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읽어 주는 여자 Ep.01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힘쎈 여자 도봉순에게 바라는 것. | 도봉순

의 시작은 유망했다. 귀여움 연기로는 K-드라마 최강자인 박보영이 초인적인 힘을 가진 타이틀롤을 맡고, 차세대 로맨스 눈빛 장인이라고 일컬어지는 박형식이 에 이어 바로 합류함으로써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박보영은 늘 자그마한 체구에 어울리는 귀여운 연기를 해왔지만, 과 에서 진일보한 천연덕스러운 면을 보여주면서 ‘박블리’의 아성을 지켰다. 상대적으로 키가 큰 박형식, 지수와 같이 서면 폭발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예기치 않았던 여성 연쇄 살인 납치 사건과 힘쎈 여자 도봉순의 일상이 얽히면서 분식의 ‘단짠단짠’ 조합처럼 무거움과 코믹함이 적절히 섞였다.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화사함으로 가려졌고, 도봉순을 둘러싼 조연들의 연기도 유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물었던 여성 슈퍼히어로의 연대기라는 점도 의의가 있었다. 현재 중반을 넘어선 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봉순은 5화에서 “제 힘 쓰고 싶어졌어요“라고 말하며 위대한 힘에 따르는 위대한 책임을 각성한 듯 보였지만, 그 동안 제대로 힘을 쓴 것이라고는 자기에게 도전해오는 조폭들과 아웅다웅한 것과 안민혁(박형식 역)의 회사에서 자기를 괴롭히는 상사에게 갚아준 정도다. 44~55사이즈의 예쁜 여자만 납치한다는 설정의 연쇄 살인도 사회적 의식 없이 편리한 장치로만 이용되어 어설프게 이어 지면서 도봉순의 주변에서 겉돌고 있다. 가장 중요해 보이는 도봉순과 안민혁과의 관계도 진전한 듯싶으면서 갑자기 “남자 좋아하는 것 아니었어요?“라는 도봉순의 맥 빠진 대사로 같은 자리에 있고, 첫사랑 국두는 다가오는 듯하면서도 삼각관계에서 큰 의미를 잃었다. 초반에 살짝 불쾌하게 느껴졌던 동성애자 묘사는 후반부에 와서는 더욱 노골적인 스테레오타입을 희화화하면서 참기 힘들어졌다. 전작 에서도 후반부의 진행으로 지적 받았던 작가의 단점이 그대로 이어져서, 이제 여성 슈퍼히어로 스토리라는 말이 무색하다.하지만 지금까지 이 드라마가 쌓아온 것이 그렇게 허무하지만은 않다. 일단 습관적으로 끝까지 볼 수 있는 시청자들을 잡았고, 배우들의 힘으로 박보영과 박형식 사이의 설렘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두 주인공 사이의 풋풋한 감정은 로맨틱 코미디의 최고 강점 아닌가? 남은 회차에 더 바라는 게 있다면, 도봉순이 ‘힘세지만 깜찍한 여자’로 귀여움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를 넘어서는 ‘힘이 센 인간'으로서 개성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기 삶에서, 이 세계에서 적절한 자리를 찾으면서.https://www.youtube.com/watch?v=F9SAJ8usIn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