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플라스틱 상상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디뮤지엄의 새로운 전시가 문을 열었다. 주제는 플라스틱과 디자이너.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플라스틱은 어떻게 새롭게 완성됐을까. | 전시,디자인,디자이너,가구,주말

 플라스틱은 현대인이 매일 접하는 일상의 소재다. 가볍고 쉽게 변형되지 않으며 저렴하다. 이러한매력 덕분에 플라스틱은 가히 20세기를 바꾼 기적적인 소재로 여겨져 왔고, 현대인들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했다.디자이너들에게는 어땠을까. 강철이나 나무 등의 소재와 비교했을 때 플라스틱은 원하는 모양을 정확히 구현할 수 있고, 투명한 것부터 형광 빛까지 원하는 색을 입혀 다채로운 빛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플라스틱은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궁극의 소재였다.9월 14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진행되는 디뮤지엄의 전시 ‘Plastic Fantastic 상상 사용법’에는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디자인 작품을 선보여온 도쿠진 요시오카, 필립 스탁, 피에로 리소니, 패트리샤 우르퀴올라 등 디자이너 40여 명의 작품 2700여 점을 한데 모았다. 각 디자이너들이 플라스틱을 활용해 완성한 체어, 테이블, 수납장, 조명 등의 작품들을 통해 플라스틱의 무한한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Interview디뮤지엄의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 피에로 리소니를 만나 플라스틱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Q. 대학에서도 폴리테크를 전공했어요. 그만큼 합성 소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당신이 생각하는 플라스틱의 매력은 무엇인가요?모든 재료는 저마다의 특정한 품질을 갖고 있어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르텔과 많은 작업을 진행 했는데, 그때마다 늘 주제에 적합한 소재를 고민했죠. 소재는 디자인의 모든 걸 결정하니까요. 지난 2016년 카르텔과 함께 했던 프로젝트의 주제는 ‘플라스틱’이었어요. 플라스틱의 가능성과 한계를 먼저 연구한 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의자’를 만드는 것에 주목했죠. 그러니까 플라스틱의 매력은 가볍고, 원하는 형태를 가장 정확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에요. Q. 그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바로 ‘피우마 체어(Piuma Chair)’죠. 완성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는데, 작업 과정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처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저는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까지 없던 것을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아마도 생각건대,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소재를 사용했다면 ‘가장 가벼운 의자’를 만들어 내진 못했을 거예요. 이 작업을 통해 얻은 게 있어요. 디자인적인 관점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게 됐다는 거죠. 이전까지만 해도 형태를 디자인하고 거기에 맞는 소재를 찾았다면, 이번엔 소재를 먼저 생각하고, 소재에 맞는 디자인을 고민했거든요. 작업의 순서를 바꾸고 보니 사고의 방식도 달라지더군요. 꽤 흥미롭고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Q. 어떤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가요?플라스틱이라는 소재의 특성을 한껏 살려낸 것이죠. 의자는 아주 가볍고 견고 해요. 무엇보다 너무 예쁘죠. 의자 뒤쪽을 보면 엉덩이 부분이 꽤 매끈하고 부드럽게 잘 빠져 있어요. Q. 이 전시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 하나를 꼽는다면? 지노 콜롬비니의 더스트팬(DUST PAN)이요. 제가 태어날 때부터 있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집에서 써왔던 물건이기도 해요. 디자인의 유려함은 물론이고 실용성도 매우 뛰어나죠. 이만큼 훌륭한 작품은 또 없다고 생각해요. 바로 이런 것들이 일상에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플라스틱은 편하고 저렴하죠. 하지만 썩지 않기 때문에 환경 보호 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소재이기도 하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디자이너로서 플라스틱의 환경적 문제를 해결한 대안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디자이너로서 원료를 사용할 때는 늘 사회적인 책임을 느껴요. 최근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이 플라스틱이에요. 하지만 자세히 보세요. 일회용 용기나 비닐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죠. 그런 것을 볼 때 저는 ‘재활용’이나 ‘아예 쓰지 않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한 것은 조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명이 긴 제품을 만드는 것이에요. 의자 하나를 만들어도 10년, 20년 뒤에도 오랫동안 쓸 수 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원료는 적게 쓰고 수명은 길게 쓰는 디자인’, 요즘 작업을 할 때마다 늘 그 생각을 해요. PLASTIC FANTASTIC 상상 사용법 전시 일정 2017년 9월 14일 ~ 2018년 3월 4일주소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