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호러 스토리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구남친 & 구여친의 진상 스토리. 믿기 어렵겠지만, 모두 다 실화다. | 연애,데이트,공포,진상,구남친

전화기 너머 B는 몹시 화나 있었다. 그날도 그는 술에 취했고 나는 이유도 모른 채 헤어지자는 얘기를 들었다. 그의 주사는 이별이다. 내일 아침 술이 깨고 나면 잘못했다고, 너무 사랑해서, 불안해서 그랬다고 매달릴 게 뻔하다. 벌써 세 번째니까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극도로 흥분한 A는 나를 약 올릴 심산으로 사실은 다른 여자 몇몇을 같이 만났다고 실토하기 시작했다. 뭐, 완전히 끝내고 싶다는 얘긴가?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다음 날 새벽녘, 아니나 다를까 또 전화벨이 울렸다. 받지 않았다. 메시지가 도착했다. 쌍시옷으로 시작하는 욕이 한 가득. 왜지? 3분 후엔 다시 보고 싶어서, 안 만나주니까 분해서 그랬다는 레퍼토리가 시작됐다. 사과 & 사랑과 쌍시옷의 무한반복. 뭐야,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절로 비명이 나왔다.차단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때인데, 새벽녘마다 전화벨이 그렇게 울렸다. 집 전화 코드를 뽑았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까, 와장창, 뭐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집은 1층이다.) A가 던진 돌과 부서진 베란다 창문…. 거긴 내 동생 방인데, 마지막까지 B는 잘못 짚었다. 6개월간 울리던 새벽 네 시 전화벨은 새로운 남자친구 C의 등장으로 결말을 맞았다. C(몸이 좋았고 인상은 안 좋았다.)의 전화 한 통에 그 즉시, 더없이 초라하게. 이민성, 33세, 은행원헤어지고 도착한 사진 하나. 그녀의 상반신 누드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슬픈 표정. 그래서 어쩌라고. 강형우, 38세, 게임개발자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했다. 이것만으로도 충격과 공포인데 클라이맥스는 헤어진 지 한 달 후에 찾아왔다. 어느 새벽, 뜬금없는 전화, 밑도 끝도 없이 “보고 싶다! 나와!”. 그리곤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단다. 10분쯤 지났나? (참을성의 한계는 10분인 거였다. 못난 놈.) 갑자기 집 초인종이 가열차게 울렸다. “너 때문에 지금 여자친구랑 헤어졌단 말이야! 책임져!”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던 난 그날 이후로 엄마에게 신뢰를 잃었다. “넌 그딴 놈을 만나냐!” 역시 부모님 말씀은 다 맞다. 전수진, 27세, 승무원여느 때처럼 그날도 그의 연락을 무시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출근 길, 차에 락카 스프레이로 이런 글귀를 적어놨더라. “기다릴게. 돌아와.” 너 같으면 돌아가겠냐? 이다솜, 36세, 웹디자이너만취해 찾아와서 오열하고, 드러눕고, 토하고, 방구 끼더니 결국은…. 정말 그런 것까지 보고 싶진 않았는데…. 김세연, 23세, 대학생분명 헤어지자고 한 건 A였다. 연락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어느 날 술 마신 A에게 전화가 왔다. 물기 어린 말투로 이렇게 깔끔하게 헤어지다니 비인간적이라고, 진담 같지만 농담처럼 말을 건넸다. 어떤 날은 말도 없이 집에 찾아오기도 했다. 갑작스러웠지만 그래서 더 반가웠다. 그날 밤, A는 예전처럼 달콤했고 예전보다 특별했다. 꼭 안고 잠이 들 때는 설렘과 안정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래, 우리 다시 합치나 보다. 이번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다음 날 아침 A의 얼굴은 차갑게 식어있었다.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무언가를 확인한 듯 재빨리 사라졌다. 나는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또 혼자가 됐다. 가끔 이런 일이 반복됐고 조금씩 깨달았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정도의 차이일 뿐 먼저 이별을 고한 쪽일지라도 괴롭긴 하다. 그러니까 A는 그 고통을 조금씩 덜어내기 위해 나를 이용했던 거였다. 그렇게, 우리는 이별했다.P.S 사실은 A가 나다. 입장 바꿔 쓰고 보니 나 정말 나빴구나…. 이하나, 34세, 조각가내가 했던 진상짓. 1. 받을 때까지, 내가 지칠 때까지 전화하기. 최소 열 번 이상. 근데 안 받더라. 2. 전화 후에 즉시 메시지 보내기. 포인트는 “나 00이야. 왜 전화 안 받니?” “보고 싶어.” “우리 사이가 이것밖에 안 됐니?” 등등을 여러 번에 나눠서 보내는 것. 울림이 여러 번 가는 게 포인트. 3. 발신자 번호 표시금지는 기본, 혼자 야근할 때 몰래 회사 전화로 전화해보기. 그가 받으면 목소리만 듣고 끊는다. 4. 엄마 전화로 그 사람의 번호를 입력해서 카톡 상태메시지 확인해보기. 내 것으로는 하도 지웠다 저장했다를 반복해서 그런지 더 이상 그의 프로필이 뜨지 않더라. 혹시 차단했니?그 사람이 했던 진상짓. 1. 없다. 좀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김정현, 31세, 에디터지금이 IT 시대라는 걸 그녀를 통해 실감했다. 전화(휴대폰-집전화-발신자 번호 표시 금지)를 막았더니 메시지와 카카오톡 공격이 시작됐고 그후로도 페이스북 메시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 텔레그램, 트위터 메시지…. 무엇을 차단해도 언제나 다른 길이 있었다. 전태진, 33세, 건축가차 안에서 이별을 고했더니 진짜로 헤어지면 이 차를 바로 받아버리거나 물에 뛰어 들겠다고 진지하게 협박했다. 그는 정말 시속 150km으로 달렸고 난 겁나서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한 시간 내로 내가 전화 안 하면 경찰에 신고해.” 차에서 뛰어내려볼까 몇 번 시도했지만 실패, 겨우겨우 설득해 내릴 수 있었다. 다리가 다 후들후들. 안지선, 32세, 수학자어찌어찌 내가 결혼한다는 얘기를 들었는지, 마지막으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의미심장한 표정과 아픈 안색으로 나타난 그녀가 테이블에 손목을 턱 올려놓았을 때,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칭칭 동여맨 저 붕대는 뭐지? “네가 결혼한다고 해서 죽고 싶었어….” ‘섬뜩하다’라는 단어의 뜻을 처음 알았다. 그 모든 게 연기였다는 걸 알았을 땐 화가 치밀기보단 오히려 안도했다. 그녀와 결혼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한성민, 36세, 작곡가어느 날 그녀가 회사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있더라. 뭐지? 아르바이트 하나? 동료에게 전해 받은 그 종이 위엔 그녀와 나의 은밀한 사생활이 깨알같이 묘사돼 있었다. 세상엔 돌아이가 이렇게나 많다. 그걸 몰랐던 난 이직해야만 했다. 이흥수, 32세,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