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다키마스의 마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공개한 고메 드라마, ‘방랑의 미식가’를 보고. | 넷플릭스,먹방,방랑의미식가,고메드라마,음식드라마

[embed]https://youtu.be/b7WlMD5V-Ac일본영화나드라마를볼때한번이상꼭듣게되는단어가있다. ‘이타다키마스(いただきます)’ ‘타다이마(ただいま)’. 우리말로 ‘잘먹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다. ‘안녕’이라는말보다더자주쓴다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로, 일본사람들에겐일상깊숙이자리한단어다. 이런말들은일본사람들의정서와가치를간접적으로나마감지할수있게한다. 집에대한생각, 식사에대한생각. 집과식사가그들의삶에서얼마나큰영향을주는지, 존재만으로얼마나큰기쁨을주는지그들은잘알고있고, 그것을매일끊임없이되새기는것이다. 마치주문처럼. 그렇기때문에집과음식에대해세밀히묘사하길좋아하고, 그것을주제로한다양한영상콘텐츠들을만들수있는것이다. ‘카모메식당’부터 ‘고독한미식가’까지,우리는그동안수없이많은일본산고메드라마를봐왔다. 하나같이요리하고먹고마시는장면을담아냈지만, 들여다보면결코같은이야기는하나도없었다. 최근넷플릭스에서서비스를시작한일본고메드라마‘방랑의미식가’역시이전의고메드라마와는조금다른결을갖고있다. ‘고독한미식가’의저자구스미마사유키의원작만화를드라마로옮겨놓은것으로, 전작에서처럼중년남성을주인공으로하지만다양한장치를더해이야기를더탄탄하게했다. 일단, 영상의감도를한층끌어올려더욱매력적인비주얼을만들었다. 쏟아지는자연광과화사한느낌의블러효과등으로완성한영상은마치꿈을꾸는듯한몽환적인분위기, 보는것만으로치유를받는것같은따뜻한분위기를만들어낸다. 드라마의주인공은오랜직장생활을끝내고정년퇴직한샐러리맨이다. 그는평생누리지못했던평일오후의여유를만끽하며아주새로운일상을접한다. 한적한오후의동네식당, 한낮의카페. 매일머물렀지만, 사실은한번도머물러본적없는낯선풍경속에서그는여유와자유를만끽한다. 그리고낮술, 술을깨기위해마시는새벽술같이평범한샐러리맨이라면절대할수없는, 과거엔도발같았던일상의사치를누린다.주인공은바쁜하루를연명하느라애써눈을감았거나전혀알지못했던순간들을음식을접하면서새삼깨닫게된다. 크로켓을먹으며학창 시절선생님들을피해학교앞에서몰래먹던과거의기억을떠올리기도하고, 옛사진을정리하다가어릴적단골식당이던하이라이스집을찾아가기도한다. 드라마는음식을단순히맛있어보이는것이나맛있게먹는것에만치중하지않는다. 음식이가진사람냄새에주목한다. 음식으로환기되는아련한향수를건드린다. 주인공이식탁에앉아 ‘이타다키마스’ 하며주문을외우는순간과거의좋았던현장으로, 어릴적품었던경쾌한마음으로돌아가는마술 같은경험을하게된다. 그것이음식의힘이고, 그힘을믿고기뻐하는사람들의한마디가일본에선바로 ‘이타다키마스’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