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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다키마스의 마법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공개한 고메 드라마, ‘방랑의 미식가’를 보고.

BYBAZAAR2017.08.07

[embed]https://youtu.be/b7WlMD5V-Ac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이상 듣게 되는 단어가 있다.이타다키마스(いただきます)’ ‘타다이마(ただいま)’. 우리말로 먹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안녕이라는 말보다 자주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 사람들에겐 일상 깊숙이 자리한 단어다.

이런 말들은 일본 사람들의 정서와 가치를 간접적으로나마 감지할 있게 한다. 집에 대한 생각, 식사에 대한 생각. 집과 식사가 그들의 삶에서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존재만으로 얼마나 기쁨을 주는지 그들은 알고 있고, 그것을 매일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이다. 마치 주문처럼. 그렇기 때문에 집과 음식에 대해 세밀히 묘사하길 좋아하고, 그것을 주제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을 만들 있는 것이다.

카모메 식당부터고독한 미식가까지,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일본 고메 드라마 봐왔다. 하나같이 요리하고 먹고 마시는 장면을 담아냈지만, 들여다보면 결코 같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고메 드라마 방랑의 미식가 역시 이전의 고메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갖고 있다

고독한 미식가 저자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만화를 드라마로 옮겨 놓은 것으로, 전작에서처럼 중년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다양한 장치를 더해 이야기를 탄탄하게 했다. 일단, 영상의 감도를 한층 끌어올려 더욱 매력적인 비주얼을 만들었다. 쏟아지는 자연광과 화사한 느낌의 블러 효과 등으로 완성한 영상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 보는 것만으로 치유를 받는 같은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랜 직장 생활을 끝내고 정년퇴직한 샐러리맨이다. 그는 평생 누리지 못했던 평일 오후의 여유를 만끽하며 아주 새로운 일상을 접한다. 한적한 오후의 동네 식당, 낮의 카페. 매일 머물렀지만, 사실은 번도 머물러 없는 낯선 풍경 속에서 그는 여유와 자유를 만끽한다. 그리고 낮술, 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새벽 같이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면 절대 없는, 과거엔 도발 같았던 일상의 사치를 누린다.

주인공은 바쁜 하루를 연명하느라 애써 눈을 감았거나 전혀 알지 못했던 순간들을 음식을 접하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크로켓을 먹으며 학창 시절 선생님들을 피해 학교 앞에서 몰래 먹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사진을 정리하다가 어릴 단골 식당이던 하이라이스 집을 찾아가기도 한다. 드라마는 음식을 단순히 맛있어 보이는 것이나 맛있게 먹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음식이 가진 사람 냄새에 주목한다. 음식으로 환기되는 아련한 향수를 건드린다. 주인공이 식탁에 앉아이타다키마스하며 주문을 외우는 순간 과거의 좋았던 현장으로, 어릴 품었던 경쾌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마술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것이 음식의 힘이고, 힘을 믿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마디가 일본에선 바로이타다키마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