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 뉴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Fashion

페이크 뉴스

스타일 평론가. 패션의 위키리크스. 컬트 인스타그램 계정 ‘다이어트 프라다’를 만든 이름 모를 이 듀오에게 어떤 타이틀을 붙여도 좋다. 그러나 카피를 폭로함으로써 패션 업계에 그들이 끼친 영향은 아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이 자신들과 비슷한 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바자>에 털어놓았다.

BAZAAR BY BAZAAR 2018.03.13

디자이너 제품을 카피하는 일은 패션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문제 중 하나다. ‘바로 마이 발맹(Borrow My Balmain)’이라는 패션 렌털 회사가 최근 한 행사에 참석한 호주의 인플루언서 스태프 클레어 스미스에게 가짜 크리스찬 디올 스커트를 대여해준 문제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우리는 이 내용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폭로했다.(결과적으로는 모든 미디어 채널이 이 사건에 달려들게 되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작고 독립적인 목소리가 거대한 선수들로 이루어진 업계를 향해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고 이것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됐다는 거다.

우리는 가짜 디올 스커트와 진품 사진을 나란히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그 이후 난리가 났다. 이 에피소드는 #borrowmybalmaingate라는 해시태그로 자애롭게 알려졌다.(바로 마이 발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 드레스는 이베이가 아닌, 스타일리스트로부터 믿고 구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사과문을 올렸고 이후 인스타그램의 모든 글을 삭제했다.)

#borrowmybalmaingate라는 해시태그가 한 순간의 실수라면 패션 업계에는 더 폭넓은 세계의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의도적인 행위도 있다. ‘다이어트 프라다’ 계정의 피드는 패션 세계 속에서 들끓고 있는 미세한 문제들의 복잡한 거미줄을 들춰냈다. 특히 호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 관세로 인한 진품의 부족,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굶주린 욕망을 품은 인플루언서들의 영역, 그리고 디자이너 드레스가 인스타그램의 유명세로 이어지는 티켓이라 믿는 인플루언서 등이 이유가 되기도 한다.

2014년 우리가 ‘다이어트 프라다’를 시작한 이후로 이 계정은(현재 12만1천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으며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상상도 못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패션 업계에 대한 우리의 불만을 알리기 위한 특별 공간으로서 시작한 것이 가볍고 진지한 토픽까지 모두 다루는 생동감 있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물론 스캔들을 선동하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몇 개의 경우가 있었지만.) 그보다 우리의 목적은 정보를 전달하고 패션에 열광하는 관중을 사로잡는 것이었다. 뛰어난 인재와 남다른 재능으로 가득 차 있지만, 업계는 과대하고 화려하며 어두운 면은 잘 밝히려 하지 않는다. 이제 거기에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생긴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는 디자이너와 럭셔리 시장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방을 타깃으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기 쉬운 런웨이 트렌드를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비즈니스의 경우 패스트 패션 카피는 흔한 일이다. 그리고 이 스펙트럼의 반대편에서는 거장들이 디자인과 혁신을 통해 바늘을 움직이고 있다. 또한 그 중간 어디선가 상대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디자이너 시장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들은 고가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될 것인지 진보적이고 시건방진 놈이 될 것인지 갈팡질팡하는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의 발달, 정보 전달의 빠른 속도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경각심과 욕망의 마찰을 만들어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브랜드들이 무엇을 디자인하고 제공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까지 영향을 주었다. 조각적인 러플과 크롭트 플레어에 헌신하는 브랜드들이 이렇게 많이 튀어나올지 그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갭의 ‘레드 캠페인’ 이후 디올의 ‘We Should All Be Feminists’ 움직임만큼 강렬한 티셔츠 운동의 리테일 트렌드를 목격한 적은 없었다. 또한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루이 비통 런웨이에 <기묘한 이야기> 티셔츠를 내놓을지 그 누가 알았단 말인가? 시간은 변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덕분에 디지털 채널은 패션 하우스가 브랜드를 전개하는 전통 방식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때론 우리를 불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작업을 할 때 추측되는 모방이나 그 어떤 내용도 올리기 전에 항상 꼼꼼하게 검색을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브랜드가 디자인 철학에 관해 의견을 피력하듯 우리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증거에서 형성된 입장이다. 그렇지만 가끔 우리가 거의 적중했다 해도 패션과 연관된 범죄에 얽힌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보다는 노력 속에서 좌절감과 나약함을 느꼈을 소규모 디자이너들이 겪는 문제들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

신중하게 선택한 글과 이미지로 완성된 하나의 포스팅은 커뮤니티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종종 선별적으로 소외되었던 문제를 중심으로 끌어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왜 특권을 가진 몇몇의 인사이더만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상대적인 아웃사이더로서 바라건대 우리가 패션계에 통합, 책임, 다양성을 요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_ 설령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더라도. 패션은 디자이너들의 극도의 피로감, 브랜드와 제품의 과포화, 성추행, 그리고 다양성의 결핍에 대해 새로운 목소리로부터 더 많은 대화를 듣기를 원한다. 단지 몇 개만 꼽자면 말이다.

#nofilternecessary

※다이어트 프라다 인스타그램 계정: @diet_prada, dietpr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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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Harper's BAZA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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