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ETY LINE UP
이번 시즌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눈매를 스케치북 삼아 드로잉을 선보였다.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든 눈가에 선명한 블랙 라인을 그린다는 건 얼굴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하죠.”
맥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테리 바버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올봄 아이 메이크업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블랙 라이너다. 2018 S/S 디올 오트 쿠튀르 쇼를 수놓은 익스트림 아이는 이러한 트렌드의 대표적인 예. 디올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 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는 초현실주의적 무드에 블랙 타투가 주는 파괴적이고 반항적인 감각을 더해 그래픽적이면서도 과장된 속눈썹 셰이프를 선보였다.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유돈 초이 쇼에서와 같이 눈두덩을 가로지르는 미니멀한 블랙 라인은 모던하기 그지없고, 마스카라 브러시가 그대로 찍힌 듯한 랑방 쇼의 독특한 캐츠아이 역시 위트가 넘친다. 간결할 것. 임팩트가 넘칠 것!
이 두 가지 법칙만 명심하면 된다.
UNDONE LINES
언더라인에만 그린 라인, 앞뒤가 뚝 끊긴 듯 눈매 중앙에만 그은 라인…. 그리다 만 듯한 미완성의 패턴 속에서 생겨나는 약간의 빈틈과 완벽하지 않음은 21세기 메이크업의 지배적인 애티튜드다. 테리 바버는 블랙 라인을 그릴 때, 아주 약간의 비율 조정이 어떻게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점막 가까이 라인을 그리면 시선을 좁혀 더욱 강렬한 룩이 연출되고, 간격을 두고 그리면 눈을 더 커 보이게 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부여하죠. 물론 마스카라와 함께 두껍게 그리면 화려한 룩이 완성되고요.”
BLUNT CHIC
다양한 드로잉 중에서 이번 시즌 가장 독특하게 느껴지는 ‘라인 중의 라인’은 바로 끝이 뭉툭하게 처리된 라인. 끝을 뾰족하게 빼는 것이 아이라인의 정석이었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톰 포드나 제이슨 우 쇼의 끝이 도톰하고 둥글게 처리된 라인은 약간 엉뚱해 보이기까지 한다. 자칫 너구리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각도를 바짝 올려 그린 덕에 새롭고 신선한 느낌.(날렵한 수트에 뾰족한 캐츠아이를 매치했다면 톰 포드의 모델들은 뻔하고 지루해 보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