죠.”존 갈리아노의 메종 마르지엘라 아티즈널 쇼는 카메라 폰과 소셜미디어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 쇼를 선보였는데,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트려 룩을 촬영하면 옷의 직물이 홀로그램처럼 변하는 신기한 현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전체적인 컬렉션의 무드는 미래지향적인 하이브리드 룩. 안과 밖이 뒤바뀌고 해체와 조립이 난무한 실험적인 피스들로 채워진 원시적인 작품 세계는 여성 아티스트 제시 리브스와 협업한 쇼장 데커레이션과도 절묘하게 어우러졌다.Armani Privé아르마니 프리베 쇼의 주제는 ‘Nuages(프랑스어로 구름이란 뜻)’. 그는 흰 구름이 바람에 휩쓸리며 나타나는 하늘의 미묘한 뉘앙스를 컬렉션에 담고 싶었다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노을에 물든 하늘을 표현한 수채화 프린트, 빗방울을 떠올리게 하는 크리스털 장식을 아낌없이 활용했다.초반부에는 아르마니 특유의 테일러링으로 완성된 팬츠수트가 주류를 이뤘고, 후반부에는 다채로운 미니 드레스, 테일러드 수트를 입은 남성 모델과 함께한 이브닝드레스가 쉼 없이 등장했다. 피날레는 과거의 살롱 쇼를 연상케 하는 연출과 함께 등장한 풍성한 실루엣의 드레스(마치 구름을 닮은) 룩으로 마무리되었다.Schiaparelli비 내리는 파리의 아침, 방돔 광장에 위치한 스키아파렐리 메종에서 열린 2018 S/S 스키아파렐리 오트 쿠튀르 쇼. 버트란드 기용은 1920년대 엘사 스키아파렐리가 사랑해 마지않은 초현실주의를 재해석한 화려한 디테일의 드레스들로 아름다운 볼거리를 선사했다.수공예적 기술이 돋보이는 태피스트리 장식과 깃털, 시퀸 장식 등이 감탄을 자아냈고, 사파리풍의 재킷부터 동화 같은 무드의 캉캉 드레스에 이르는 다채로운 피스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조화로운 컬렉션을 완성했다.Viktor & Rolf빅터 & 롤프 쇼에서는 커튼이 걷히고 네 곳의 입구에서 반짝이는 아이 메이크업 혹은 화려한 가면, 헤드 피스를 착용한 모델들이 줄지어 걸어 나왔다. 그들은 롤리팝 패턴의 미니 드레스와 과장된 러플 장식, 플라워 아플리케가 특징인 케이프 드레스, 스트라이프 패턴의 리본 장식 드레스 등을 입고 있었는데, 마치 책 속에서 튀어나온 캐릭터처럼 느껴졌다. 그야말로 뒤틀기를 좋아하는 듀오의 유머 감각과 상상력이 마음껏 발현됐던 쇼.Iris Van Herpen아이리스 반 헤르펜은 이번 쇼에 ‘루디 네이처(Ludi Nature)’라는 이름을 붙였다. ‘루디’는 놀이를 뜻하는 라틴어로 ‘자연을 영감으로 한 놀이’가 컬렉션의 테마였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페이퍼 아티스트 피터 겐테나르트가 제작한 물고기 지느러미 모양의 구조물(사실은 꽃이 피는 과정을 포착한 것)로, 천장에 매달린 모습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압도했다.이윽고 시작된 쇼에서도 그녀의 장기인 3D 프린트를 활용한 흔들리는 지느러미, 물결 등의 모티프를 입체적으로 담은 드레스, 보디수트 등이 등장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