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EST: 호텔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바자 피처 에디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호텔은? | 호텔,프랑스,그랜드 하얏트 서울,씨마크,앙티브

앙티브, 벨레스 리브스 호텔 이탈리아 북부 해안에서 모나코, 니스, 칸, 마르세유 일대로 내려오는 쪽빛 해안선 코트다쥐르는 언제나 최고의 여름날을 선사한다. 그 가운데 모네, 피카소 등 많은 화가들이 그림으로 남긴 해안가 마을 앙티브의 중세적이고 호젓한 분위기를 특히 사랑하고 그곳에 나의 페이버릿 호텔이 있다. 1925년에는 스콧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 젤다의 집이었던 아담한 호텔 벨레스 리브스(Belles Rives)에는 대담한 아르데코 양식과 파란색 스프라이트 어닝으로 대변되는 ‘광란의 1920년대’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비격식적인 우아함, 젠틀한 광란, 문학적인 시끌벅쩍함 가운데, 오션뷰 테라스에서 책을 읽고, 바다로 향하는 프라이빗 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긴 후 선셋을 바라보거나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프로방스식 정찬을 즐긴 사흘 여의 시간이 지금도 생시인가 싶다. 안동선(피처 디렉터)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언제라도 가고 싶고, 언제라도 갈 수 있는 호텔을 생각하면 언제나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떠오른다.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차라리 구식에 가까운 호텔이지만 먹고 잠 자고 쉬는 호텔의 원래의 기능에만 집중하는 단정하고 품위 있는 호텔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리노베이션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또한 하얏트의 객실 전망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서울의 전경이기도 하다. 딱 돈 내는 만큼 전망을 부여 받는 여타의 호텔과 달리, 높은 지대에 위치한 덕분에 제법 평등하게 좋은 뷰를 나눠 가진 이 곳에서는 어떤 방을 택하든 만족스러운 전망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다. 볕 좋은 오후에 슬슬 걸어 나가서 남산을 산책하기에도 좋고 밤에는 경리단길의 작은 술집으로 숨어 들어가기에도 좋다. 폭설 때문에 가파른 경리단길을 걸어 내려가지 못해서 호텔 안에 갇혔던 날에는 아이스링크에서 애들처럼 스케이트를 타기도 했다. 특별한 날이면 가고 싶어 지던 하얏트의 레스토랑 파리스 그릴이 작년 겨울 문을 닫을 때는 조금 야속하기까지 했다. 언제 가도 똑 같은 호텔이 서울에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김지선(피처 에디터) 강릉, 씨마크 호텔 작년 여름, 건축가 남자친구를 둔 덕에 강릉 씨마크 호텔로 짧은 휴가를 다녀왔다. 강릉 바다를 마주한 언덕에 우뚝 서 있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리차드 마이어가 설계한 그곳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년에도 또 오자!’고 약속하며 돌아왔다. (이번엔 네가 쏴라!) 뭐가 그렇게 좋았냐고 지금 카톡으로 물었더니 장문의 답이 왔다. 대충 요약하면 “리차드 마이어가 추구하는 극단의 깔끔하고 깨끗한 외형과 재료 디테일 처리 방법”인데 뭐, 그런가 보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대지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게끔 한 내-외부 공간의 연계” 라는 그의 말엔 1백프로 동감한다. 바다가 보이는 데크로 연결되는 로비, 인스타그램에서 ‘#씨마크’로 검색하면 빈번히 등장하는 인피니티 풀 ‘비치 온 더 클라우드’도 멋지지만 개인적으로는 ‘써멀 스위트’ 스파가 가장 좋았다. 거창한 이름의 목욕탕을(강아지한테 ‘엘리자베스 3세’ 같은 이름 지어주는 느낌 아닌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여긴 ‘프리미엄’이나 ‘엘레강스’ 같은 게 더 붙어도 될 거 같다. 실내탕과 노천탕, 사우나, 야외 데크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곳에선 정말 치유에 가까운 목욕을 경험할 수 있다. 나무에 둘러싸인 노천탕에 몸을 담그다 베드에 하염없이 늘어져있는 것. 책이나 음악도 필요 없이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좋다. 선선한 밤공기 속에서, 철썩철썩 파도소리를 들으며, 별을 바라보는 극도의 낭만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내내 의심스러운 점 하나가 있다. 작년 8월말, 그러니까 와 두 권의 마감을 막 시작하기 전이라 더 애틋했던 건 아닐지. 이제 내일 모레가 되면 밤샘 야근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권민지(피처 에디터) 제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호텔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은 제주에서의 24시간을 보낸 적 있다. ‘Less is More’를 표어 삼아 행동반경을 최소한으로 줄인 여행을 떠나봤다. 표선 해비치 해변이 파노라마 샷처럼 펼쳐지는 5017호 창가에 앉아 한참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호텔 1층으로 내려가자 지붕이 없는 작은 식당이 있었다. 프렌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밀리우’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제주 호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는 아니다. 유자 향을 더한 제주 고등어 초회, 그을린 향미가 은은한 제주산 돌광어, 제주 발효 식품인 쉰다리로 만든 소르베 등 2시간 넘게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야 하는 장대한 코스 요리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떠나기 전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 ‘스파 아라’를 탐방했다. 제주에서 내려오는 민간요법을 테라피로 풀어내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아픈 곳을 손으로 만져 고쳐주는 제주 할머니들의 기운이 담긴 테라피는 서울에서 가져온 온갖 스트레스를 꾹꾹 눌러 풀어주는 느낌이다. 다시금 도시로 회귀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김아름(피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