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꼭 맞는 코트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코트 입기 딱 좋은 계절, 새로운 F/W 시즌에 존재감을 빛낸 네 가지의 코트 중 나에게 꼭 맞는 스타일은 무엇일까. | 코트

늦더위가 꽤나 오래간다 싶었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아침 공기가 부쩍 차가워졌다. 슬슬 코트를 꺼내 입을 때가 된 것이다. 너무도 짧아져버린 가을 탓에 따스한 햇빛 한번 보지 못한 재킷들은 옷장 한편에 밀어두고 두꺼운 코트 몇 벌을 앞쪽에 모셔놓고 보니 이걸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겨울을 나기엔 역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카디건이나 재킷, 블루종, 점퍼 등에 비해 갑절은 비싼 코트를 사는 데엔 다소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지난 몇 년간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경험하며 느낀 바, 좋은 품질의 예쁜 코트를 구매한다는 건 무척이나 효용성이 높은 활동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물론 거금을 들여야 할 코트를 고르는 것이기에 꼼꼼한 시장조사를 통한 쇼핑 리스트 작성은 필수. 지난겨울 패션 위크에서 보았던 코트들, 여기에 브랜드의 룩북에서 혹은 촬영하며 접한 무수히 많은 코트들을 찬찬히 되짚어보니 크게는 두 가지, 좀 더 세분화하면 총 네 가지 스타일로 그룹을 지어 쇼핑 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늘 그래 왔듯 이번 시즌의 코트 스타일 역시 컬러풀하고 글래머러스한 스타일과 그와 상반된 클린하고 포멀한 스타일로 크게 나눌 수 있다.(평소 화려한 것을 즐긴다면 첫 번째 스타일에서 좀더 깊이 파고들면 될 것이고, 반대라면 심플한 쪽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으면 될 것이다.)STATEMENT FUR먼저 코트 단 한 벌로 존재감을 발산하고 싶다면 2017 F/W 시즌 다수의 쇼에 등장한 스테이트먼트 퍼 코트와 큼직한 오버사이즈의 체크 패턴이 과감하게 들어간 코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겨울이면 으레 등장하는 퍼 코트이지만, 올 시즌엔 에코 퍼를 활용하거나 헤어의 곱슬곱슬한 질감을 거칠게 살린 로(Law)한 느낌의 퍼 코트가 쿨해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 소재 자체가 리얼하거나 매끈한 것보다는 컬러가 독특하거나 비비드한 것, 혹은 강렬한 패턴을 가미한 것, 다양한 질감의 퍼를 패치워크하거나 퍼 위에 PVC 소재와 같은 전혀 다른 물성의 소재를 덧입히는 등 디자이너의 실험정신이 빛나는 피스들이 빛을 발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코트는 캘빈 클라인의 비비드한 옐로 컬러 퍼 코트로(그렇다. 에디터의 취향은 ‘화려한’ 쪽이다.) 캣워크에 그 룩이 등장하는 순간 마음을 빼앗겼다. 색다른 소재의 매치, 대담한 컬러, 크리스털 장식의 로프 벨트까지!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없었지만, 문제는 늘 그래 왔듯 이상과 현실의 엄청난 간극에서 오는 법. 키가 그리 크지 않은 에디터가 입었을 경우 그야말로 옷이 사람을 집어삼킨 형국이 될 테니 말이다. 화려한 옷, 특히 화려한 아우터를 고를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바로 ‘나 > 옷’이라는 사실. 이러한 면에서 러프한 패치워크로 베이식한 디자인에 변화를 준 데다 퍼 코트가 응당 지녀야 할 보온성까지 두루 갖춘 루이 비통의 퍼 코트는 스테이트먼트 피스임에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BOLD CHECK반면 볼드한 체크 패턴의 코트는 화려한 룩을 즐기지만 앞서 말한 퍼 코트들은 과하다 느껴지는 여성들에게 최적화된 피스일 것. 소재 자체는 울 또는 캐시미어로 이전과 다를 바가 없지만 대담한 사이즈의 체크 패턴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산한다. 지난 9월, 런던 패션 위크에서 공개된 버버리의 셉템버 컬렉션 중 커다란 타탄체크의 오버사이즈 코트(파우치 백과 양말까지 서로 다른 컬러의 체크로 믹스 매치한 스타일링에 주목할 것), 깅엄체크에 하우스 특유의 우아함을 주입한 디올의 벨티드 코트(머리에서 발끝까지 다크 네이비 컬러로 통일한 스타일링이 주효했다) 등, 결정장애를 유발할 매력적인 체크 코트가 이번 시즌 캣워크에 다수 등장했다. 에디터가 구매를 결심한 최종 제품 역시 마르케스 알메이다의 오버사이즈 코트로 블랙 & 화이트의 커다란 깅엄체크와 넓은 라펠, 옆 라인에 가미된 단추 장식과 자연스러운 올 풀림 디테일 등 모든 요소가 마음에 쏙 들었다. 옷장 속에 맥시한 길이의 코트가 없었던 것도 구매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쇼에서처럼 칼라를 세워 마치 드레스처럼 연출해도 좋을 테고, 최근 즐겨 입는 마르니의 블랙 벨보텀 팬츠와도 멋진 조합을 이룰 것 같다.)다음은 투자한 만큼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정제된 디자인의 코트를 살펴보자. 물론 디자인이 심플할수록 소재가 좋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POWER WOMANF/W 시즌 주요 쇼에 빈번하게 등장한 테일러드 코트의 공통점은 어깨가 강조된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남성복을 닮은 견고한 디자인을 갖췄다는 것. 남성 수트에 주로 쓰이는 피크드 라펠이 돋보인 셀린의 코트나 실제 어깨보다 두세 배쯤 커 보이는 오버사이즈에 로 플랩 포켓으로 마치 남자친구의 코트를 빌려 입은 듯한 느낌을 준 질 샌더의 더블 브레스트 코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와 같은 디자인의 코트는 꼭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더라도 실루엣이 가진 힘이 있어 화려한 룩을 즐기는 이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로에베나 포츠 1961 쇼에 등장한 코트처럼 남성적인 테일러드 코트를 기반으로 허리 라인을 강조하거나 섬세한 디테일을 더한 코트는 실용적인 데일리 아우터를 찾는 이들에게 현명한 대안이 되어줄 것이다.MODERN QUILTING여기에 디자이너들의 동시대적인 감성을 덧입고 보다 모던한 피스로 거듭난 퀼팅 코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기존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카키 컬러의 퀼팅 집업 코트에 스웨이드 소재를 더하고 단추를 달아 두 가지로 여밀 수 있도록 한 스텔라 매카트니의 퀼팅 코트를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코트를 잘못 스타일링할 경우 소위 ‘깔깔이’로 오인받을 수 있으므로 보다 동시대적인 소재와 컬러(엘러리와 니나 리치 쇼를 참고하라)의 코트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이보다 좀 더 실험적인 퀼팅 코트를 찾고 있다면 아방가르드한 실루엣과 디테일(록산다), 혹은 강렬한 패턴(드리스 반 노튼)이 가미된 퀼팅 코트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자, 새로운 F/W 시즌을 위한 코트 탐색전은 끝났다. 분명한 사실은 지금이야말로 코트를 가장 우아하고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는 것이다. 혹한이 불어닥치는 1월이 오기 전까지, 코트의 황금시대를 누구보다 기쁘게, 또 누구보다 쿨하게 즐기기 위해 우리 모두가 스마트한 쇼핑에 성공할 수 있기를! 에디터/ 이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