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카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잘록하고 풍만한 여성의 신체를 강조한 카키 컬러 아이템이 올봄 밀리터리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 밀리터리,카키,카무플라주

2017년에도 포털사이트에 ‘남자들이 싫어하는 여자 패션’을 검색하면 ‘카무플라주 패턴’, ‘밀리터리 패션’이 여전히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걸 보면서 고정관념이라는 게 얼 마나 떨치기 힘든 것인가를 새삼 깨닫는다. 하지만 일반적인 한국 남자들이 ‘여자친구가 제발 입지 않았으면’ 하는 카무플라주 패턴과 밀리터리 점퍼, 장교 코트는 아쉽게도 패션계에서 매 시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트렌드다.단 기존의 밀리터리 트렌드가 캐주얼한 밀리터리 점퍼나 카무플라주 패턴 아이템처럼 ‘전투복’의 뉘앙스 를 지녔거나 격식을 갖춘 제복에 가까웠다면 올봄 등장한 밀리터리 트렌드의 중심에는 군복 출신 성분을 잊을 만큼 우아해진 카키 컬러의 의상이 존재한다.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고 소매나 스커트 헴라인에 볼륨을 더한 이번 시즌의 카키 컬러 아이템들은 1940년대에 유행했던 밀리터리 룩과 밀리터리 룩의 유행을 종식 시킨 뉴룩의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스텔라 매카트니는 파리 디자이너 중 밀리터리 테마를 즐겨 사용하는 디자이너 중 하나다. 이번 시즌 역시 밀리터리 룩에서 모티프를 얻은 카키 컬러 의상을 선보였는데, 여느 때처럼 여성스러면서도 실용적으로 보였다. 개인적으로 꼽는 베스트 룩은 허리를 조이고 어깨를 부풀린 볼륨감 있는 실루엣의 원피스였는데, 우아한 아워글라스 실루엣에 밀리터리 점퍼에 흔히 사용되는 면 소재와 카키 컬러를 믹스해 한층 모던해 보였다.또한 실험적인 카무플라주 패턴, 카키 컬러,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웨어러블하게 조합 한 의상들로 진일보했다는 평을 들은 겐조의 컬렉션에서도 다채로운 밀리터리 룩이 쏟아졌다. 현대적이면서도 드레시하게 완성된 드레스와 팬츠 룩은 T.P.O가 다른 낮과 밤의 일과를 소화해야 할 워킹우먼을 위한 완벽한 유니폼같이 느껴졌을 정도다.과거의 아카이브와 현대적인 것을 조율하는 데 탁월한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은 로에베 컬렉션에 가죽을 패치워크한 트렌치코트와 밀리터리 무드의 원피스를 소개한 데에 이어 J.W 앤더슨 컬렉션에서도 밀리터리 룩에서 파생된 의상을 선보였다. 컬렉션은 빅토리아 시대 이전 시대를 바탕으로 완성됐는데, 앤더슨이 지금껏 디자인해온 컬렉션 중 가장 파워풀하고 웨어러블하게 느껴졌다. 헨리 8세에게서 영감을 얻은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과 앤더슨의 현대적인 해석이 어우러져 카키 컬러의 밀리터리 점퍼와 원피스에도 모던하게 적용되었다.한편 뉴욕 베이스 디자이너들은 카고 팬츠를 입는 새로운 방식에 집중했다. 군용 벨트를 맨 와이드한 카고 팬츠에 크롭트 블라우스를 매치한 티비와 속옷을 연상시키는 브라톱에 허리선이 높은 박시한 카고 팬츠를 매치한 알렉산더 왕이 대표적인데, 하의와 상의의 언밸런스한 매치와 허리가 살짝 드러나는 스타일로 카고 팬츠도 얼마든지 여성스럽고 드레시하게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여성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회복시킨 크리스찬 디올의 여성성(Femininity)을 계승하면서 여성의 기본적인 인권을 의미하는 ‘여성주의(Feminism)’도 놓치지 않았다.버버리, 구찌, 베트멍을 비롯 한 여러 브랜드들이 남성과 여성의 통합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고, 디자이너들이 성별을 구분 짓는 사회의 잣대와 편견에 반하는 메시지를 각종 슬로건으로 옮기고 있는 2017년, 이상적인 패션 인류가 지녀야 할 필수 항목은 성별과 편견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태도임을 기억하며 ‘여성성’과 ‘여성주의’를 두루 충족시키는 우아한 밀리터리 룩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Editor's Pick여성스러운 실루엣과 디테일이 가미된 밀리터리 아이템을 선택할 것.